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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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빌리지"
  • 윤종원
  • 승인 2004.09.17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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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스 센스"의 기막힌 반전에 무릎을 친 관객이 라면 24일 개봉할 "빌리지(Village)"가 기다려질 만하다.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싸인"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무대는 제목 그대로 1897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의 평범한 "마을[Village]" 커빙턴 우즈. 사방이 숲으로 둘러싸여 아늑한 느낌을 주고 있으며 마을 사람들은 모두 친척처럼 가깝게 지낸다.

그러나 숲 속에는 마을의 평화를 위협하는 존재가 도사리고 있다. 주민들은 숲속 괴물들의 정체를 알고 있지만 누구도 입에 올리지 않는다. 마치 입 밖에 내면 당장이라도 괴물이 달려들기라도 할 것처럼. 발을 들여놓을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공포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가운데 아슬아슬하게 유지돼오던 평화는 마침내 깨진다. 마을 청년 노아 퍼시(에이드리언 브로디)가 정신질환을 앓자 호기심과 의협심 강한 루시우스 헌트(호아킨 피닉스)가 원로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웃 마을에서 약을 구하기 위해 숲에 들어간 것이다.

원로들의 경고는 허튼 소리가 아니었다. 루시우스는 숲에서 공포의 실체와 맞닥 뜨린 뒤 겁을 먹고 돌아온다. 금단의 땅을 밟은 대가는 컸다. 집집마다 현관문에 피가 칠해져 있는가 하면 가죽이 벗겨진 여우의 사체들이 나뒹굴고 있다.

게다가 루시우스의 목숨을 위태롭게 만드는 범죄사건까지 발생한다. 아름다운 용모를 지닌 장님 아이비 워커(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는 루시우스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 아이비를 짝사랑해온 노아는 질투심에 사로잡혀 루시우스를 칼로 찌른다.

아이비는 아버지 에드워드 워커(윌리엄 허트)의 만류를 뿌리치고 약을 구하기 위해 숲을 가로질러 이웃 마을로 향한다.

19세기풍 가옥 세트와 울창한 숲은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윌리엄 허트와 시고니 위버, 호아킨 피닉스, 에이드리언 브로디 등의 캐스팅도 무게가 느껴진다.

아이비 역으로 장편 극영화에 데뷔한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는 론 하워드 감독의 딸.

나이트 샤말란은 집단적 공포가 가져다주는 평화의 허구성과 이를 뛰어넘는 사랑의 힘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듯하다. 대신에 공포 영화로서의 장점은 훼손됐다. 괴물들의 실체가 알려진 뒤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도 단점. 뒤통수를 치는 반전을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7월 30일 미국에서 개봉돼 첫 주말 흥행수익 5천만 달러를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상영시간 106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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