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C 2022] 투자자들이 보는 헬스케어 비즈니스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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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C 2022] 투자자들이 보는 헬스케어 비즈니스의 미래?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2.11.29 2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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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I(Healthcare Industry & Insight) Session

[KHC 2022]HII(Healthcare Industry & Insight) Session

◆ 좌장: 백남종 분당서울대병원장

◆ 패널: 이승우 데브시스터즈벤처스 투자팀 상무이사

           김호민 스파크랩 공동대표

           김치원 카카오벤처스 상무이사

           차만영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바이오헬스케어그룹 파트너

           김충현 미래에셋증원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

HII(Healthcare Industry & Insight) Sessionⓒ병원신문
HII(Healthcare Industry & Insight) Sessionⓒ병원신문
백남종 분당서울대병원장(좌장)
백남종 분당서울대병원장(좌장)

좌장: 먼저 코로나 때 굉장히 왕성했던 헬스케어 분야의 투자가 올해 들어서 전 세계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패널들은 언제쯤 투자가 재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하시는지 그리고 또 이렇게 투자가 위축될 때는 소위 투자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되고 투자를 받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리한 입장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 헬스케어 분야에도 여러 분야가 있을텐데 각 투자하시는 분들의 입장에서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우선순위를 구성을 하고 또 그 이유는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이승우
이승우

이승우: 그동안 헬스케어 투자가 사실 최근 몇 년 동안 활발하게 이루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세가지 이유에서 헬스케어 투자가 활발히 일어날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을 합니다. 첫 번째는 바이러스와 방역, 두 번째는 비대면, 세 번째는 풍부한 유동성이 기반이 됐던 유동성이라는 키워드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부터 사실 투자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제 이런 위축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그 세 가지 키워드에 대한 재평가가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마스크를 쓰는 게 일상화되어 있지만 외국 같은 경우는 마스크를 벗어버리면서 위드 코로나 시대로 넘어가, 이제 세 가지 키워드 중에 두 가지 키워드에 대한 재평가가 일어나고 많은 거시적 변수들이 생겨나면서 유동성마저도 위기가 오고 있습니다.

저는 투자자로서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이 투자자의 시계가 다시 돌아오는 것은 머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숨 고르기 아니면 이제 재평가의 시기는 매우 혹독하게 올 거라고 생각됩니다. 아무래도 그 많은 기업들이 사실 키워드를 이유로, 어떤 실질적인 비즈니스보다는 단순한 순간적인 키워드에 초점을 맞춰 많은 투자들을 받았다면 그 투자를 통해서 어떻게 실질적인 수익을 만들어내 냐가 이제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 같습니다. 수익을 만들어내는 회사들을 집중적으로 보는 그런 시점들이 다가오고 있어, 아마 내년 정도는 조금은 힘든 한 해가 될 것 같고 내년 말이나 내후년부터는 다시 혹독한 겨울을 살아남은 회사들에게 많은 투자들이 일어나지 않을까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개인적으로 이같은 혹한기에 투자자로서 어떤 회사에 투자를 해야하는지에 관심이 있고 그런 관심들 가운데서 아까 말했던 그런 키워드들이 지금 이런 헬스케어 시장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져오고 있다고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것은 결국은 2000년대 디지털 카메라와 필름 카메라가 구분된 것처럼 2010년도에는 디지털 카메라가 그냥 일반 카메라였고 지금은 카메라라는 게 이제 스마트폰의 하나의 기능에 불과하다고 생각이 되는 것처럼 지금의 헬스케어 시장도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들이 사실 각각 카메라라는 기능을 기반으로 회사들이 만들어지고 태어나고 투자도 받고 성장도 하고 있다고 생각이 되는데 이게 과연 어떤 식으로 변화될지 저도 굉장히 궁금합니다.

