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대로나 주요 도로가 봉쇄돼 차량 진입이 불가능해지는 바람에 주변지역에서는 교통체증이 유발되기도 했고, 로마, 아테네 등 일부 도시들은 사정상 캠페인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많은 도시들이 차 없는 하루를 보냈다.
지난 1998년 프랑스에서 시작, 올해로 7년째인 이날 캠페인에는 일본과 라틴아메리카 일부 도시도 합류했다. 대부분이 유럽도시인 캠페인 참여 도시들은 불필요한 차량의 도심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블록을 설치했다.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는 도심을 둘러싼 대로 지역을 4시간 동안 봉쇄해 시민들이 평소 혼잡한 "링 스트리트"에서 걷거나 자전거를 타며 오염 없는 하루를 보냈다. 링 스트리트는 평소 승용차와 트럭, 버스, 트램, 마차 등으로 체증이 발생하는대로다.
녹색당에서 교통문제를 담당하는 가브릴라 모세르는 ""유럽 차없는날" 행사를 계기로 오스트리아의 교통정책은 재편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도심봉쇄로 "오스트리아 연방 경제회의소"는 사업상의 제품 이동이 지연되고 주변 도로에선 체증이 발생한다며 불평을 터뜨리기도 했다.
경제회의소의 하인즈 하벨카는 "환경부는 인위적인 교통체증을 유발해 소음과 오염을 증가시키기보다는 교통흐름을 유지하는데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캠페인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출했다.
180만여명이 거주하는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시 당국은 버스노선 2개만 놔두고 나머지 대로들은 차단, 시민들이 자전거나 도보를 이용하도록 했다.
코펜하겐시 교통담당 관계자는 "도심이 얼마나 조용한지 들어보라. 우리는 평소 차량들로 꽉 차는 도로에서 어린이 1천700여명이 놀면서 교통 문제를 배울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 당국은 이날 1유로(약 1천400원)짜리 종일 승차원을 발매, 시민들이 버스나 트램, 통근 열차, 전철 등 대중교통 수단을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평상시 승차권은 5.4유로다.
도심 대로나 주요 거리들을 봉쇄됨에 따라 주변 지역에선 아침 출근시간대에 체증이 빚어졌다. 이에 일부 운전자들은 호각을 불거나 거친 몸짓을 보이면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유럽 도시들은 캠페인에 동참치 않은 채 도로를 개방해 놓았다. 로마를 비롯해 이탈리아 도시들에서는 평소와 다름없이 교통상황이 나빴으며 주민들은 이날이 "차없는 날"일인 줄도 모르고 있었다.
차를 몰아 로마에 있는 회사에 통근하는 마르셀로 라모니(26)는 "일년에 한 번행사하는 것으로는 현재의 교통상황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행사를 한다 해도) 나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1991년 옛 소비에트연방으로부터 독립한 라트비아는 이날 캠페인에 동참하지 않고 대신 오는 26일 "차없는 날" 행사를 벌이기로 했다. 라트비아 수도 당국은 런던처럼 도심에 진입하는 운전자들을 위한 톨게이트를 설치할 것으로 고려하고 있다.
그리스 아테네는 현재 열리고 있는 장애인올림픽 때문에 "차없는 날" 행사에 불참했다. 이전에 여러번 행사에 동참한 아테네 당국은 이날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할 지에 대한 판단을 시민들에게 맡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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