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캣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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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캣우먼"
  • 윤종원
  • 승인 2004.09.21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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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그것도 여자가 고양이와 한 몸이 됐다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우선 식욕이 생선이나 참치 쪽에 "심하게" 집중될 것이다. 벽타기나 고공 점프 후 안전한 착지 정도가 특기 목록에 올라가고 할퀴는 솜씨도 한층 좋아지는 것도 당연하다. "도둑고양이"처럼 도벽이 생길지도 모르는 일. 무엇보다 장점이라고 할만한것 중 가장 큰 것은 아마 고양이의 야성 덕에 업그레이드되는 섹시미(美)일 듯하다.

24일 개봉하는 "캣우먼"(Cat Woman)은 영화 "배트맨"의 한 캐릭터였던 캣우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이미 만화나 영화에서 캣 우먼을 봤던 사람들은 쉽게 짐작할 수 있겠지만 영화가 전면에 내세우는 매력은 캣우먼의 섹시한 몸매에 있다. 배트맨과 달리 캣우먼의 트레이드마크는 가면이 아니다. 이보다 캣우먼이 내세우는 것은 가슴이 깊게 파인 가죽 옷과 채찍 그리고 고양이와 비슷하게 엉덩이를 흔드는 걸음걸이 쪽. 흑인 섹시스타 할 베리를 주인공으로 내 세운 이 영화는 그런 면에서 일단 남성 관객들의 기대를 100% 조금 넘게 충족시켜주고 있다.

화가의 꿈을 포기하고 화장품 회사의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페이션스(할 베리)는 소심하고 소극적인 성격 탓에 다른 사람들에게 매번 당하며 살고 있다.

그녀가 다니고 있는 회사의 보스는 "젊음의 유지"에만 모든 가치를 집중하고 있는 조지(램버트 윌슨). 한때 유명 모델이었던 그의 아내 로렐(샤론 스톤)은 이 회사의 모델로 수년째 활동하고 있다.

어느날 페이션스는 회사의 신제품인 노화방지 화장품에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를 알게 된 회사 측이 그녀를 가만히 놔둘 리는 없는 것. 페이션스는 암살당하지만 고양이들의 신비로운 힘에 의해 "캣 우먼"으로 다시 태어난다.

자신의 옷 중 가장 야한 가죽 옷을 꺼내 입고 자신을 죽인 사람들에게 복수를 꿈꾸는 페이션스. 하지만 선과 악 사이를 넘나드는 이중적인 성격이 드러나고 이전부터 로맨스가 싹트기 시작하던 경찰관 톰론(벤자민 브랫)과의 관계가 꼬이면서 혼란을 겪기 시작한다.

평범한 사람이 정반대의 슈퍼 히어로 혹은 슈퍼 히로인으로 탄생한다는 비슷한 종류의 법칙을 부각시키고 있고 여주인공의 매력을 무리없는 전개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영화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는 편. 하지만 화려한 액션을 기대하고 있거나 줄거리의 흡인력을 기대하는 관객들은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처음 액션 연기에 도전하는 할 베리에게 무리한 부탁일까, 아니면 애초에 영화가 보여주려 한 것은 액션이 아닌 것일까. 카메라와 편집으로 어색함을 감추려는 시도는 눈에 보이지만 둔한 몸짓이 눈에 거슬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샤론 스톤이 맡은 악역이 "베트맨"이나 "슈퍼맨" 등의 악당들에 비해 눈에 띄게 힘이 약해 보인다는 것도 갈수록 긴장이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다. "젊어지고 싶다"는 욕망만 가득할 뿐, 그리고 노화방지 화장품 때문에 피부에 감각이 없다는 이상한 장점을 가지고 있을 뿐, 캣 우먼의 초인적인 능력에 비하면 로렐은 무력해 보일 수밖에 없다.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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