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10배 연장 생체 페르몬 첫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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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 10배 연장 생체 페르몬 첫 발견
  • 윤종원
  • 승인 2005.02.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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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동물의 수명을 최대 10배까지 연장시킬 수 있는 노화조절 페르몬을 세계 처음으로 발견했다.

이에 따라 이 페로몬의 기능을 다른 동물에 적용할 경우 수명연장을 유도하는 노화조절제 및 비만치료제 등으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세대 생화학과 백융기·정만길 교수팀은 페로몬의 일종으로 선충(線蟲)의 몸속에 아주 조금 존재하는 `다우몬(daumone)"이 선충의 성장과정에서 생체노화조절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3일 밝혔다.

페르몬은 동종 동물끼리 교신을 위해 분비하는 물질인데 이 중 하나인 `다우몬"은 첫 발견자인 백 교수팀이 붙인 이름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바이오벤처기업인 ㈜KDR(대표 김종문)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이뤄졌으며 논문은 연세대 정판영 박사를 제1저자로 세계적 과학저널인 네이처(3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또한 연구결과에 대해 세계 23개국에 국제특허를 출원했다.

논문에 따르면 몸 길이가 1㎜에 불과한 선충은 사람에서 소나무에 이르기까지 단일종으로는 지구상에서 개체 수가 가장 많은 기생충이다.

선충은 보통 약 20도의 온도에서 평균 14일 정도를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생식기가 발달되기 직전의 어린 유충이 외부로부터 먹이를 섭취하지 않고 움직임이이 없는 형태의 `장수유충(휴면유충)"이 되면 수명은 최대 10배까지 늘어난다.

휴면기에 들어간 선충은 다시 먹이가 공급되고 살기가 좋아지면 정상수명 주기로 돌아와 나머지 일생(사람의 청소년기)을 살게 된다.

이 같은 선충의 `장수유충" 현상은 이미 30년전에 학계에 보고됐지만 체내 어떤 물질 때문에 이런 장수 과정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규명되지 않았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다우몬"이라는 페르몬이 선충의 성장과정에서 과밀 상태나 환경스트레스(열, 화학물질 오염 등), 식이고갈 중 어느 하나라도 느끼게 되면 생명연장을 위해 휴면기(장수유충)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연구팀은 단백질체학(프로테오믹스) 기술과 돌연변이 선충을 대상으로 한유전학적 기술을 이용해 기존의 물리학적 방법으로는 확인할 수 없었던 다우몬을 탐지하고 그 구조를 밝히는 데도 성공했다.

연구팀은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소나무 재선충"의 경우 다우몬을 이용해 영구적인 장수유충을 유도하면 친환경적 살충제로도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현재 농촌진흥청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백융기 교수는 "다우몬이 많이 분비되면 선충의 체내 당대사는 완전히 정지되고 엄청난 양의 지방질이 순식간에 체내에 축적돼 비만상태가 된다"면서 "이 원리를 역으로 이용하면 비만의 신호전달 메커니즘 규명과 함께 비만치료제로도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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