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된 의료현안협의체, 의대 정원 ‘입장차’ 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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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된 의료현안협의체, 의대 정원 ‘입장차’ 확연
  • 최관식 기자
  • 승인 2023.11.1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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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대한의사협회, 의협 협상단 재구성 이후 첫 회의 개최
정경실 보건의료정책관 “더 이상 현장 목소리 외면하지 말아 달라”

의협 측 협상단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잠시 미뤄졌던 의료현안협의체가 재개됐으나 긴급한 현안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11월 15일 비즈허브 서울센터에서 ‘의료현안협의체’ 제17차 회의를 개최했다.

제17차 회의는 대한의사협회의 협상단 개편 이후 처음 열린 회의로,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의료현안협의체 운영방향을 재확인하고 의료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지역‧필수의료 혁신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적극적인 상호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앞으로 논의할 회차별 중점과제를 선정했으며, 정해진 주제에 따라 지역‧필수의료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키로 했다.

의협은 과학적‧객관적 데이터에 입각한 논의와 실질적인 필수‧지역의료 유입방안이 선행되면 의대정원 논의를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필수‧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고위험‧고난도 의료행위에 대한 수가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다음 회의에서는 중증‧필수의료 보상 강화 등 적정 보상에 대해 논의키로 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앞으로 대한의사협회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제안을 깊이 있게 검토하며, 객관적인 통계와 다각적 정책에 기반해 체계적인 논의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의 가치임을 염두에 두고 열린 마음와 전향적인 자세로 필수‧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종합적인 논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의협 측 협상단장을 맡은 양동호 광주광역시의사회 대의원회장은 모두발언에서 “필수·지역의료 강화를 위해 만약 의대 정원의 확대가 필요하다면 과학적 근거에 따라 적정한 의사인력을 따져야 할 것이고, 미래 의료수요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필요한 인력에 대한 과학적인 수집체계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만약 정부가 의정합의 정신을 위반하고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확대를 결정한다면 2020년 이상의 강경투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숲에 불이 붙었는데 한가로이 나무를 심자고 하지 말고 급한 불부터 꺼야 할 것”이라며 “이제부터라도 살인적인 저수가를 정상화하고, 의료사고 특례법을 조속히 제정해 의사들이 마음 놓고 진료에 임할 수 있는 의료환경을 만들면 필수의료는 당연히 정상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경실 정책관은 “안타깝게도 그간 대한의사협회는 과학적이고 학술적인 방식으로 연구한 다수 연구기관의 의사인력 수급 추계를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로 부인해 왔다”며 반박했다.

정 정책관은 “최근 35개 지방의료원과 함께 필수의료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필수의료 진료 재개를 위해 의사인력 확충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호소의 목소리를 들었고, 8일에는 대한병원협회를 비롯한 병원계 주요 관계자들이 의사인력 부족이 비수도권 필수의료 분야에만 한정되지 않고 전체 의료에 동일하게 나타나는 문제라는 현장의 절실한 목소리를 전해줬다”며 “특히 의학교육을 담당하는 대학에서도 양질의 교육을 전제로 더 많은 의대생을 양성해서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면서 더 이상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경실 정책관은 이어 “의학교육 현장과 지역의 요구를 포퓰리즘으로 치부하지 말아야 한다”며 “의대정원을 늘려서 의료비가 상승하더라도 응급의사가 없어 응급실을 전전하고, 소아과 오픈런이 벌어지는 현실은 괜찮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라가는 의료비는 당연히 정부가 지출해야 하는, 그리고 지출이 마땅한 비용”이라며 “의대정원 확대는 여야 없이 한 목소리로 공감하는 정책이자 거의 모든 언론과 국민이 지지하는 정책인 만큼 의료현안협의체 의협 대표단 쇄신을 계기로 의협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정 정책관은 “의협이 개개인의 이해관계와 관계없이 대승적 차원에서 과학적 근거에 입각해 현재, 그리고 미래의 의사들이 자신의 소신대로 필수의료와 지역 의료 현장에서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진정성 있는 대안을 제시해 주길 요청한다”며 “정부는 실력과 소신을 갖춘 최고의 의료진이 국민의 생명을 살리는 필수의료 분야에서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갈 것이며 국민의 기대와 신뢰가 실망과 불신으로 바뀌지 않도록 의협의 전향적인 변화와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을 맺었다.

이날 회의에 보건복지부는 정경실 보건의료정책관, 김한숙 보건의료정책과장, 송양수 의료인력정책과장, 임강섭 간호정책과장, 강준 의료보장혁신과장이 참석했고, 대한의사협회는 새로 구성된 양동호 광주광역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이승주 충청남도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박형욱 대한의학회 법제이사, 서정성 대한의사협회 총무이사,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이 참석했다.

한편 ‘의료현안협의체’ 제18차 회의는 11월 22일(수) 오후 4시에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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