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다사다난 2022년, 병원계에는 무슨 일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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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 다사다난 2022년, 병원계에는 무슨 일이? (4)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2.12.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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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쁘고 화나고 슬프고 즐거웠던’ 2022년 10~12월 병원계 이모저모

2022년은 코로나19 3년 차로 일상회복과 엔데믹에 한발 다가갈 수 있었던 해다. 그동안 병원계가 백신접종부터 병상확보, 확진자 치료까지 코로나19로 인해 한층 열악해진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국민을 감염병 위기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 보람이 서서히 빛을 발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특히 제20대 윤석열 대통령이 새로운 대한민국, 새로운 보건의료정책을 계획했으며 이에 발맞춰 대한병원협회도 제41대 윤동섭 회장을 맞이했다. 비록 정부와의 정책 협상 중 일부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는 등 모든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병원계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마지막까지 전심전력(專心專力)한 2022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2022년 1월부터 12월까지 월별로 병원계의 주요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돌아봤다.

<10월> 130여일 만에 임명된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

10월은 130일 이상 이어진 보건복지부장관 공석 사태가 끝난 달이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복지부장관인 권덕철 전 장관이 5월 25일 퇴임한 후 130여 일만에 장관직무대행을 한 조규홍 제1차관이 임명된 것.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정춘숙)는 10월 4일 전체회의를 열고 조규홍 복지부장관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당시 복지위는 조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적격 의견을 병기해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복지위는 경과보고서 종합의견을 통해 “코로나19 대응, 경제위기 상황에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방안 마련 등 각종 보건‧복지 분야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도 앞서 2명의 장관후보자가 연이어 낙마한 데 따른 장관 공백이 130일 이상 장기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적격과 부적격 의견을 병기해 경과보고서를 채택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사진: 연합)
(사진: 연합)

적격 의견으로는 1989년 행정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한 후 30여 년간 기획예산처·기획재정부에서 경제예산심의관·재정관리관 등 재정 관련 부서를 두루 거치고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이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을 역임하면서 재정 분야 전문성을 쌓아온 점이 제시됐다.

특히 2006년에 국내 최초 장기국가 비전인 ‘비전 2030’ 입안 참여를 통해 복지 분야 재정투자 전략을 마련하고 연금‧건강보험 재정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 등 보건복지 분야 정책에 관한 공직 경험이 있다는 점을 감암했다.

아울러 5월부터는 복지부 제1차관 및 복지부장관 직무대행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보건복지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해 왔으며 촘촘하고 두터운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 복지·성장 선순환을 위한 복지 투자 혁신 및 연금개혁 등 복지의 지속가능성 제고, 일상 속 코로나19 대응 및 정밀화된 표적 방역 추진, 필수의료 확충 및 의료취약지 대책, 글로벌 바이오헬스 중심 국가 도약을 위한 보건산업 집중 지원 등 보건·복지 분야의 주요 현안에 대한 후보자의 정책적 비전과 추진 의지를 고려할 때 복지부장관직을 수행할 자격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규홍 장관은 취임사에서 “윤석열 정부의 첫 번째 복지부장관이 돼 기쁜 마음과 무거운 책임감, 사명감을 동시에 느낀다”며 “국민이 보다 따뜻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보건복지 정책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조 장관은 이어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의료를 확충하겠다”며 “중증 및 응급 수술 분야에 공공정책수가를 도입해 언제 어디서나 적시에 이용할 수 있는 필수·공공의료체계를 확충하겠다”고 덧붙였다.
 

<11월> ‘제17회 병원 의료정보화 발전 포럼’ 및 ‘KHC 2022’ 열기 후끈

11월은 대한병원협회가 주관하는 2개의 큰 행사가 코로나19 이후 오랜만에 대면으로 개최돼 이목이 쏠린 달이다.

11월 18일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 대강당에서 열린 ‘제17회 병원 의료정보화 발전 포럼’과 11월 29일과 30일 양일간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개최된 ‘Korea Healthcare Congress 2022(KHC 2022)’가 그것.

병원 의료정보화 발전 포럼에는 병원의료정보(정보보안), 보건의료정보관리(의무기록), 원무·법무 관련 책임자·담당자 등 약 1,000명이, KHC 2022에는 국내외 병원 관계자 1,300여 명이 참여해 대성황을 이뤘다.

우선, 병원 의료정보화 발전 포럼은 병협이 회원 병원 의료정보화에 필요한 실질적인 정보 교류 협력의 장을 위해 매년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는 최근 정부 보건의료 정보화 정책 방향 및 정보보호 기술 동향 등이 다채롭게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이날 포럼은 △의료정보 보안 정책 및 개인정보보호 정책 방향 및 주요 쟁점 △개인정보보호 자율규제단체 자율점검표 작성 방법 △의료기관 개인정보 보호조치 방안 및 병원 사례 △의료정보 및 개인정보 관련 기술 동향 등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의료분야 개인정보보호법 쟁점과 과제(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개인정보보호 정책과 향후 과제(정유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자율보호정책과 행정사무관) △의료기관 정보보안 추진 정책(김종덕 보건복지부 정보보호팀 사무관) 등이, 2부에서는 △개인정보보호 자율규제단체 항목별 자율점검 교육(옥은택 한국인터넷진흥원 전문강사) 등이 발표됐다.

