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공포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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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공포증
  • 박현
  • 승인 2006.05.11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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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를 훔쳐보고 있다
우리는 매일, 단 몇 초에서 몇 분 혹은 수 시간동안 우리가 의도하지 않은 시선에 스스로를 노출시키게 된다. 대한민국의 하루는 CCTV로 시작해 CCTV로 끝난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다. 대중교통에서부터 골목길, 엘리베이터 안, 주차장.. 다양한 CCTV가 불특정 다수의 삶을 빈틈없이 기록하고 있다.

“난 지난 여름에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는 영화제목이 있는 그대로 우리의 현실이 되었다. 최근 박 모 의원의 술집 몰래카메라 사건이 경우도 마찬가지다. 술자리 추태야 비난받을 수 있을지 몰라도 동영상이 촬영되고 유포된 경위는 분명 불법이다.

이젠 버스, 지하철, 목욕탕. 커피숍, 길거리 어딜 가든 주위를 꼼꼼히 살펴야 할 지경이다.

회사원 이모 양(24세)은 “요즘은 핸드폰을 누가 들고만 있어도 나를 찍는 것 같고 괜히 의식하고 그래서 되게 불안해요, 습관처럼 자신도 모르게 주위를 두리번거리게 된다”고 말했다.

주부 김모 씨(34세)는 “공중목욕탕이나 찜질방에 가는 것 자체가 이젠 불안과 두려움의 대상이 됐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우리 주위에는 불안감과 감시 공포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환자가 증가한 것은 특별히 강박적 성격이 늘어났다기보다는 정보화 사회에서 사생활 침해라는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아진 탓이다.

"누군가 날 감시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물론 다 정신질환은 아니다. 대전선병원 정신과 김영돈 과장은 “감시 공포증은 특수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생체의 가장 기본적인 반응 양상이며 따라서 정상인에게도 얼마든지 있다”며 “그 공포증이 개인이나 가정 및 직장생활에 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문제”라며 이는 치료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근거가 어느 정도 있는 경우 한번이라도 피해를 당한 이후에 드는 감시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감시공포증은 평소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완벽한 성격의 성향, 남의 간섭을 받기 싫어하는 사람, 우울증 증세가 높아져 있는 사람에게 노출되기가 쉽다. 감시공포증은 불안장애의 한 형태이다.

불안은 시험전의 초조, 긴장감, 직장상사를 대할 때의 긴장 정도는 흔히 관찰될 수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누군가 자신을 감시하고 있고, 자신을 해칠 것 같다"라고 느끼는 정신병적인 불안이 있고 외적환경은 위험하지도 않은데, 혹시 위험하다 할지라도 환자의 반응은 그 상황보다 훨씬 과도한 불안발작으로 나타나는 신경증적인 불안(노이로제)이 있다.

이처럼 불안은 현실적 위험이나 그것에 대한 예상 때문에 야기된 두려움과 걱정처럼 주관적으로 경험하는 고통스런 감정을 말한다. 그러나 불안이 특수한 외적 위험과 관련 없이 존재하는 경우 불안이 "자유로이 떠다닌다"라고 말한다.

불안장애는 모든 정신질환 중 가장 흔하고 일단 발생하면 만성화되는 경향이 있어 상당한 고통이 따른다. 불안장애에는 앞서 말한 "막연한 불안"이 주된 증상인 범불안장애와 특정 대상이나 처지에 대한 공포를 느끼는 공포성 불안장애가 있으며 이에는 광장공포증, 사회공포증, 특정공포증 등의 세부장애가 문제인 것이다.

또 다른 불안장애로는 공황장애(평생 유병률이 1.5∼3%, 여성이 남성보다 높고 25세경에 발병 높음)와 강박적 사고, 이를 취소하려는 강박행동이 주된 증상인 강박장애, 그리고 심한 스트레스 후에 발생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급성스트레스 반응, 적응장애 등이 있다.

▲지나친 불안감 망상장애로 발전

"누군가 날 엿듣고(엿보고) 있다"는 불안감과 공포감은 극한 경우 정신질환의 일종인 망상장애로 발전할 수도 있다.

망상환자들은 어디를 봐도 감시나 도청을 당한다는 증거는 없지만 당사자들은 굳은 확신을 갖고 있다. 그래서 오는 전화마다 일일이 발신자와 내용을 확인하고, 통화 중 끊어지거나 조금만 혼선이 생겨도 불안감이 더욱 증폭된다. 안절부절못하고 늘 화를 낸다. 망상장애환자 중 상당수는 막무가내로 주변 사람들에게 시비를 걸어 싸움을 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들 스스로는 "병"이라는 사실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빈번하게 일어나는 개인정보 침해 사례들은 이들의 확신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근거가 된다. 주위에서 "그럴 리 없다"고 반박하면 "봐라, 이렇게 도청을 당하지 않느냐"고 증거를 들이댄다.

▲두통, 소화불량 호소하기도

의심이 많으면서 호기심이 많고 집요한, 편집증적 요소를 지닌 사람에게 이러한 망상장애가 잘 나타날 수 있다. 중년 이후 우울증환자에게 이러한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좌절이나 배신 등 정신적 스트레스도 망상장애를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현재 서구에서는 전 인구의 1%정도가 망상장애를 갖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비슷한 수준이다.

▲치료는 어떻게?

감시공포증의 치료법은 증상에 따라 달라진다. 노이로제의 경우 약물치료보다는 정신 이완이 더 효과적이다. 평소 생활에 긴장도가 높다면 명상이나 단전호흡, 취미활동 등으로 정신을 이완시킨다. 그렇지 않으면 "아프다"는 생각이 더욱 불안을 확대시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이로제는 전문가들은 "신경을 덜 쓰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일단 약물로 육체적인 증상(소화불량, 두통 등)을 완화시킨다.

▲정신이완 약물치료 등 필요

망상장애의 경우 약물치료가 최우선이다. 도파민이나 세로토닌 등 뇌의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해 증상을 개선한다. 이전에는 이러한 약물은 침을 흘리거나 몸이 뻣뻣해지는 등의 부작용이 많았지만 최근 개발된 약들은 이러한 부작용을 많이 완화시켰다

불안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나는 병을 말하며 감정적 증상, 신체적 증상, 생각으로 나타나는 증상과 행동으로 보이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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