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및 고수, 안 가리는 스키장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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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및 고수, 안 가리는 스키장 부상
  • 박현 기자
  • 승인 2011.11.07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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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은 짧고 부상 후유증은 길다

스릴은 짧고 부상은 길다…겨울 스포츠의 꽃, 스키의 계절이 돌아왔다. 찬바람을 가르면서 설원을 내달리는 쾌감은 한겨울 추위도 이겨내게 한다. 하지만 날로 높아지는 인기만큼이나 스키장에서의 안전사고도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특히 스노보드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스키어와 스노보더들이 거의 1대1의 비율을 보이고 있는데, 이들은 많이 발생하는 부상이 달라 주의가 필요하다.

1년을 기다려 온 스키의 계절, 부상 없이 알차게 즐기고 싶다면 스키나 보드의 바른 자세를 정확하게 익히고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기억하도록 하자.

스키, 무릎부상 조심해야

스키장 부상 대부분은 낙상이나 충돌로 발생한다. 특히 관절 부상이 많다. 낮은 기온으로 관절 및 관절 주변 근육과 인대가 경직돼 부상이 빈발한 것. 경직된 관절이나 근육, 인대는 유연성이 떨어져 같은 충격에도 더 큰 손상을 받거나 놀라게 된다.

스키 부상은 주로 무릎, 머리, 손과 손가락, 어깨 순으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릎 앞 전방십대인대 손상은 가장 흔히 발생하는 부상이다. 실력에 관계없이 누구나 당할 수 있다. 전방십자인대에 부상을 입으면 일상생활이 어려울뿐더러 심할 경우 퇴행성관절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이는 대개 넘어지는 자세가 불안정해 일어난다. 스키를 타다가 넘어지게 됐을 때 넘어지지 않으려고 하체에 힘을 주며 버티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하체는 스키에 고정된 채 상체가 앞으로 쏠려 넘어지게 되는데, 이때 힘이 들어간 무릎이 바닥에 부딪히면서 무릎 인대가 쉽게 끊어지게 되는 것이다.

관절에 부상을 입었을 경우 섣불리 부상 부위를 건드리거나 함부로 비틀었다가는 부상이 심해지거나 연부조직, 뼈, 인대, 근육 등 주요 조직마저 손상이 크게 발생되어 큰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또한 외관상 뚜렷하지 않은 관절 부위의 부종이나 동통이 있는 경우에도 스키 타는 것을 중지해야 더 큰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엄지손가락 부상도 주의해야 한다. 넘어지는 순간 스키폴의 끈(Strap)이 엄지손가락에 휘말리면서 많이 발생한다. 단순히 손가락이 삐었다고 여기고 지나쳐서는 안 된다. 인대 손상이 심한 경우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스키 부상을 최소화하려면 팔을 뻗고 옆으로 넘어지는 연습이 필요하다. 팔을 뻗으면 다리가 자연히 모아지게 돼 전방 십자인대 부상 위험이 줄어든다. 또 엄지손가락 부상을 막기 위해서는 손이 슬로프에 닿기 전에 폴을 버려야 한다.

유비스병원 관절센터 김주평 과장은 "부상 시 골절이 의심될 땐 함부로 움직이지 말고 부목으로 고정해 의료진을 찾아야 하며, 별다른 통증이나 증상이 없더라도 골절이나 파열의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스노보드, 손목부상 잦아

최근 몇 년 사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스노보더들이 급증하고 있다. 인기가 많아지는 만큼 스노보드로 인한 관절 부상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스노보드의 가장 흔한 부상 부위는 바로 손목이다. 이어 어깨관절 탈구, 팔 골절이 뒤를 잇고 있다.

손목부상이 많은 이유는 스키처럼 체중을 받쳐주는 폴대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방향을 잡고 타다가 넘어질 때 손이나 팔 부위가 바닥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또한 양쪽 발을 보드바닥에 붙이고 왼쪽 다리를 내밀고 타는 보드의 특성 때문에 왼쪽 다리 부상이 오른쪽보다 두 배 정도 많다.

척추손상도 주의해야 한다. 스릴을 즐기려다 허리 디스크(추간판 탈출증)나 척추 골절 등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 있다. 평소 디스크 증상이 없는데 뒤로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은 후 심한 허리 통증이 나타나고 엉덩이 쪽으로 통증이 점점 내려온다면 허리 디스크를 의심해봐야 한다. 허리에 심한 충격이 가해지면서 섬유륜이 손상돼 디스크가 터져 나올 수 있다.

