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협상 밴드 본격 논의 전 공급자-가입자 만남 ‘확정’
상태바
수가협상 밴드 본격 논의 전 공급자-가입자 만남 ‘확정’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3.05.23 0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월 30일 오전 10시…오후 2시부터는 본격적인 밴드 값 논의 시작 예정
윤석준 위원장, “공급자 어려움 설명하는 동시에 가입자 고통 이해하길”
제1차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가 5월 22일 오후 3시 건보공단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열렸다. ⓒ병원신문.
제1차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가 5월 22일 오후 3시 건보공단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열렸다. ⓒ병원신문.

매년 요양급여비용 계약(수가협상)에서 유형별 수가 인상률 수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추가소요재정(밴드).

이 밴드 규모를 두고 공급자 대표가 가입자 대표를 직접 설득하는 공식적인 자리가 최초로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예고가 실현됐다.

윤석준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 위원장은 5월 22일 오후 3시 당산스마트워크센터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차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 직후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재정소위 위원들과 공급자 대표들이 대면 면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면담 일시는 5월 30일 오전 10시다.

대면 면담 이후 오후 2시부터 제2차 재정소위가 열리고, 수가협상 마지막 날인 5월 31일 오후 2시 제3차 회의를 통해 최종 밴드가 결정될 전망이다.

윤석준 위원장은 “그간 공급자 단체들은 재정소위에 참여하는 가입자들을 직접 만나 합리적인 밴드 설정의 당위성 및 적정 수가 인상에 대한 근거를 설득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지속해서 건의했고, 이에 올해는 소위원회 구성이 늦어졌음에도 불구하고 5월 30일 제2차 소위원회 개최 약 4시간 전인 오전 10시에 대면 면담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최종 밴드 결정 전에 공급자 대표들과 재정소위 위원들이 얼굴을 맞대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단지 공식적인 만남의 자리가 아니었을 뿐이다.

지난해 즉, 2023년도 수가협상 당시 공급자 단체들은 이례적으로 최종협상 당일 밤 10시가 돼서야 밴드 규모를 전달받았다.

통상 제2차 재정소위 이후에 최초 밴드가 정해지고, 이를 토대로 건보공단과 공급자 단체들이 2차 협상을 진행하던 관행이 깨졌던 것.

일찌감치 공개되지 않은 밴드에 깜깜이 협상으로 치닫는 답답한 상황을 견디다 못한 공급자 6개 단체들은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최종협상 당일 제3차 재정소위에 난입해 의약계의 어려움을 읍소한 바 있다.

이는 그동안의 수가협상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없었던 일로, 공급자 단체들의 간절함과 답답함이 그대로 묻어난 사례로 기록됐다.
 

공급자와 가입자 간 이해의 폭을 넓힌다는 점에서 진일보

이를 두고 윤석준 위원장은 이번 대면 만남이 공급자와 가입자 간의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진일보했다고 평했다.

윤석준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수가협상 제도는 대한민국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합의 제도 중에서 ‘협상을 통한 계약을 한다’라는 의미의 표현이 있을 만큼 소중히 지켜져야 할 제도라고 생각한다”며 “수가협상은 공급자와 가입자가 각각 어떤 고통스러운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 서로의 이해를 구하는 단계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수가협상이라는 것은 소위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는 어떤 어려움을 지녔고 거꾸로 국민을 대표하는 가입자는 얼마나 힘든 삶을 살고 있길래 환산지수 문제에 있어서 서로 간격이 생기는지 파악, 합의를 통해 이를 조정하는 과정이라는 것.

윤 위원장은 “지금은 과도기라고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처럼 작은 변화가 한 단계 더 선진화된 국가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대면 만남을 통해 수가협상에 임하는 공급자들은 가입자의 어려움을 이해·공유하는 자리로 삼고, 가입자들은 국민을 대표해 환산지수 조정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만큼 그 점을 잘 헤아려 공급자들의 설명을 경청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코로나19 시기 비정상적 수치 대부분 정상 회복…어려운 협상 예상

윤석준 제12기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 위원장. ⓒ병원신문.
윤석준 제12기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 위원장. ⓒ병원신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입자와 공급자의 첨예한 입장 차이는 올해도 그대로 유지되거나 더 악화할 수 있다는 게 윤석준 위원장의 판단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진행된 수가협상은 공급자와 가입자 모두 어려웠다는 사실을 명확한 지표를 통해 확연히 확인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윤 위원장은 “코로나19를 겪었던 지난 2년간의 수가협상은 가입자와 공급자들의 참고 지표가 대부분 정상적이지 않았다”며 “수가협상 모형 중 SGR 모형에서는 법과 제도에 의한 변수를 고려하는데, 올해는 공급자들의 지표가 완전히 정상적으로 회복된 수치를 보이고 있어 쉽지 않은 협상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가입자와 공급자 모두 현 수가협상 제도가 여러모로 꼬여있고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만큼 똑똑해져서 매년 더 어려운 협상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산지수와 상대가치 점수 연계, 꾸준히 고민할 부분

아울러 지난해 수가협상 종료 이후 재정운영위원회가 부대의견에 첨부한 내용 중 하나인 환산지수와 상대가치 점수의 연계도 꾸준히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힌 윤석준 위원장이다.

당시 재정위는 요양기관 유형 사이 환산지수 격차가 의료전달체계에 미치는 문제 및 행위유형별 원가 보상수준 불균형 문제 등에 대응하기 위한 구체적인 개편 방안을 마련할 것을 부대의견으로 주문했다.

예들 들어 검체·검사 행위료 등은 원가보상률 100%를 오래전에 넘겼지만, 수술 수가 원가보상률 등은 아직도 100%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현상 등 다양한 수가 불균형 문제를 협상에 반영해야 한다는 뜻.

윤 위원장은 “환산지수가 일괄적으로 오르다 보니 원가보상률이 이미 100%를 넘은 행위의 비용도 함께 올라가는데, 그런 현상이 과연 합리적인가 하는 데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환산지수가 오르면 결국 건강보험료 인상과 직결되기도 하니 일부 행위에 옵션을 두는 방법으로 권고를 하는 것도 고려해 볼 때”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환산지수 계약은 협상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급자 단체들의 수용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부대의견에 담았던 내용의 정신은 살아있다”며 “고용노동부에서 곧 발표할 인건비 관련 지표를 토대로 5월 30일 제2차 재정소위에서 밴드에 대한 첫 논의를 시작할 것이고, 늦어도 5월 31일 저녁 전에는 명확한 수치를 제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제1차 재정소위에는 최미영 전국의료산업노조연맹 수석부위원장, 정성대 전국건설기능인노조 사무처장, 임영태 한국경영자총협회 고용사회정책본부장, 강정현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사무총장, 정월자 한국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 선임수석부회장, 김영주 한국여성소비자연합 부회장, 윤석준 재정운영위원회 위원장, 정윤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 현재룡 국민건강보험공단 기획상임이사 등이 대표로 참여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