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장마, 노인들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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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장마, 노인들 노린다
  • 박현 기자
  • 승인 2011.06.27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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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럼 '가벼운 엉덩방아'도 치명적인 골절사고로 이어져
가려움 피부면역 약한 노인, 습기가 만드는 피부병 조심을

           장마철 이미지
올해 장마는 예년보다 열흘 정도 빨리 찾아왔다. 이러한 장마철과 함께 지긋지긋한 질환들도 어김없이 찾아온다. 특히 어르신들은 장마로 인한 질환들에 취약해 주의가 필요하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규칙적인 생활과 개인위생, 주변의 관심이 더욱 중요한 시기다. 노인들을 노리는 3대 불청객인 미끄럼, 우울함, 가려움 등을 알아보고 일상생활의 주의점을 짚어본다.

미끄럼 '가벼운 엉덩방아'도 치명적인 골절사고로 이어져

여름철 골절사고는 빗길로 인한 미끄러짐이 주요 원인이다. 빗물이 묻은 계단에서 사고가 잦다. 장마철 노인 골절사고는 실외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낙상사고의 70% 정도가 집안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여름철의 잦은 목욕으로 인해 욕실 미끄러짐 사고도 한 원인으로 보인다.

노인들에게 흔히 생기는 낙상으로 인한 골절사고 1순위는 고관절(엉덩이 뼈) 골절이다. 고관절 골절이란 허벅지와 골반부위를 잇는 부위의 골절을 말하는데 60대 이후 골조직의 급격한 약화로 교통사고나 추락 등의 외력이 아니라도 길에서 미끄러지거나 침대에서 떨어지는 정도의 가벼운 외상으로도 쉽게 발생한다.

그 중에서도 노인여성의 경우 운동신경이 둔하고 골다공증 유병률이 높아 고관절 골절이 남성보다 2~3배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런 노인들의 낙상은 사망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노인들의 고관절 골절은 합병증으로 1년 내 사망할 확률이 20% 정도나 될 정도로 치명적이다. 고관절은 어느 정도 손상을 받더라도 다리뼈나 팔처럼 통증이 심하지 않고 붓기가 적어 처음에는 이상 여부를 잘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엉덩방아를 찧거나 넘어진 노인들 중에는 고관절이 부러지거나 금이 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고관절 골절은 저절로 붙는 법이 없으므로 대부분 부러진 뼈를 고정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부평힘찬병원 김상훈 병원장은 “노인 골절 특히, 엉덩이 골절로 인해 움직이지 못하면 폐렴, 폐색전증 등의 합병증이 생겨 치명적일 수 있다. 때문에 엉덩이 골절이 의심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며 “또한 비 오는 날 외출 시에는 미끄럼 방지용 신발을 착용하거나 젖은 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항상 난간을 잡고 천천히 걷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려움 피부면역 약한 노인, 습기가 만드는 피부병 조심!

장마철에 가장 수난을 겪는 신체부위가 피부다. 고온 다습한 기후는 곰팡이나 세균이 잘 자라는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피부질환은 발가락에 생기는 무좀과 사타구니의 완선 등 곰팡이 질환이다. 특히 노인들은 피지선이나 피부면역체계 등의 기능이 약해 환경변화에 민감해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장마철에는 진균성 감염 환자수가 다른 기간 보다 3~5배 정도 증가하는데, 진균은 무좀의 원인이다. 무좀은 이차적인 세균감염을 유발하는 경우가 흔하다. 노인들은 손발톱 무좀이 생기면 나이가 들어 자연히 생기는 것으로 오해하고 치료에 소극적인데 발에 세균감염의 증상(통증, 붉어짐, 열감 등)이 있는 경우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사타구니가 심하게 가려운 경우에는 '완선'이라는 진균성 질환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발에 무좀이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사타구니에 곰팡이를 옮기는 것이 원인이 될 수 있어 무좀까지 함께 치료해야 한다. 특히 당뇨병을 앓고 있는 노인이라면 완선에 걸릴 경우 잘 낫지 않으므로 특별히 주의가 필요하다.

진균성 피부염 예방을 위해서는 장마철 몸을 깨끗이 하고, 습기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를 항상 마른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발가락 양말을 신거나, 신발을 여러 켤레 번갈아 가면 신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장마철에는 상처에 세균이 침투해 생기는 농가진, 털이 있는 부위에 세균이 활성화되어 염증을 일으키는 모낭염, 남성 피부가 맞닿는 부위에 생기는 간찰진 등 다양한 피부질환이 생길 수 있어 피부에 가렵고, 붓는 증상 등이 나타나면 정확한 진단에 의한 치료가 필요하다.

연세스타피부과 김영구 원장은 “장마철에는 습기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피부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 깨끗이 씻고 몸을 잘 말리는 것 등의 개인위생관리와 함께 수건, 이부자리, 변기 등을 자주 소독해야 하며 환기를 자주 해 주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울적함 부모님과 대화 늘려 울적함 막아야

장마가 오랫동안 계속되면 신체적인 문제 못지 않게 노인들의 심리도 변한다. 일조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울적함을 느끼는 것이다. 특히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약한 상태인데다가 젊은 층에 비해 활동의 제약이 커 우울증에 더 취약하다.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 감성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뇌에서 분비된 ‘멜라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다. 멜라토닌은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밝으면 조금 분비되고 어두우면 많이 분비된다. 수면 및 진정작용을 유도해 일부 불면증 환자에게 투여되기도 한다.

장마철에는 장기간 흐린 날씨는 멜라토닌 분비가 증가, 수면 및 진정작용을 유도해 졸리고 피곤한 느낌과 함께 기분이 가라앉을 수 있다.

특히 사회활동을 하지 않는 노인들은 오랜 기간 내리는 비로 며칠이고 집안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갑갑한 느낌을 받는다. 여기에 끈적끈적한 날씨로 불쾌지수도 높아져 우울한 감정을 증폭시킨다.

노인들은 우울증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표현력이 부족해 주위의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 부모님이 평소보다 말수가 줄었다거나 답답함을 호소하거나 무기력하게 누워있으려고 한다거나 한숨이 느는 등의 행동을 보이면 장마로 인한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노인들의 장마철 우울증을 예방하려면 우선 불쾌지수를 낮춰 주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에어컨을 이용해 기온과 습도를 낮게 유지하며 한 두 시간 마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고 2,3일 간격으로 보일러를 틀어 주거나 제습제를 비치한다.

집안을 화사하게 꾸미거나 낮에도 조명을 환하게 켜 놓는 것도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된다. 수영이나 요가, 스트레칭 등의 운동은 무기력감을 해소하는데 좋다. 자녀들은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고, 안부 전화를 자주 하는 것이 좋다. 가까운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정신과 이수정 교수는 “장마철 우울증은 보통 비가 그치고 날씨가 다시 맑아지면 증상이 완화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장마가 끝난 후에도 보름에서 한 달 이상 우울한 기분이 계속되면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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