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쟁 조정·중재 사례(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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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 조정·중재 사례(33)
  • 병원신문
  • 승인 2024.03.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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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경부 편평세포암 진단 지연으로 치료기회 상실 주장하는 사례

■사건의 개요

●진료 과정과 의료사고의 발생 경위

환자(60대, 여)는 2021년 3월 중순 △△의원에서 초음파검사 후 우측 경부의 연조직 종괴 진단으로, 피신청인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외래 방문해 우측 턱밑샘의 침샘염 의증 및 양성 신생물 진단 및 치아파노라마 사진과 Neck CT 검사를 받았다. 환자는 2021년 3월 말과 10월 중순 피신청인 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외래를 재방문했고 병소가 커지거나 통증 발생 시 내원할 것과 입이 안 벌어지는 증상은 구강내과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환자는 11월 중순부터 다음 해인 2022년 2월 중순까지 우측 경부 종물 및 귀 불편감 등을 주증상으로 ○○의원에 총 4회 방문해 감염성 외이도염, 급성 장액성 중이염(우측) 및 상세 불명의 급성 림프절염 등의 진단으로 적외선 치료 및 약물 처방받았으며, 진료의뢰서를 발부받았다. 환자는 2022년 2월 말 피신청인병원 이비인후과 외래에 2달 전 발생한 우측 이명을 주호소로 방문해(소견서: 우측 중이염), 이명 테스트 및 청력검사 등을 받았고, 기존(2021년 3월) CT상 이하선 비대 및 종괴가 저명하지 않다는 판단으로 경과관찰 받기로 하고 턱관절 불편감에 대해서는 구강악안면외과 진료를 권유받아, 한 달 뒤인 4월 중순 구강악안면외과 CT 검사(Facial CT) 결과 ‘림프종 같은 악성 병변 가능성’ 소견 확인돼 조직 검사(우측 편도)를 받았으며, 병리진단검사결과 인간유두종바이러스 관련 구인두 편평세포암으로 진단됐다.(HPV associated oropharyngeal squamous cell carcinoma, P16+).

환자는 2022년 4월 말 Neck CT 검사 후 상세 불명의 구강인두악성신생물 진단으로, 피신청인병원 이비인후과 진료 후 유도 항암요법을 위해 종양내과 진료 의뢰돼, 5월 초 PET-CT 검사 후 종양내과에 입원해 우측 편도암에 대해 다음날부터 4일 동안 1차 유도항암요법(DCF 80%)을 받았다. 퇴원하고 4일 뒤에 복부 통증 주호소로 응급실을 통해 입원해 경험적 항생제 치료 후 1주일간 입원 치료 후 퇴원했다. 신청인은 2022년 5월 말 종양내과에 입원해 2차 유도항암요법(DCF 80%)을 받았고 6월 중순 무렵 종양내과에 입원해 3차 유도항암요법(DCF 80%)을 받았고, restaging CT 검사로 Neck CT, 복부골반 CT, Chest CT 검사를 받았으며, 6월 말 다학제 진료를 통해 유도항암요법 1~2회 추가로 시행하기로 한 후 퇴원했다. 퇴원 7일 경과 후 종양내과 외래 방문 당시 호중구 감소 소견(ANC 440)이 확인돼 면역증강제 투약 및 항생제 처방을 받고, 입원 및 4차 유도항암요법이 계획됐으나 환자는 7월 초 피신청인병원의 입원 예약을 취소했다.

환자는 2022년 7월 중순 ◆◆병원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기존 영상검사 및 조직검사 등 재판독을 받았으며, MR(외부 촬영) 및 PET-CT 등 반응평가를 재시행한 결과, 외부 MR 검사상 원발암 소멸(disappeared primary tumor) 및 PET-CT 검사상 완전대사반응(complete metabolic response)으로 판단돼 □□요양병원에 입원해 8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동시항암화학방사선요법(CCRT) 치료(매주 항암치료 총 7회 및 매일 방사선치료 총 33회)를 받았다. 2022년 11월 이후 현재까지 ▲▲병원 및 ●●이비인후과에서 경과관찰을 받는 중으로, 2023년 3월 말 ◆◆병원 CT 검사상 재발 및 전이 소견 없음이 확인됐다.

●분쟁의 요지

(신청인) 오른쪽 턱 밑에 혹이 있음을 인지해 신청외 병원에서 정밀검사 의뢰했고, 정밀검사의뢰서에 따라 초진 시부터 조직검사를 요청했음에도 1년 이상 피신청인 의료기관 의료진이 조직검사를 시행하지 않고 지속해서 상태가 악화됨에도 이를 방치하고 경과관찰만 하여, 결국 항암 치료와 33회에 이르는 방사선치료까지 받게 되었는 바, 피신청인병원 의료진의 진단 지연 및 미흡한 진료로 인한 정신적, 재산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피신청인) 구강악안면외과 초진 시 neck CT상 확인된 우측 림프절 비대는 임플란트 식립 후 염증으로 판단해 경과관찰했고, 약 1년 뒤(2022년 4월) 악화된 증상을 보여 추가 방사선검사 후 이비인후과 협진 및 편도 조직검사로 HPV 관련 구인두 편평세포암으로 진단돼 ■■■병원으로 전원 후 3회 유도항암치료 후 CT 반응평가를 통한 다학제 통합진료로 추가 1~2회 유도항암치료가 계획됐으나 환자가 타 병원으로 옮긴 바, 진료 과정상 의료진의 과실은 없다.