실제로 우리가 시장이나 지금 여기 계신 헬스케어 종사자 병원 종사자분들께서 받아들이는 그 입장에서 아마 많은 변형들이 일어날 것 같고 이제 그 카메라 회사들도 소니처럼 디지털 카메라에 많이 집중을 해서 성장을 했던 상황이고 아니면 폴라로이드처럼 어떻게 보면 기존의 아날로그 플레이어가 이제 휴대용 프린터 등을 만들어서 또 순간적으로 이익을 창출했던 회사들도 있는 것처럼 저는 특별히 지금 이런 시기에서 아이폰 같은 어떻게 보면 진짜 슈퍼 앱이라고 불리거나 모든 것을 통합할 수 있는 걸 찾는 건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그런 작은 회사들 소니가 됐든 아니면 폴라로이드처럼 기존의 플레이어가 변화를 통해 작은 시장의 위너가 되는 작은 회사들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김호민
김호민

김호민: 스파크랩에서는 여러 가지 메디테크 쪽에 그리고 B2B 클라우드 컴퓨팅 쪽에 있는 많은 솔루션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혹한기가 아니라 빙하기로 솔직히 많은 바이오 회사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굉장히 힘든 상태에서는 당연히 바이오 회사들이 어떻게 보면 취약하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가장 많이 관심을 갖고 보고 있는 게 데이터입니다. AI로 B2B를 돌리다 보면 솔직히 많은 어떤 양질의 데이터가 필요한데 아직까지 바이오 쪽에서는 데이터가 많이 파편화돼 있어 B2B,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회사들이 수익성을 내기 힘들지만 우리는 이것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이오 회사들이 솔직히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정부 과제나 어떤 아웃소싱을 해야하는데 속된말로 앵벌이를 해야하는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2024년 초가 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빙하기에 남은 회사들이 투자를 받을 것입니다.

김치원
김치원

김치원: 먼저 투자 재활성 시기는 다들 의견이 비슷하신 것 같습니다. 2024년에 살아날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는데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내년까지는 좋아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주식시장이나 경기가 얼마나 살아나느냐가 가장 큰 변수일 텐데 그거를 제외하고도 어떤 벤처캐피탈 내부의 사정을 좀 들여다보면 예를 들어서 이제 저희가 벤처들이 투자한 돈의 가장 적지 않은 부분은 국가 모태 펀드로부터 나오는 돈이 적지 않은데 당장 올해 하반기만 해도 모태 펀드로부터 어떤 돈을 받게 되면 이걸 바로 그냥 그대로 쓰는 게 아니라 일단 다른 곳에서 돈을 더 끌어와서 펀드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서 모태 펀드가 돈을 받은 것만 들어오면 바로 투자 펀드 결성이 안 되고 다른 돈이 들어오는 것까지가 돼야 하는데 그게 안 돼서 모태 펀드에 다시 돈을 반납해야 되는 경우가 지금 30% 이상 나왔다고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당장 국가에서 그나마 돈을 주고 있지만 그걸 가지고도 펀드 결성 자체가 안 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게 근래 현상입니다. 아마 뉴스에서도 보셨겠지만 내년에는 그나마 그 모태 펀드 자체도 줄어들기 때문에 그렇다면 내년에는 펀드 결성은 당연히 또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 아마 벤처 캐피탈 입장에서는 투자 자체가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 당연히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주식 시장이 풀리거나 그런 민간에서 돈을 대줄 IPO들이 좀 많이 나올 수 있는 시점이 나와야될 텐데 그러려면 결국은 경기 자체나 주식 시장이 같이 좋아지는 것이 동반되지 않고서는 힘들 것 같고 그렇다면 최소 2024년 초는 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헬스케어 분야 중에서 저희 또는 우리 회사가 투자하는 우선순위에 대한 질문도 주셨는데 우리 회사는 카카오 자회사이기 때문에 회사의 특성상 투자할 수 있는 대상은 반드시 IT 기반이라는 전제가 붙습니다. 우리는 바이오 신약은 투자하지 않고 다만 디지털 헬스케어는 유전체 쪽을 많이 투자를 하고 AI 신약까지는 투자를 할 수가 있습니다.그래서 우리는 이제 다른 헬스케어 투자사들에 비해서는 조금 범위가 좁은 편입니다.

문제는 헬스케어 서비스 쪽들은 기본적으로 헬스케어는 다들 잘 아시는 것처럼 로컬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그 나라, 특정 국가마다 상황에 다 맞춰서 제품을 출시하지 않으면 해외로 진출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 인공지능이라든지 이런 분야들은 제품만 잘 만든다면 해외 진출도 충분히 염두에 둘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쪽으로는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반면 관심이 좀 덜한 편은 디지털 치료제 쪽입니다.

