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 아이들, 죽음 알려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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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암 아이들, 죽음 알려야 하나?
  • 윤종원
  • 승인 2004.09.17 0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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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암으로 죽음을 앞둔 아이에게 부모가 죽음을 알리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알려서는 안될까?

스웨덴에서는 말기암 아이에게 임박한 죽음을 알려준 부모는 나중에 한 명도 이를 후회하지 않은 반면 알리지 않은 부모는 4명 중 한 명이 뒤늦게 후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미국의 헬스데이 뉴스 인터넷판이 15일 보도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간호학 박사과정에 있는 울리카 크라이크베리스는 미국의 의학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아이를 암으로 잃은 부모 4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들 중 아이가 죽기 전 죽게 된다는 사실을 알린 부모는 34%에 불과했지만 나중에 모두 알리기를 잘했다고 대답했다. 죽음을 알리지 않은 부모 중 나중에 이를 후회한 경우는 27%로 나타났다.

종교를 가진 부모가 그렇지 않은 부모보다 죽음을 알릴 가능성이 2배 높았으나 알리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이 스스로가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의 여부였다.

아이가 죽을 병에 걸린 사실을 알고 있을 경우 그 부모가 아이에게 죽음을 알릴 가능성은 4배 높게 나타났다. 또 아이가 죽음을 알고 있음을 눈치챘지만 죽음을 알리지 않은 부모는 나중에 이를 후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부모 중에는 아버지보다는 어머니가 아이에게 죽음을 알리지 않은 것을 후회한 경우가 많았다.

미국 터프츠-뉴 잉글랜드 메디컬 센터 아동병원 소아종양과장 로런스 울프 박사는 이 연구보고서의 특징은 이럴 경우 어떻게 하는 게 옳으냐를 얘기하지 않고 가정의 얘기를 그대로 전달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가정마다 각각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어떤 것이 옳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울프 박사는 그러나 죽어가는 아이와 그 부모를 옆에서 지켜본 자신의 경험으로는 아이에게 죽음을 알리는 것이 상당히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고 밝혔다.

죽음이라는 금기의 주제가 사라지면 아이와 부모가 좀 더 자연스러워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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