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와 유인원의 분기점은 `긴 아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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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와 유인원의 분기점은 `긴 아동기"
  • 윤종원
  • 승인 2004.09.17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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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생 인류와 유인원이 진화의 계통상 갈라지게 된데는 인류가 긴 "아동기"(兒童期, Childhood)를 갖게 된 것이 결정적 계기라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16일 보도했다.

저널은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 연구팀이 고생 인류인 호모 에렉투스와 네안데르탈인 등의 두개골 화석을 단층 촬영을 통해 분석한 결과 태어날 때의 뇌가 성인에 비해 상당히 작고 성인만큼 뇌가 성숙해지기까지의 아동기가 길다는 것이 인류와 유인원의 결정적인 차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아동기가 유인원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현상이며 인류가 이와 같은 시기를 갖게 된 것도 50만년이 채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동기를 갖기 이전의 고생 인류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나 호모 에렉투스 등은 외모는 현생 인류와 비슷할 지 몰라도 지금의 원숭이류와 마찬가지로 태어날 때 이미 성인과 비슷한 크기의 뇌를 갖고 있었다는 점에서 현생 인류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연구팀은 부연했다.

현재의 인류는 성인의 25% 크기에 불과한 작은 뇌를 갖고 태어나며 생후 만 1년이 지나도 뇌의 크기는 성인의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 이처럼 작은 뇌는 부모의 보살핌없이 혼자 생활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한편으로 아기는 뇌가 점점 성장하면서 언어와 지능이 발달하게 되고 사회생활을 배우게 되며 인류는 부모 자식간 유대와 부부간 협력 등 어린아이를 돌보기 위한 사회제도를 발달시켜 왔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180만년전에 생존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호모 에렉투스 두개골 화석의 단층촬영을 통해 연구팀은 이 두개골의 주인공이 사망 당시 생후 12개월이었지만 뇌의 크기는 이미 성인의 72-84%에 이르렀던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분석대로라면 호모 에렉투스는 태어나면서 곧 성인에 버금가는 크기의 뇌를 갖고 있었으며 이는 호모 에렉투스에게는 아동기가 없었음을 의미한다. 막스 플랑크 연구소 연구팀은 이것이야말로 호모 에렉투스가 현생 인류와 같은 지적 능력과 기술을 갖지 못했던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인간이 높은 지능을 확보하기 위해 두뇌와 머리가 커야 하지만 좁은 산도를 통과하기 위해 태어날 때의 뇌는 작아지도록 진화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출산 당시 뇌가 `백지 상태"인 것이 주변 인물 및 세계와의 접촉에 대한 반응으로 언어 등을 배워가는 데 도움이 됐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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