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기획] 디지털헬스 분야를 시작할 때 준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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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획] 디지털헬스 분야를 시작할 때 준비할 것
  • 병원신문
  • 승인 2023.07.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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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신문-대한디지털헬스학회 공동기획
김재원 주식회사 엔서 창업자/대표이사·MD-PhD
생체 데이터 변수 많아 사용자와 개발자 등의 차이 극복 필요
개발 과정서 프로토타입 수시로 평가 받으면 성공 확률 높아

세계적으로 헬스케어는 산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단순한 서비스의 제공과 일대일의 관계에서 효율성, 경제성, 편의성, 신속성, 미래발전성을 기반으로 한 다자간 연결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그 중심에는 소위 'Digital Health care transformation’이 핵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병원신문과 대한디지털헬스학회는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역동적인 디지털헬스케어 생태계 조성을 위해 '이제는 디지털헬스 시대다!'를 공동기획했다.

디지털헬스는 모바일, 웨어러블기기, 인터넷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개인의 건강 상태를 관리하는 분야를 말한다.

다양한 기술들과 의학 지식이 결합하는 분야로 이해하기도 한다.

인공지능 기술을 비롯한 4차 산업 기술들은 제조업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전반적인 혁신을 이루며, Chat-GPT와 같은 일반인도 체감할 수 있는 발전을 이루고 있다. 

디지털헬스에 대해 생소하거나, 잘 모를 경우 몇몇 기술을 제외하고 4차 산업의 모든 기술이 융합되고 발전하는 다른 산업 분야에 비해 디지털헬스가 발전이 느린 것 같이 느껴질 수도 있다.

건강, 생명과 연관된 디지털헬스 분야에서 일반인들도 영화나 드라마에서 접한 멋지고 매력적인 기술들이 타 산업 분야처럼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생각보다 디지털헬스 분야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디지털헬스 분야가 타 분야처럼 다른 기술들과 융합하며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에는 첫번째, 디지털헬스의 대부분 분야가 규제 산업의 영역이다.

두 번째, 기술을 개발하는 공학 전문가와 의료 데이터의 사정을 아는 의료진 사이의 차이를 그 원인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 디지털헬스는 대부분이 규제 산업이다

디지털헬스 대부분은 기술 산업 측면보다는 규제 산업으로 보아야 하고, 규제를 잘 파악해야 기술을 안정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 

웨어러블기기에 들어가는 부품 하나를 인증받은 걸 사용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서도 개발 과정 전체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챗봇으로 의료 상담을 24시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가정했을 때 상담 내용은 의료법으로 인해 일반적인 교과서에 있는 내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개인별 상태에 따른 밀착형 의료 상담 시스템을 만들려면 관련된 규제와 실제 의료진과 어떤 식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 사전에 잘 파악해야 한다. 

또한 일상생활을 분석해서 특정 질환을 진단하는 인공지능 관련 사업 역시 라이프 로그(Life-log) 데이터의 괴이한 노이즈를 처리하는 건 차치하더라도, 기존의 의료시스템 내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신의료기술로 진행해야 한다.

현재의 수가 체계에서는 사업화가 어려워 많은 자본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사례들과 같이 어떤 혁신적인 기술도 규제를 만족하지 못할 경우 시장에서 빛도 보지 못하고 사라질 위험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디지털헬스와 관련된 규제는 대부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요구하는 가이드라인 내에 존재한다.

없다면 개발 성공 난이도는 더욱 높아진다.

기술이 진정으로 산업이 되려면, 식약처에서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시키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개발한 기술이 경제적으로도 효과적인지를 증명해내야 비로소 돈을 벌 수 있는 기술로 인정받게 된다.

위에서 언급했던 생성형 AI를 이용한 의료 상담 챗봇을 기준으로 억지로 예를 든다면, 엄청난 비용과 시간을 사용해 기술을 개발했다고 가정하자.