■사안의 쟁점

●우측 턱밑 종괴 및 부종 등의 진단 및 처치의 적절성

●편도암 진단 후 경과관찰 및 처치의 적절성

●동시항암화학요법(CCRT)을 받게 된 원인

●현재 증상(이명, 침샘 마비, 미각손실, 중이염 등)의 원인

■분쟁해결의 방안

●감정 결과의 요지

피신청인병원 내원 시, 경부 종양의 악성 여부 확인을 위한 조직검사 등 정밀검사가 이뤄지지 않아 진단 지연으로 인해 조기에 치료받을 기회가 상실됐을 가능성은 있으나, 편도암에 대한 치료방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며, 구강악안면외과는 치과계의 전문과 중의 하나이며, 내원 3개월 전의 임플란트 삽입으로 인해 진단의 편향(bias) 또는 한계(limit)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인다. 암 진단 이후에는 필요한 검사와 치료가 적절하게 수행됐으며 피신청인병원에서 치료가 마무리되지 못하고, 신청인의 의지로 ◆◆병원에서 치료가 진행됐고, 2023년 4월 ◆◆병원의 소견서에는 영상의학 소견상‘질병이 없는 상태(no evidence of disease state)’로 기술돼 있음이 확인된다. 현재 호소하고 있는 이명, 중이염 및 구강의 불편감은 피신청인병원의 의료행위 적절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손해배상책임의 유무 및 조정방안

의료분쟁조정중재원 감정서 및 진료기록, 당사자의 조정기일에서의 진술 등 제반 자료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①2021년 3월 △△의원 진료의뢰서에 우측 턱 종괴에 대해 정밀검사가 필요해 상급병원에 전원됐던 점 ②2021년 3월 중순 피신청인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외래에 우측 경부 붓기 등 주증상으로 내원했고, 우측 턱밑샘의 침샘염 의증 및 양성 신생물 의심(r/o) 하에 치아 파노라마 사진 및 Neck CT 판독결과 ‘두개골 편도선(palatine tonsil)이 커졌고, 우측 level II의 임파절에 균등하게 증강되고(enhance) 커진 임파절이 관찰돼 임파구증식성 질환(lymphoproliferative disease)을 의심(r/o)’이라고 했으며, 갑상선도 균등하게 증강되고 커진 소견을 보여 갑상선질환을 의심(r/o)이라고 되어 있는 점 ③염증성 림프절 비대가 의심되는 신청인의 경우는 40세 이상이며 한 부분에 4cm가량의 경부 종괴로 악성 가능성도 존재하므로 조직검사를 적극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 6개월 후에도 증상이 지속됐고, 촬영된(2021년 3월 중순) 경부 CT에서 임파구증식성 질환 의증으로 판독돼 조직검사가 필요했다고 판단했음이라고 기재된 점 ④신청인은 최초 내원 6개월 후에도 증상이 악화됐고, 2021년 10월 중순 구강악안면외과 외래 재방문해 “갑자기 입을 벌리면 목이 아프고 잘 안 벌어지는 느낌이다”라고 증상을 호소했음에도‘우측 턱밑샘의 침샘염(Sialadenitis), 양성 신생물(Benign neoplasm)’으로 추정진단 후 추가적인 정밀검사나 협진 의뢰를 하지 않은 점 ⑤신청인은 증상 호전이 없자 2021년 11월 중순부터 2022년 2월 중순까지 ○○의원에 총 4회 방문해 감염성 외이도염, 급성 장액성 중이염(우측) 및 상세 불명의 급성 림프절염 등의 진단으로 적외선 치료 및 약물 처방받았으며, 진료의뢰서가 발부됐던 점 ⑥신청인은 2022년 2월 말, 피신청인병원 이비인후과 외래를 방문했는데 기존(2021년 3월) CT상 이하선 비대 및 종괴 저명하지 않다는 판단으로 경과관찰 받기로 하고, 턱관절 불편감에 대해서는 구강악안면외과 진료 권유받았을 뿐 이비인후과에서 적절한 조직검사 치료가 시행되지 않았고 신청인의 증상이 심각하게 악화되는데도 만연히 추정진단과 경과관찰만 하였던 점 ⑦신청인은 2022년 4월 중순 얼굴 CT 촬영 결과 ‘림프종 같은 악성 병변 가능성’ 소견 확인되고서야 이비인후과에서 조직검사 시행해 ‘인간유두종바이러스 관련 구강 인두 편평세포암’이 진단된 점 ⑦위 감정서에 의하면, 내원 초기부터 조직검사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만한 소견이 있었으므로, 조직검사가 늦어짐으로 인해서 치료가 늦게 시작됐다고 판단된다는 취지 ⑧피신청인병원 의료진이 조직검사를 좀 더 일찍 시행해 암을 조기에 진단하고 항암 치료 계획을 세우고 치료했다면, 예후가 달라졌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해, 피신청인병원의 의료진에 대하여는 진단 및 치료가 지연된 점에 대해 위자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결정한다.

■처리결과

●조정 결정에 의한 조정성립

당사자들은 조정부로부터 감정 결과 및 이 사건 쟁점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들었으나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결국 조정부는 감정 결과와 조정절차에서 당사자의 진술 등을 비롯한 앞에서 본 여러 사정을 고려해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조정 결정을 했고, 당사자 쌍방이 동의해 조정이 성립됐다.

피신청인은 신청인에게 금 2,000만원을 지급하고, 신청인은 이 사건 진료행위에 관해 일체의 이의도 제기하지 아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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