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예방 및 관리 위해 ‘비만기본법’ 제안…반응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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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예방 및 관리 위해 ‘비만기본법’ 제안…반응은 ‘글쎄’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4.09.0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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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법제정에 사실상 반대…현행법 일부 개정으로 충분
민주당 박희승 의원, ‘비만기본법 제정을 위한 국회 토론회’ 개최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과 대한비만학회는 9월 9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비만기본법 제정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공동 주최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과 대한비만학회는 9월 9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비만기본법 제정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공동 주최했다. 

비만이 국민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어 효과적으로 비만을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법적 체계 구축 필요성이 제안됐다. 그러나 정작 정부는 현행 법개정으로도 충분하다는 상반된 반응을 보여 사실상 법제정에 반대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과 대한비만학회는 9월 9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비만기본법’ 제정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공동 주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최근 성인은 물론 아동·청소년 비만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성별‧연령별, 소득수준, 지역별 비만 유병률의 격차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효과적인 비만 예방‧관리를 위한 법적 체계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2021년 성인 남성 비만 유병률은 49.2%로 2명 중 1명이 비만이다.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은 남아는 2012년 10.4%에서 2021년 25.9%로 약 2.5배, 여아는 2012년 8.8%에서 2021년 12.3%로 약 1.4배 증가했다.

특히 비만은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은 물론 당뇨병,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등의 유병률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연구를 통해 비만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2021년 기준 15조 6,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연평균 7%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흡연(11조 4,206억원), 음주(14조 6,274억원)보다 건강보험 재정에 더 부담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토론회를 주최한 박희승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2대 총선에서 전국민 비만 예방‧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비만예방관리법’ 제정을 총선 공약에 포함시켰다”며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줄이고 비만의 조기 관리와 예방을 통해 국민의 실질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 국가 차원에서 선제적인 정책 수립과 이에 따른 관리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철영 대한비만학회 이사장은 “비만은 개인의 의지로만 해결할 수 있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그 자체로 관리와 의학적 도움이 필요한 질병이자 만성질환”이라며 “중증 비만 및 소아청소년 비만에 대해서는 특히 의료적 도움이 필수적이며, 사회와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 대책이 필요한 만큼 전문가들도 문제해결에 이바지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남가은 대한비만학회 보험법제이사는 ‘비만기본법’은 정부가 지속적으로 비만을 예방하거나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정확한 통계와 전문적인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비만예방 및 관리 정책을 집중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법적 체계를 마련해 비만의 위험성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 국민의 건강수준을 높이기 위한 것이 목적이라고 법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남가은 보험법제이사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비만이 ‘21세기 신종 전염병’으로 가능 눈에 띄지만 가장 무시되는 심각한 보건 문제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미 미국은 소아비만 예방, 치료전략 개발 등을 위한 프로그램 및 예산지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고 전반적인 비만 관리 및 감소를 위한 법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은 2년마다 소압지만 관리계획을 발표하고 성인과 아동의 비만문제 해결을 위한 3대 정책을 추진하는 등 해외에서도 비만예방과 관리를 위한 법적근거 마련 및 관련 정책 추진이 적극적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비만기본법의 주요 내용은 복지부장관으로 하여금 5년마다 비만예방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비만 예방 및 관리와 관련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장관 소속의 비만예방관리위원회를 두도록 했다.

또 보건복지부장관은 비만예방정책의 수립 및 시행을 위해 비만현황에 관한 실태조사를 3년마다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표할 수 있도록 했으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영양, 운동, 사회복지, 의료 등 비만예방 및 관리에 관한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노력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장관이 비만예방 및 관리를 위한 조사‧연구 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근거를 규정하며 만성질환을 초래하는 비만의 위험성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고 비만예방 및 관리를 중시하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매년 3월 4일을 비만예방의 날로 정하도록하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학회의 생각과 달리 정부는 현재의 법체계에서도 충분히 비만 예방과 관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임사무엘 국회입법조사처 보건복지여성팀 입법조사관(사무관)은 “건강·식생활·영양·체육 등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개별법이 이미 운영되고 있는 상황인데 각 개별법과의 중복 가능성이나 입법경제성 측면에서 제정 방식을 택하는 것의 적절성에 대한 검토가 추후 법률안 발의 시 주된 쟁점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향후 법률 제정 논의 시 현행법령 상 이미 운영되고 있는 타 법률상의 전문기관·전문인력의 역할 및 사업범위와 충돌하지 않도록 본 제정법률에 따른 사업 및 신설되거나 지정될 기관의 역할 정립을 위한 방안이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보건복지부도 학회가 제안한 ‘비만기본법’의 주요 내용이 이미 사업으로 진행 중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정혜은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과장은 “비감염성질환 예방관리부서에서 비만 예방을 위한 통합 거버넌스 및 환경 구축이라는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면서 “정책이 산발적이라고 지적했으나, 학교 건강증진기본계획이나 국가보험종합계획 등에서 소아청소년 비만 예방 및 관리가 과제로 포함돼 추진돼 있고 실제 사업들도 이에 따라 다양하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정 과장은 이어서 “비만예방관리위원회의 경우, 주요 정책사항을 심의하는 기구로 국민건강증진법에 의해 국민건강증진정책심의위원회가 운영되고 있고 그 산하에 영양·비만전문위원회가 있다”면서 “비만 현황 실태조사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현재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비만 관련 조사를 다양하게 실시하고 있어 필요한 내용이 있다면 항목을 추가해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사실상 학회의 기본법 제안에 반대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박철영 대한비만학회 이사장을 좌장으로 대한비만학회 남가은 이사가 ‘비만기본법’의 주요 내용을 발표하고 박정환 이사, 홍용희 이사가 ‘비만기본법’이 필요한 이유를 사회적, 의료적 측면에서 설명했다. 이어 보건복지부 정혜은 과장, 국회 입법조사처 임사무엘 서기관, 동아일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가 패널로 참석해 의견을 개진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토론회를 주최한 박희승 의원은 이날 논의 된 내용을 바탕으로 ‘비만기본법’을 대표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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