3부는 △개인정보 관리적 보호조치를 위한 처리방침 및 동의서 작성(이기춘 병원정보보안협의회 간사) △개인정보 기술적 보호조치를 위한 접속통제 및 접속기록의 위변조 방지(김성구 병원정보보안협의회 교육분과장) △의료기관에서의 외부자 보안(황연수 분당서울대병원 팀장) △수술실 CCTV 개인영상정보 기술적 보호조치 방안(장연태 우경정보기술 본부장) 등의 특강으로 이뤄졌다.

끝으로 4부에서는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 소개 및 의료기관 데이터심의위원회 운영사례 공유(김희정 한국보건의료정보원 부장) △의료기관 사이버 침해사고 주요 원인분석 및 대응 방안(김태균 진료정보침해대응센터 선임) △랜섬웨어 사고 예방을 위한 대응 방안(최재우 에스케어 기술이사) △글로벌 의료분야 주요 사이버위협 동향 및 보안성 개선과 대응 방안 제시(김승준 맨디언트 상무) 등의 강의가 진행됐다.

행사 준비를 총괄한 유경하 병협 부회장 겸 정보화추진위원장(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장)은 “데이터 기반 사회로 변화해가면서 개인정보는 더이상 특정 분야의 전유물이 아니라 삶의 전반을 아우르는 핵심요소로 자리매김했다”며 “미래 정보화 사회는 개인정보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고, 병원에서도 개인정보보호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기”라고 언급했다.

윤동섭 병협 회장은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은 다양하고 방대한 정보를 습득하게 하면서 업무처리 능력의 획기적인 향상을 가져온 반면, 축적된 정보에 대한 엄격한 보안관리를 요구하는 시대를 앞당겼다”며 “의료기관에서 생성되는 진료 등을 통한 건강정보들은 민감한 개인정보가 집약돼 있어 정보 유출에 대한 엄격한 통제와 관리는 필수가 되고 있으니 이번 포럼이 병원 현장에서 가장 효과적인 보안 조치 방법과 환자 정보관리를 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되는 소중한 정보 교류의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KHC 2022는 ‘뉴노멀을 넘어, 업노멀로!(Beyond the New Normal, Towards the Up-Normal!)’를 주제로 열렸다.

병협이 2010년부터 매년 개최해 올해로 13회째를 맞은 KHC는 세계적으로 저명한 병원경영 전문가는 물론 보건의료 분야의 석학을 초청해 진화하는 병원 및 병원산업의 최근 동향, 병원경영 기법 등 병원 관련 최신 지식을 국내에 누구보다 빠르게 알리고 전파해 의료문화 창달을 이끌어 왔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번 KHC 2022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뉴노멀 시대 속에서 의료기관은 어떻게 대응하고 변화했는지 살펴보고, 뉴노멀 시대를 지나 찾아올 새로운 물결과 미래를 예측해 향후 의료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 및 대응책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됐으며 정춘숙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 데보라 보웬 국제병원연맹 회장 등이 축사를 전했다.

윤동섭 회장은 “KHC는 1985년부터 25년간 진행한 병원관리종합학술대회가 근간이 돼 급변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을 선도하고 경쟁 우위에서 병원인들의 질 향상을 도모, 이제는 아시아 최대 국제학술대회로 자리매김했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이왕준 조직위원장도 “이번 KHC 2022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대면 진행되는 만큼 이전 대회보다 더 충실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아시아 최대 병원경영 학술대회로서 한 단계 더 상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자신했다.

KHC 2022는 3년 만의 오프라인 대회라는 기대감에 걸맞게 HII(Healthcare Industry & Insight) 특별세션, 기조발표, 주제발표, 패널토의, 포럼(4개), 분과발표(16개) 등 다양한 주제가 다뤄졌다.

아울러 지난해 신설돼 올해 2회째를 맞은 ‘KHC AWARDS’에 최종 선정된 총 9편의 병원혁신 우수사례에 대한 시상식이 거행됐는데, 대상은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는 병원혁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혁신사례를 시도한 ‘잘하고 있어(평택박애병원 홍보팀 김환기·이윤지)’에게 돌아갔다.

한편, KHC 2022와 함께 동시 개최된 ‘2022 병원의료산업전시회’는 혁신적인 IT 기술을 바탕으로 진보하고 있는 병원의료산업의 현주소를 직접 체험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를 대비하는 의약산업의 놀라운 변화상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
 

<12월> 필수의료 살리기 지원대책안 공개

12월은 보건복지부가 대한병원협회·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와 논의·검토한 ‘필수의료 살리기 지원대책안’을 공개한 달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의료기관 진료역량 강화를 위해 40곳의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수술과 시술 등 최종치료 역량을 갖추도록 중증응급의료센터로 전면 개편된다.