또한 보드는 옆으로 넘어지는 스키와 달리 수직 방향으로 넘어지기 때문에 엉덩이 뼈와 허리에 금이 가거나 부러지는 등 척추 골절도 흔히 발생한다. 넘어질 때 충격이 그대로 엉덩이와 척추에 전해져서다. 심하면 하반신 마비까지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보드를 타다 넘어졌다면 다른 스키어와의 충돌에 의한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주변을 잘 살핀다. 부상 방지를 위해 헬멧이나 손목패드, 무릎패드 등 여러 보호 장비를 구비하는 게 좋다. 아울러 타다가 피로감이 느껴질 때에는 본전을 따지지 말고 중단하도록 한다.

치아손상도 주의해야

스키장 부상 중 의외로 많은 것이 치아 손상이다. 빠른 스피드로 달리다 넘어지거나 추위에 감각이 둔해진 상태에서 보드나 스키 장비에 부딪혀 치아에 금이 가거나 깨지고, 빠지기도 하는 것이다. 심한 경우 잇몸 뼈나 턱뼈가 부러지기도 한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치아부상은 위 앞니가 빠지는 것이다. 이 경우 빠진 치아를 생리식염수나 우유에 담아 1시간 내 치과에 내원하면 치아를 살릴 수도 있다. 치아가 빠진 후 치과에 도착 하는 시간이 빠르면 빠를수록 치아의 생존율은 높아진다.

생리식염수가 없다면 빠진 치아를 혀 밑에 넣거나 젖은 수건에 치아를 감싸 습기를 유지해주면 된다. 빠진 치아에 흙이나 이물질이 묻었다고 해서 손으로 털어내선 안 된다. 치아에 미세하게 붙어 있는 잇몸조직이나 치아뿌리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치아부상을 입어도 바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겉으로 멀쩡해 보이더라도 치아에 미세한 금이 가는 균열치가 생길 수 있다. 금이 간 치아를 방치하면 차츰 균열이 진행 돼 치아 내부 신경과 혈관이 분포해 있는 치수에 염증이 생기는 치수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입 주변에 접촉사고가 생긴 후 음식을 씹거나 찬 물에 시린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치과를 찾아 검진을 받도록 한다. 또한 외부충격으로 혈관이나 신경이 손상되면 치아 색이 검게 변하기도 하는데 염증이나 손상된 신경조직을 제거해 치아를 되살려야 한다. 스키장에서의 치아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마우스 가드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스키 및 스노보드, 이렇게 즐기면 안전하다

통계적으로 살펴보면 스노보드의 경우 200번 탈 경우 한 번은 부상을 입을 정도로 부상 빈도가 잦다. 스키부상은 하루 1000명당 2∼5명꼴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스키장에서 부상 없이 안전하게 즐길 수 있을까?

첫째, 활강을 즐기기 전 15~30분 정도 스트레칭을 해 관절을 부드럽게 풀어준다. 스키는 대퇴부에서 복부까지 다양한 근육을 사용한다. 그만큼 체력소모도 심하지만 스트레칭을 하면 다음날이 한층 거뜬해진다. 스트레칭은 몸에 땀이 날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둘째, 평소 틈틈이 체력관리를 해둔다. 대부분의 스키어들은 겨울철에만 갑자기 몰아서 스키를 탄다. 그러다보니 쉽게 심폐기능에 무리가 오고 관절도 상하기 쉽다.

셋째, 욕심을 버린다. 자기 실력보다 난이도 높은 슬로프에 도전하는 것은 부상을 부른다. 뿐만 아니라 충돌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까지 피해가 갈 수도 있다.

넷째, 장비 점검을 철저히 안전장비를 챙긴다. 내 몸에 맞지 않는 장비는 자칫 더 큰 부상을 부를 수 있다. 때문에 스키부츠가 자기 발에 딱 맞는지, 바인딩은 제대로 작동하는지, 스키 플레이트와 폴은 망가지지 않았는지 사전에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부상 방지를 위해 헬멧, 손목패드, 무릎패드, 마우스가드 등의 보호장비를 구비하도록 한다.

다섯째, 피로가 심해지면 휴식을 취한다. 스키부상은 3시간쯤 타고난 후와 오후 3시쯤 발생빈도가 가장 높다. 피로가 가장 심해지는 시간이며 한낮 기온상승과 햇빛으로 인해 눈이 서서히 녹으면서 스키의 회전력이 감소하는데다 땀을 많이 흘려 체력이 떨어져 위험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도움말=김주평 유비스병원 관절센터 과장/www.uvishospital.co.kr)ㆍ정종우 유비스병원 척추센터 과장/www.uvishospital.co.kr)ㆍ김기환 유비스병원 치과센터 과장/www.uvishospit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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