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디지털 헬스케어, 지속가능한 의료의 미래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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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디지털 헬스케어, 지속가능한 의료의 미래 ④
  • 병원신문
  • 승인 2023.0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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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미래 의료의 모델 '커넥티트 헬스'
임영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미래정책지원본부 의료서비스혁신단 단장

20세기 말 프랑스의 잔 루이즈 칼망 할머니가 122세로 사망한 이후 오랫동안 인간의 최대수명을 궁금해 하던 연구자들은 21세기 안에 인간수명이 130세를 넘길 것이냐를 예측하기 위해 매우 다양한 연구를 발표해 왔다.

이런 수명연장과 질병극복에 대한 관심은 글로벌 보건의료 R&D 동향으로 가늠할 수 있는데 미국, 일본, 영국, 독일 등 각 나라 Health 분야 R&D 예산은 지난 수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최근 5년간(2016~2020년) 정부 보건의료 R&D 예산이 연평균 7.9%씩 증가했다(보건의료 R&D 통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21).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사람의 기대수명은 83.5년으로 최장수국인 일본과 비교하면 이제 1년여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어느새 우리는 굉장히 오래 사는 나라에 살게 되었고, 장수국의 지위가 여전히 선진국의 상징인 것을 감안하면 이 사실은 우리 보건의료의 커다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장수 그 자체를 기뻐할 수 없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의 건강수명이 73.1세로 기대수명과 10년 이상 차이가 있어, 고령의 의료 수요가 많은 인구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임영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미래정책지원본부 의료서비스혁신단 단장

그동안 보건산업은 다양한 혁신적 기술을 보건의료 체계에 통합함으로써 보건의료서비스 역량을 강화해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해 왔다.

특히 COVID-19 팬데믹 상황에서 초기 마스크 대란부터 백신 확보 과정까지를 겪는 동안 우리는 보건산업이 국가의 중요한 기간산업이라는 인식을 확고히 했다.

또한 보건산업은 감염병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의료를 전달하기 위해 보건의료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정책 결정을 지원하고, 비대면 서비스 발굴을 통해 위험을 예방하는 등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여 지속가능한 의료의 보루로써 매우 중요한 의료의 주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증가하는 의료와 돌봄 수요를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효율적인 의료서비스가 제공되기 위해서도 보건산업의 기능과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늘어나는 의료수요가 의료비용 증가로 이어지지 않기 위한 디지털 기술 기반의 접근성 개선과 효율성 확보를 위해서는 미래사회 의료접근성 강화와 합리적 의료이용을 강화하고 의료서비스 혁신 주체로써 지속가능한 미래의료를 준비할 필요가 있겠다.

특히 최근 20여년간 급속히 발전한 ICT 기술과 급격히 늘어난 데이터의 양은 지속가능한 새로운 의료서비스 혁신 모델을 디지털헬스케어가 제안할 것이라는 점을 예측하게 한다.

또한 ‘신뢰할 수 있는 빅데이터 활용’, ‘접근성 높은 의료정보의 제공’, ‘자동화를 넘어서는 스마트한 병원과 진료’, ‘비대면 서비스의 보편적 이용’, ‘디지털 기술 기반 전생애 돌봄’이라는 미래의료의 빅트렌드는 의료시스템 전반에서 디지털트렌스포메이션을 통해 가능할 것이다.

정부 R&D 투자현황(출처:[보건의료R&D통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21]
정부 R&D 투자현황(출처:[보건의료R&D통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21]

지난해 발표된 ‘보건산업 대국민 인식조사’에서 우리 국민은 가장 중요한 보건산업 정책으로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 활성화’를 꼽았고 이는 의료계와 산업계도 다르지 않았다.

또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헬스케어 수용도 조사에서 우리나라 환자는 디지털헬스케어 활용 필요성에 76.8%가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인식은 새로운 의료로써 디지털헬스케어에 대한 우리 국민의 기대를 반영한다고 할 수 있으며, 근본적으로 규제산업인 보건산업영역에서 필요한 제도개선과 전달체계 혁신을 통해 디지털헬스케어를 수용할 수 있게 하는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기술전시회로 유명한 CES에서 2022년 키워드는 ‘일상과 기술의 융합’이었고, 그 자리에서 헬스케어는 특히 주목받은 분야였다. 우리 기업들도 다수 초청되어 유망기술로 선정된 바 있다.

또 얼마 전 포브스는 2023년 주목해야 할 디지털 건강 트렌드를 발표했는데, 그 테마가 ‘집으로 오고 있는 건강관리’였다.

우리 국민의 기대수명과 건강수명 추이[출처: 통계청, 질병관리청]
우리 국민의 기대수명과 건강수명 추이[출처: 통계청, 질병관리청]

헬스케어의 이런 트렌드는 오랫동안 우리 보건의료가 고대하던 환자중심, 예방중심, 지역중심, 참여중심 의료의 구현을 가깝게 하는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미국 바이든 정부는 코로나 19 유행으로 급격히 도입된 디지털헬스케어 등 과학기술활용의 성과를 보건의료체계 혁신의 기회로 삼고자 ‘Community Connected Health Initiative’를 발표하고, 이런 기술들이 미국인의 건강 형평성을 강화하고, 건강을 개선하는데 쓰이도록 이해관계자와 기술개발자 등에게 의견을 모으는 ‘Request for Information(RFI)’을 추진했다.

이런 흐름은 병원의 역할과 의료의 패러다임이 질병이 아닌 사람, 병원과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까지 확장돼야 하고,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디지털헬스케어이며 건강, 의료, 돌봄이 통합‧연계 되는 커넥티드 헬스가 지속가능한 미래 의료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디지털헬스케어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을 국정과제로 발표하고, 복지부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국민 건강증진을 목표로, ‘디지털 기반 미래의료’를 실현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신시장’을 창출하며, ‘빅데이터 기반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을 이루겠다는 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은 의료서비스 내 디지털헬스케어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기능할 것이 분명하다.

가장 중요한 보건산업 정책 및 사업[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22]
가장 중요한 보건산업 정책 및 사업[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22]

다만 이 시점에 우리가 중요하게 유념할 것은 디지털헬스케어의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이라고 할 수 있는 데이터의 생산 주체로서 개인, 기업, 의료기관, 정부 등이 데이터의 의미있는 활용과 미래 가치에 합의하고, 지속가능한 의료체계 혁신 솔루션으로써 디지털헬스케어를 국민의 건강을 돌보도록 잘 전달하는 노력에 전략적으로 협력하는 것이다.

토끼는 다산과 지혜의 상징이다.

디지털헬스케어가 지속가능한 미래 의료의 비전이 될 수 있도록 생산적이고 슬기로운 논의가 계묘년 새해에 더 많이 더 활발하게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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