권역심뇌혈관센터 14개소도 기존의 예방·재환 중심에서 고난도 수술 등 전문치료 중심으로 기능을 재편한다.

한정된 의료인력과 의료기관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역 내 의료기관 간 협력체계도 공식화한다.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지역별 응급의료자원을 조사하고 응급질환별로 수술, 처치 등 최종적인 치료가 가능한 의료인력, 의료기관 등을 사전에 파악해 업데이트하는 ‘응급전원협진망’ 시스템을 강화한다.

의료진, 의료기관 간 협진망을 가동해 신속한 전원을 실시하고 환자가 골든타임 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다.

질환별 전문의의 병원 간 순환교대 당직체계도 운영한다.

의료기관이 순환교대 당직체계를 가동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119 등과 공유해 환자 발생 시 신속히 해당 당직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분만·소아 진료 접근성 강화를 위해 모자 의료전달체계를 산모와 신생아의 중증도·위험도를 중심으로 개편해 안전한 분만과 치료를 돕는다.

현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와 ‘신생아 집중치료 지역센터’를 권역에서 지역 모자의료센터로 개편해 중증도에 따라 역할을 분담하고 치료를 연계해 지역 내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체계를 갖춘다.

소아암 진료체계도 지역 중심으로 새롭게 구축하기 위해 소아암 지방 거점병원을 신규로 5개소 지정해 집중 육성하고 기존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등과 연계해 치료와 회복을 위한 협력 진료를 활성화한다.

중증소아의 재택치료 대상을 기존 18세 이하에서 24세 이하로 확대하고 재택치료 중 긴급한 입원사유 발생 시 보호자가 없이도 단기 입원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정부는 필수의료 활성화를 위해 공공정책수가 도입을 통해 적정 보상을 실시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뇌동맥류·중증외상 등의 응급 수술·시술에 대한 가산율을 평일 주간 50%에서 100% 가산하고, 평일 야간과 공휴일 주간은 현행 100%에서 150%로, 공휴일 야간은 150~175%로 현행보다 1.5~2배 인상한다.

아울러 응급실에 내원한 중증 환자의 신속한 후속 진료 연계를 위해 응급전용입원실 관리료를 신설한다.

특히 중증응급질환별 진료 가능 정보를 기반으로 의뢰‧전원하는 체계를 구축하며 이에 대한 적정 보상도 실시할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중증질환 치료 지원 확대를 위해 상대가치점수 체계를 개편해 의료인력 업무 비중이 큰 입원·수술 분야의 수가를 인상한다.

고난도·고위험 수술의 추가 보상도 이뤄지며 의료기관의 중증환자 진료환경 개선을 위해 중환자실 자원 확충에 대한 보상을 강화한다.

상급종합병원이 중증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중증진료 성과를 보상하는 시범사업도 실시하며 중증 희귀·난치 질환 치료제·항암제 등의 신속한 건강보험 적용과 보장성 확대를 추진한다.

정부는 지역 분만진료 기반 유지를 위해 시설·인력 기준을 충족하는 분만 의료기관과 의사에 대한 보상을 대폭 강화한다.

광역시를 제외한 전체 시군구에 현행 분만수가의 100%를 ‘취약지역수가’로 지급하고, 불가항력 의료사고 관련 분쟁·보상과 관련된 산과의 부담을 고려해 현행 분만수가의 100%를 ‘인적‧안전 정책수가’로 추가 지급한다.

특히 감염병 위기 상황에는 감염병 정책수가(현행 분만수가의 100%)를지급한다.

중증 소아환자 진료기반 유지를 위해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의 적자를 사후 보상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소아 환자에 대한 재택치료와 단기 입원에 대한 보상도 강화한다.

이와 함께 ‘병상수급 기본시책’을 수립해 지역 특수성 및 병상수급 현황을 분석·관리해 나갈 방침이다.

지역 의사 부족과 필수분야 의사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의사 인력 공급 확대도 추진할 예정이나 다만 의대정원 확대 추진은 의료계 단체와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협의키로 합의한 바 있어 의정협의체를 통해 논의 재개를 추진할 예정이다.

신응진 병협 정책위원장은 공청회에서 건강보험 재정 지속가능성 확보에는 공감하지만, 선의의 의료기관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어야 하며 권역응급의료센터·권역심뇌혈관센터 지정 확대로 지방과 중소병원의 의료인력 이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탄력적인 기준을 적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 위원장은 이어 “오늘 공청회를 시작으로 정부에서 마련한 추진 과제들이 의료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세밀하게 협의·추진해 나가길 바란다”며 “중증과 소아뿐만 아니라 다른 의료분야의 필수적 기능이 유지되기 위해 개선돼야 할 사항도 함께 발굴해 추진해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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