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세균 DNA 추적해 병원감염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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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세균 DNA 추적해 병원감염 해결
  • 병원신문
  • 승인 2012.08.24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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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보건원 병원서 슈퍼박테리아로 6명 사망

지난해 미국의 한 병원에서 치료하기 어려운 치명적인 세균 감염으로 6명이 숨졌지만, 연구자들이 세균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해 사태를 해결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국립보건원(NIH) 의료센터 중환자실로 위독한 43세 여성 환자가 실려왔다. 이 환자는 거의 모든 항생제로도 치료할 수 없는 종류의 폐렴간균(Klebsiella pneumoniae)에 감염된 상태였다.

병원은 이 환자를 엄중하게 격리했지만, 박테리아가 곧 병원 안에서 퍼져 17명이 감염되고 이 가운데 6명이 사망했다.

의료진은 다른 환자들이 최초의 여성 환자로부터 감염된 것인지, 미국 최고 수준의 병원이 엄격한 통제를 했는데도 어떻게 병원감염이 확산했는지 알 수 없었다.

연구자들은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세균의 모든 게놈 지도를 그렸고 이 정보로 세균의 기원과 경로를 추적했다. 이 작업을 이끈 줄리 세그레는 "실시간으로 이런 연구를 한 것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이 방법은 병원들이 매년 미국에서 9만9천명이 사망하는 원인인 병원감염에 대처하는 방식을 혁명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NIH 의료센터의 전염병 전문가 테라 팔모어는 병원이 처음에는 박테리아를 억제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세균이 "슈퍼박테리아"라면서 세균이 환자의 혈류에 들어가면 거의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접촉을 최대한 하지 않는 방법을 썼다. 환자는 집중치료실 안의 독방에서 지냈고 이 병실을 드나드는 사람은 마스크와 장갑을 껴야 했다. 환자와 닿은 모든 장비는 소독했으며 청진기와 같이 소독할 수 없는 장비는 바로 버렸다.

이 환자는 24시간이 지나 일반 독방으로 옮겨졌다. 그는 치료할 때도 전용 장비만 썼으며 아무도 없을 때만 가운을 입고 장갑을 낀 채로 복도에 나올 수 있었다.

한 달이 지나 환자는 퇴원했고 세균에 전염된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으로 보여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몇 주 지났을 때 한 남성의 기도에서 세균이 발견됐다. 팔모어는 이 남성이 최초의 환자로부터 옮았을 수 있다고 걱정하면서도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곧이어 다른 환자들이 거의 일주일 간격으로 잇따라 감염되는 일이 생겼다.

이때 게놈 연구자인 세그레 박사는 첫 환자가 감염된 세균의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해 다른 감염 환자들의 세균 분석 결과와 비교하자고 제안했다.

과학자들은 이 방식으로 세균의 지문과도 같은 유전적 변화를 실시간으로 포착하고 이 정보로 감염 경로를 추적할 수 있었는데 결국 모든 폐렴간균이 첫 환자에게서 온 것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감염 경로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복잡했다. 환자들은 발병이 확인된 순서대로 감염된 것이 아니었으며 잠복기도 매우 길었다.

의사들은 세균이 어떻게 첫 환자로부터 다른 환자에게 갔는지를 초기에 밝히지 못했다.

의료진은 손을 꼼꼼하게 씻었고 세균 감염된 환자를 집중치료실에 격리했다. 의료진과 방문자들은 손을 씻고 가운과 장갑을 착용했으며 병원은 이를 감시하는 사람도 따로 뒀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나중에 세균 감염이 확인된 한 환자가 발병 전에 사용한 호흡기에서 세균을 발견했다. 호흡기 소독 작업이 실패한 것이다. 세균은 병실을 청소하고 나서도 싱크대 배수관에서 발견돼 병원 측은 관을 뜯어내야 했다.

병원은 결국 주기적으로 모든 환자의 직장에서 표본을 채취해 검사하는 방법을 통해 세균 발병을 통제했다. 사타구니와 기도에서 세균을 발견하지 못할 때도 이 방법으로 세균을 찾을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22일 저널 '사이언스 병진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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