이후에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위험도 평가부터 시작해서 이 기술이 국제표준화 기구에 맞는 기준을 따라 생성되었는지 등등을 공인 인증을 진행해야 하고, 이 기술이 인공지능 환각 현상도 없고, 유의미한 임상적 결과를 식약처에서 허가한 임상시험 혹은 가이드라인대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며 모든 안정성, 유효성을 만족했다면 이 기술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보험 체계 내에서 잘 작동할 수 있는지까지 증명해서 보험수가를 획득해야 비로소 세상 빛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아마 혁신적으로 개발된 제품들이 이 과정 중, 여러 사정에 따라 이미 사라졌을 가능성도 있다. 혹은 ‘겨우 이거뿐인가’라는 생각이 들 만큼 가벼운 웰니스 기기로 세상에 등장하기도 한다.

■ 기술 개발자들과 의료진의 정보 차이로 엉뚱한 제품이 개발되기도 한다

디지털헬스의 근간이 되는 생체 데이터는 정말 많은 변수를 가진 데이터다.

기본적인 노이즈를 제거하는 기술을 갖고 있더라도 사용자와 개발자, 개발자와 의료진 간의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

사용자와 개발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예를 들어, 스마트 체온계에서 얻어진 정보를 기반으로 어떤 앱을 만들거나 질병을 예측한다고 할 때 개발자가 생각하는 범위를 아득하게 넘어 뜨거운 물 온도를 재거나 냉장고 물건에 이 체온계를 재는 등 예상 범위 외에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개발단계에서는 인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이값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어렵기 때문에 프로토타입으로 빠르게 확인하고 개발을 해야 하나, 규제 관련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돼 개발에 실패하는 경우들이 있다.

이렇게 개발된다고 하더라도 쓸 수 없는 데이터를 양산하는 기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개발자와 의사 간의 차이도 디지털헬스를 어렵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다.

실제 임상 환경에서 기술이 어떤 식으로 활용될지에 대한 이해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개발자 입장을 충실히 반영한 기술에 온전히 의료진이 적응해서 사용하는 이상적인 상황은 정말 압도적으로 그 기술이 치료나 진단 과정에 획기적인 변화를 이뤄내야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술들은 괴작이 될 가능성이 크다.

개발자들의 상상 속에서 의료 환경을 추론하고 거기에 맞춰서 개발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형병원에서 의사로 근무할 때나 대표로서 다양한 기술들을 접했을 때 이러한 케이스들이 많았다.

자본이 많거나, 투자를 많이 받은 기업들은 실제 의료 환경에 냉혹한 평가를 받아 보며 이를 수정 보완해 나갈 수 있는 여지가 있으나, 대부분의 기업들은 그럴 여지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처럼 디지털헬스를 이루는 의학 분야는 인공지능 기술이나 다른 기술과 융합하기 어렵다.

다른 기술과 의학 영역의 융합 자체도 난이도가 높지만, 그 이후에도 결코 쉬운 과정들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다.

그런데도 많은 기업들과 병원들이 디지털헬스 기술개발을 도전하는 이유는 디지털헬스의 본질인 개인의 건강을 지키고 향상하는 게 너무나도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디지털헬스 분야를 연구하거나, 사업하려는 곳에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가장 먼저 규제를 잘 파악해야 한다.

이는 규제 기관에서 진행하는 많은 지원 절차를 통해 직접 물어보고 준비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규제를 확인하는 과정 중에 효과적인 전략을 수립해 나가면서 개발 실패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개발 과정 중에 프로토타입을 자주 의료진들에게 보여줘 평가받는 것도 실제 의료 환경에 디지털헬스 기술개발을 성공적으로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디지털헬스가 최신 기술들과 융합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 어찌 보면 정석적이고 우직하게 개발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이렇게 하는 알려지지 않은 연구진들이나 기업들이 한발 한발 혁신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언젠가 세상을 놀라게 할 기술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선보일 시기가 올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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