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성 간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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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성 간질환
  • 박현 기자
  • 승인 2010.12.2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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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의대길병원 소화기내과 권오상 교수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에서 2008년도에 시행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의 월간 음주율(월 1회 이상 음주하는 비율)이 58.7%로 미국의 61.5%보다 약간 낮다.

그러나 남녀를 나누어 보았을 때 남자에게 월간 음주율은 74.8%로 미국의 68.2%보다 높다. 고위험 음주 빈도(한번에 7잔 이상, 주 2회 이상 음주)는 20.8%로 한번에 마시는 양이 많아 음주에 의한 간손상이 유발 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만성 간질환의 7~31%가 알코올성 간질환이었다. 그러나 만성 B형 간질환과 C형 간질환 환자에게 음주율이 상당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이보다 많은 수가 알코올에 의한 간손상을 받으리라 생각된다.

음주는 지방간을 일으키고 일부 환자에게는 간에 염증과 섬유화를 유발한다. 섬유화가 심해지면 간경화가 발생하게 되고 이와 더불어 간암도 발생할 수 있다.

음주에 의한 간질환은 크게 네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알코올성 지방간, 간염, 간경화로 불리는 간경변증, 그리고 간암이다. 지방간이란 간에 지방이 증가하는 질환으로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간세포 안에 지방 즉 기름이 끼어있는 상태를 말한다. 얼마 이사의 음주가 지방간을 일으키는 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고 또한 개인차가 있다.

일반적으로 간에 이상을 초래하는 음주량은 남자에게서는 하루 30~40g이상의 알코올인데, 소주 약 반병 가량, 양주 2~3잔, 포도주 반병, 맥주 2병 가량이며, 여자에서는 하루 20g이상의 알코올 양으로 소주로는 약1/4병, 양주로는 1~2잔, 포도주로는 1/4병, 맥주로는 한병가량이 된다.

일반적으로 알코올성 간질환 중 가장 경한 형태가 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대부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나 간혹 만성 피로감이나 간이 자리잡고 있는 우상복부가 둔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 술으 마시지 않게 되면 회복이 가능한데 금주 1~4주 후에는 간 내에 끼어있던 지방도 빠지고 증상도 회복 된다.

그러나 금주하지 않고 계속 술을 마시는 경우에는 일부분의 환자가 알코올성 간염을 일으키게 된다. 알코올성 간염도 금주로 회복이 가능하나 간염에 있어서도 일부 환자에게서는 회복이 불가능 할 정도로 급속도로 악화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대게 심한 황달, 복수, 혼수상태, 위나 식도의 혈관 확장에 의한 정맥류 출혈, 신장 기능 부전 등이 동반된다. 이렇게 까지 진행되면 매우 위험하며 설사 회복되더라도 간경화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알코올성 간염인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음주를 하는 경우 서서히 간경화로 진행할 수 있다. 더구나 만성 B형 간염이나 만성 C형 간염 환자들 같이 이미 간에 만성적인 손상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음주를 하는 경우에는 더 빨리 간경화로 진행한다. 일단 간경화로 진행하면 금주를 하더라도 원상 회복이 불가능 한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간경화로 진행하기 전에 금주가 필수적이다. 간경화로 진행하게 되면 일반적인 간경화의 합병증이 나타나고 이것들이 환자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게 된다.

간경화가 일단 발생하게 되면 간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알코올성 간암은 대부분이 간경화가 있는 상태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간경화가 발생하기 전에 금주를 하는 것이 간암의 발생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간경화가 이미 발생한 경우 금주를 하더라도 간암의 발생을 억제하지 못한다는 많은 연구들이 간경화가 발생하기 전에 금주가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우고 있다.

그러나 만성 음주자에게 금주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이미 알코올 의존증이 있는 환자들 역시 금주의 필요성은 인지하지만 본인만의 힘으로 이 굴레에서 헤어나오기란 무척 힘든 일이다. 환자에게 금주로 인한 괴로움을 덜어주고 장기간 금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내고 의사뿐만 아니라 정신과 의사, 알코올 중독 특수 간호사, 사회사업가, 그리고 상담원들의 협진이 필요하다.

금주 치료는 정신과적 치료와 약물치료가 있다. 면담을 통하여 환자에게 알코올에 의한 신체적, 정신적 문제들을 알리고 금주 또는 절주의 목표와 방법을 제시한다. 이러한 면담은 여러 번의 방문을 통하여 효과적으로 금주를 유도해야 하며 금주를 지속적으로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환자나 보호자에게 알코올 치료 모임에 대한 상담고 가입을 권유한다.

약물 치료로는 음주 욕구를 줄여주는 몇 가지 효과적인 약제가 나와있어 전문의의 상담과 처방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약제가 만능은 아니어서 앞서 기술한 데로 여러 전문가들의 협진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알코올성 간질환은 여러 범주의 질환군이 해당된다. 어느 질환군에 해당 되느냐는 음주량, 음주기간, 개인적 유전적 특성 등에 좌우된다. 음주는 의존적인 약물 남용과 마찬가지로 이 덫에 빠지면 헤어나오기가 무척 힘들다.

그러나 음주에 의한 간질환은 건전한 음주 문화를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처 하고 연말연시 음주의 자리가 많아지는데 본인의 평소 음주 습관을 잘 생각하여 절주하는 생활 방식으로 간의 건강을 지켜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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