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간 수명은 후진국
상태바
美 인간 수명은 후진국
  • 윤종원
  • 승인 2004.09.21 0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년 전 세계 최고였던 미국인의 평균 수명이 최근 빈부 격차가 급격히 확대되며 후진국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이 19일 보도했다.

튀긴 음식과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를 자주 먹는 가난하고 뚱뚱한 서민층이 미국 인의 평균 수명을 끌어내려 여성 평균 수명은 세계 19위, 남성 수명은 브루나이와 같은 28위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

미국인의 평균 수명이 이처럼 급격히 낮아진 이유는 사회에 만연한 비만과 빈부 계층간 의료 수준 격차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 예로 가난에 찌들린 위싱턴 빈민가에서 태어난 남자는 근처 부유층 지역에서 사는 여성보다 평균 수명이 40년이나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미네소타 대학의 로런스 자콥스와 로드아일랜드주(州) 브라운 대학의 제임스 머론 교수는 `아메리칸 프로스펙트(American Prospect)" 잡지와 회견에서 "이번 연구는 미국 사회의 놀라운 불균형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에서 가장 잘 먹고 오래 살던 미국이 이제 부유한 엘리트와 가난하고 병약한 다수 저소득층으로 양분된 사회로 전락했다는 충격적 사실을 폭로한 것들 가운데 하나이다.

최근 보스턴 대학이 발표한 연구 결과 프랑스와 일본, 스위스 노인들은 미국 노인들보다 몇 년을 더 살며, 미국인 평균 수명은 멕시코와 동유럽 국가들에 조금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세계 최고 부국인 미국이 가장 많은 보건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점에 비춰 충격적이다. 미국의 전체 예산에서 보건 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13%로, 스위스의 10%, 영국의 7% 등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상위계층 10%가 하위층 10%에 비해 평균 17배나 많은 월급을 받는 등 극심한 빈부 격차가 미국인들의 평균 수명을 저하시키고 있는 주요인으로 지적됐다.

자콥스와 머론 교수는 "정기 건강검진과 예방 접종 등 인간 수명을 연장하고 복지를 향상시키는 의료서비스들이 계층 간에 심한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면서 "부자들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지만 저소득자들은 그냥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