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수술 후 50%는 항암치료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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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수술 후 50%는 항암치료 필요 없다?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3.10.25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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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동탄성심병원, 유방암 수술 후 유전자 검사로 항암치료 여부 확인
림프절 전이돼도 유전자분석 재발점수 저위험군이면서 폐경이면 생략 가능

유방암은 수술과 함께 방사선요법 및 항암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에는 림프절 전이가 된 환자들도 항암치료를 생략하는 등 항암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들을 분별하는 추세다.

유방암은 발병률이 높은 여성암이지만, 치료기술의 발전으로 생존율이 크게 높아졌다.

2020년 국가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전체 암 발생자 수는 24만7,952명이었고 이 중 유방암은 2만4,923명으로 전체의 10%를 차지했다.

전체 성별로는 5위, 여성에서는 1위였다.

연령별로는 35~64세의 여성에게 발병하는 암 중 유방암이 1위다.

반면 유방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1993~1995년 79.2%에서 2016~2020년 93.8%로 꾸준히 증가했다.

상대 생존율은 암 이외의 원인으로 사망했을 경우를 보정한 생존율을 의미하는데, 유방암보다 상대 생존율이 높은 암은 갑상선암 뿐이다.

이처럼 유방암은 생존율이 높지만, 환자들은 항암치료와 이로 인한 부작용 대한 걱정이 크다.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3~6개월 정도의 치료 기간에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힘들어 한다.

게다가 치료 후에도 항암의 독성으로 인한 심혈관질환, 손발 저림 등의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와 관련 이장희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외과 교수는 “최근 유방암 환자의 경우 유전자 검사를 통해 항암치료가 불필요한 환자에게 항암치료를 생략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방암은 여성호르몬 수용체 유무와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인 HER2 발현에 따라 네 가지 종류로 나눠진다.

이 중 여성호르몬 수용체가 있고, HER2 발현이 없는 유방암은 65%가량이다.

이 경우 온코타입DX, 온코프리, 진스웰BCT, 맘마프린트 등의 유방암 다중유전자발현 검사를 시행해 항암치료의 이득 여부를 확인해볼 수 있다.

이들 검사는 절제한 암 조직에서 여러 유전자분석을 통해 환자의 재발점수를 계산한 뒤 저위험군과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고위험군의 경우 유방암의 전이 위험이 크다는 것을 미리 알 수 있어 항암치료를 통해 유방암 치료 후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고위험군의 항암치료 효과를 검증한 임상시험에 따르면 호르몬 단독치료를 받을 경우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은 10년 생존율이 65.4%이나 항암치료 시 생존율이 91.9%까지 증가했다.

반대로 저위험군은 암이 타 장기로 전이될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안전하게 항암치료를 생략할 수 있다.

2020년 12월 세계 최대 규모의 유방암학회에서 발표한 ‘RxPONDER’ 연구결과에 따르면 림프절 전이가 있는 유방암 환자도 폐경 이후 유전자 검사점수가 기준 이하라면 항암치료를 생략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장희 교수는 “일반적으로 암 수술 후 미세 암 제거를 위해 필수적으로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호르몬 수용체 양성 및 HER2 음성 유방암의 경우 경구로 복용하는 항호르몬치료제가 전신치료를 보완할 수 있고 항암치료의 반응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최대한 항암치료를 생략하려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어 “이로 인해 유방암이 림프절까지 전이된 환자도 여성호르몬 검사에서 폐경이 된 상태로 확인된다면 항암치료를 받지 않을 수 있어 유방암 환자 중 약 50%는 항암치료를 생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저위험군 유방암이라고 해도 재발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항암치료 여부를 떠나 치료 후 관리가 중요하다.

유방암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항호르몬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아야 하고, 정기검진을 통한 추적 관리를 해야 한다.

특히 적절한 체중관리와 운동, 건강한 식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이 같은 사실은 2022년 11월 이장희 교수와 강남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이 SCIE급 국제학술지인 ‘JAMA Network Open’에 게재한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ERBB2 음성 유방암 여성의 체질량지수와 21개 유전자 재발점수의 연관성(Association of Body Mass Index With 21-Gene Recurrence Score AmongWomen With Estrogen Receptor–Positive, ERBB2–Negative Breast Cancer)’ 연구에서 확인됐다.

논문에 따르면 45세 이하의 젊은 여성에서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으로 비만한 경우 온코타입DX 점수가 더 높았다.

이로 인해 이러한 여성은 유방암 수술 후 항암치료를 더 많이 받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유방암 수술 후 비만을 막고 면역력을 높이는 것은 유방암 재발을 막고 무병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게 이장희 교수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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