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의료보장 개혁 착수할 마지막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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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의료보장 개혁 착수할 마지막 시기”
  • 최관식 기자
  • 승인 2023.04.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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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순 건강보험정책국장 “부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지출 관리해야”
의료보장혁신포럼 토론에서 의료체계 지속가능성 담보 고민 쏟아져

우리나라 건강보험 제도는 전 세계 최고의 의료보장 시스템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의료의 질과 접근성 확대 요구가 커지고 비용도 점차 증가하면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구심 역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책당국과 학계는 건강보험제도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지금 당장 의료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4월 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의료보장혁신포럼을 개최하고 향후 의료체계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포럼에서 정윤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패널토론자로 나와 “오늘 정재훈 가천의대 교수와 신현웅 보사연 선임연구위원은 발제를 통해 부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지출을 관리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줬다”며 “오늘 신현웅 선임연구위원이 안의 하나로 제시했던 것처럼 ‘수입에 근거해 지출을 결정하는 양입제출(量入制出)’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사전에)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 걸 절실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장성인 연세의대 교수, 조민우 울산의대 교수, 정윤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 교수(좌장), 신성식 중앙일보 기자, 신현웅 보사연 선임연구위원, 정재훈 가천의대 교수.
사진 왼쪽부터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장성인 연세의대 교수, 조민우 울산의대 교수, 정윤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 교수(좌장), 신성식 중앙일보 기자, 신현웅 보사연 선임연구위원, 정재훈 가천의대 교수.

정 국장은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는 상당히 우수한 제도를 그동안 운영해 왔다고 자부한다”며 “하지만 현 의료체계와 관련해 복합적인 위기라는 진단도 많은 만큼 올 하반기에 제도적·구조적 개편 방안을 담은 건강보험 2차 종합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건강보험 개혁 과제를 건강보험의 틀 안에서만 수행하려 하기보다는 의료제도와 건강보험 개혁 과제를 동시에 다루는 등 다양한 관점이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에서 신성식 중앙일보 기자는 “행위별수가제는 공급자와 이용자 그 누구도 만족하지 않는 시스템이지만 역대 정부는 수가대책을 전혀 수립하지 않았다”며 “총액예산제 시범사업은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있으며 오늘 발제에서 제안된 수입에 맞춰 지출을 결정하자는 양입제출(量入制出) 제안은 획기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필수의료는 시대와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뀌는 만큼 예측이 중요하다”며 “부족하다는 말이 나올 때 대책을 세우면 이미 늦는 만큼 미리 대안을 마련해야 하며, 2030년까지는 의사인력을 늘리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조민우 울산의대 교수는 “오늘 제시된 안들은 거대담론 차원에서는 수긍하지만 지금까지 수용이 되지 않았던 것은 (그 방향이) 옳지 않거나 부족했다기보다는 현실의 테이블 위에 올라왔을 때 구성원 간 합의와 실행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인 만큼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성인 연세의대 교수는 “높은 수준의 의료 질과 접근성을 원한다면 그에 맞게 수입을 늘리거나 지출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며 “두 발제자 모두 의료보장의 핵심 과제가 지출 관리라고 지적하셨는데 의료보장 제도의 목적은 사람들을 건강하게 하는 것에 있고 그것들을 유지하기 위해 비용에 대한 관리를 하는 것인 만큼 우리나라 국민의 의료에 대한 질적 요구가 높다면 그 선택에 맞게 수입을 늘리거나 아니면 지출 감소에 따른 거부감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일반적으로 건강보험료는 가급적 적게 내려고 하는 반면 민간 보험료는 더 좋은 상품이 나온다면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며 “다같이 건강에 대한 보장을 하는 시스템인데 왜 이렇게 다른 태도를 보이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며, 실제로 국민들이 건강보험료를 좀 더 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지금까지의 의료보장이 건강보험으로 지켜지고 있었던 배경이 기존의 높은 경제성장률에 기댄 것이었다는 지적에 동의하며, 성장률이 제자리를 맴돌거나 마이너스 상황일 경우를 감안한다면 지금이 개혁에 착수할 마지막 시기일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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