의사 선택 로또 아니다-최병호 보사연 연구위원[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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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선택 로또 아니다-최병호 보사연 연구위원[인터뷰]
  • 최관식
  • 승인 2004.09.2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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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진료비 폐지 위해선 보건의료체계 전면 손질 불가피
선택진료비를 폐지하기 위해서는 보건의료시스템의 전면적인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현재도 대다수 병원들이 정상적인 진료수입으로는 병원을 운영하기 힘들어 영안실과 주차장 등 의료외 수입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선택진료비마저 없어질 경우 환자진료를 위한 최소한의 유지를 위해서는 수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최병호 연구위원은 최근 제기되고 있는 선택진료비 폐지 논란과 관련해 강한 우려와 함께 충분한 대처방안 마련 없이 여론에 떠밀려 일방적으로 시행될 경우 발생할 파장에 대해 경고했다.
최병호 연구위원은 "선택진료비를 폐지할 경우 현재 강제지정이 원칙인 요양기관계약제의 근간이 흔들려 건강보험체계마저 유지해 나가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적정 수익을 보장해주지 않는 정부 정책에 병원들이 반발해 요양기관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독자노선을 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최 연구위원은 경고했다.
또한 환자의 입장에서 볼 때도 선택진료비를 폐지할 경우 진료명세의 투명성은 확보될 지 몰라도 사실상 의사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당하는 것이어서 향후 이를 둘러싸고 크게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의사의 선택은 마치 "로또"복권처럼 운에 맡겨야 하며, 자신이 원하는 의사에게 진료를 받기 위해 각종 민원이 폭주할 것으로 보인다고 최 연구위원은 쓴웃음을 지었다.
만약 선택진료비를 폐지하고 의사선택권만 부여할 경우 특정의사에게 환자가 폭주해 오히려 보건의료체계에 심각한 위협을 가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최병호 연구위원은 "현행 보건의료시스템은 하루 이틀에 마련된 것도 아니며, 마찬가지로 수정·보완하는 일도 그리 간단치 않다"며 "옳고 그른 것을 떠나 수십년 간 유지돼 온 정책을 바꾸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행 방안과 공백을 메울 대안이 함께 준비돼 있어야 시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결국 현재와 같이 환자들이 의사를 아무 제한 없이 만날 수 있는 시스템에서는 선택진료비를 폐지할 경우 현행 의료체계를 대폭 수정해야 가능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따라서 선택진료비 폐지는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닌 만큼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 접근하고 향후 미칠 파장에 대해 충분한 대안을 마련해 줄 것을 정책 당국자들에게 거듭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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