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현실화될 경우 건보공단과 심평원 모두 외과 의사이자 병원장 출신
보건의료계 대표 공공기관 쌍두마차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수장이 모두 외과 의사이자 병원장 출신으로, 그것도 같은 해에 취임하는 흔치 않은 그림이 그려질 수 있을까.
제11대 강중구 심평원장이 3월 13일 취임하면서 한 조각이 채워졌고, 차기 건보공단 이사장 강력 후보로 최근 거론되는 인물이 만약 하마평에서 끝나지 않는다면 나머지 한 조각이 완성된다.
다수의 의료계·국회·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임기를 절반 이상 남기고 사임한 강도태 전 건보공단 이사장의 후임자로 정호영 경북대학교병원 외과 교수가 강하게 언급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으나, 자녀 의대 편입 특혜 및 병역 특혜 의혹 때문에 낙마했던 정호영 교수는 약 8개월간의 대구경찰청 수사 끝에 지난 1월 혐의를 벗었다.
정호영 교수는 지난해 5월 복지부 장관 후보 자진 사퇴의 변을 통해 “정치권의 수많은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행위가 밝혀진 바 없고, 객관적인 자료와 증거 제시를 통해 의혹들이 허위였음을 입증했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이런 정호영 교수가 무혐의 이후 다시 한번 보건의료 대표 공공기관인 건보공단 이사장 후보로 언급되고 있는 것.
물론 건보공단 이사장 공모절차 및 추진일정 공고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오제세 전 국회의원 등도 후보 물망에 오르내린다는 얘기가 있어 비단 정호영 교수에 국한된 하마평은 아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 이 같은 소문이 현실화된다면, 윤석열 정부가 처음 임명한 건보공단과 심평원 기관장은 외과 의사들로, 여기에 더해 병원장 출신들로 채워진다.
우선, 취임 일주일도 안 돼서 이미 여러 일정을 소화하기 시작한 강중구 신임 심평원장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병원장(2015년 3월~2018년 3월), 일산차병원 병원장(2020년 4월~2023년 2월) 등을 역임했다.
1958년생인 강 원장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1984년)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대한종양외과학회 회장, 대한대장항문학회 회장, 복지부 질병군 전문평가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활동한 바 있다.
그는 의료 분야의 전문지식과 조직관리 능력을 토대로 심평원 주요 업무를 차질 없이 수행할 적임자로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및 신포괄수가제 정착을 위한 근거를 만든 장본인으로 유명하다.
이어 건보공단 이사장 하마평이 무성한 정호영 교수는 1998년부터 현재까지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 및 의료정보학교실 교수로 근무 중이며 특히, 2017~2020년 경북대병원장으로 재직하며 병원행정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정 교수는 1960년생으로 경북의대를 졸업(1985년)했으며 외과 전문의 취득(1990년) 후 동 대학원에서 의학 석·박사 학위를 따냈다.
그는 대한상급종합병원협의회 감사, 대한병원협회 상임이사, 서울대학교병원 비상임이사, 대한의료정보학회 회장, 대한위암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의료계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강도태 전 이사장의 급작스러운 사임, 윤석열 정부의 첫 건보공단 이사장 임명이라는 상징성, 복지부 장관 후보 시절 휩싸인 각종 의혹을 최근 벗었다는 점, 대통령과의 친분, 건보공단 이사장은 임명직이라는 점 등을 미뤄봤을 때 정호영 교수는 충분히 거론될 수 있고 가능성도 있는 카드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강중구 심평원장 취임 이후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한 현 정부의 보건의료 공공기관 시계추가 건보공단 이사장직을 둘러싼 풍문까지 현실로 끌어와 '외과 의사 그리고 병원장'이란 그림을 완성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