왜냐하면 디지털 치료제는 해외 진출이 용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며 제일 큰 이유는 해외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인지 행동 치료 같은 경우에 이미 미국 같은 나라에서도 인지 행동 치료에 기반을 두고서 불면, 우울증, 불안장애 치료제를 이미 개발해 놓고서 FDA 허가까지 받은 제품이 아주 많은데 사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 받은 디지털 치료제가 단 하나도 안 나오고 있는데 과연 우리가 이 정도 후발 주자로 미국 가서 팔 수 있을 것이냐라고 한다면 저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물론 그 안에서도 특정한 강점을 가진 회사들은 가능할 것 같지만 그런 일반적인 인지행동 치료에 기반을 둔 디지털 치료제라든지 이런 계열들은 확장성이 떨어질 거라고 봐서 개인적으로는 보수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차만영
차만영

차만영: 현재 2022년 말 현재의 상황을 좀 보게 되면 실제 펀드 조성도 조금 쉽지 않습니다. 민간자본이 모이는 게 모태 펀드를 딴다고 해도 펀드를 조성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까지 이 분야 투자시장이 좀 위축이 됐고 유동성이 그만큼 많이 감소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상장 자체가 예전만큼은 쉽지 않은 상황이고 상장했을 때 회사의 시총도 예전보다 더 까다로워서 더 낮은 수준으로 상장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결국 투자를 했을 때 뭔가 좋은 투자 성과를 만들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또다시 민간자본이 이쪽 투자시장으로 들어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앞에서 패널들이 말씀 주신 것처럼 저도 시기는 좀 비슷합니다. 우선 내년에도 미국에서 금리가 계속 어느 정도는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오늘 아침 뉴스에서 나오는 것처럼 내년까지는 좀 금리가 높은 기조로 유지될 거고 그러면 계속 이쪽 민간자본에서의 유동성은 계속 이슈가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2024년 이후에 나름 투자시장이 좀 풀리지 않을까라고 저희도 예측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포트폴리오의 우선순위를 말씀을 드리면 저희 쪽에서는 우선은 바이오 헬스케어에 대한 전반적인 분야는 다 검토는 하고 있습니다. 신약도 보고 의료기기도 보고 디지털 헬스케어 쪽도 다 검토는 하고 있는데 저희가 보는 가장 큰 부분은 우선 신약하고 의료기기입니다. 현재 우리가 투자하는 단계에서 어떤 돈을 매출로 만들 수 있는 회사를 검토하기는 쉽지 않지만 조금은 이런 메디컬 언맷니즈(Unmet needs)를 잘 파악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대로 제시하면 우리는 조금 많이 열려 있는 편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김충현
김충현

김충현: 투자를 좀 단순화시켜서 얘기해 보면은 바이 로우, 셀 하이(buy low, sell hight)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게 사실 투자인데 그러면 투자 환경이 왜 어려워졌냐 생각해 보면 둘 중에 하나가 어려워졌거나 두 개가 다 어려워졌거나 그렇겠죠. 바이 로우는 많습니다. 지금 싼 게 널려 있습니다. 지금 투자 환경이 어려워진 거는 셀 하이, 즉 비싸게 파는 게 힘들어졌다는 상황입니다. 그러면 파는 방법이 뭐가 있느냐 생각해 보면 크게 두 가지입니다. 주식시장의 IPO로 상장을 시키든가 아니면 인수합병(M&A)를 하든가. 그런데 이 두 가지 방법이 다 어렵기 때문에 지금 어려운 겁니다.

그렇다고 하면 이 두 가지 방법이 언제 좋아질 것이냐 이게 관건일 텐데, 일단은 IPO 같은 경우에는 사실 주식시장이 좋아져야 됩니다. 굉장히 어려운 문제죠? 사실 저희가 이 시점을 얘기해 드리기 굉장히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내년 하반기 정도의 실물경기가 회복되는 걸로 많이들 보시는 것 같아요. 주식시장은 아무래도 상반기 정도에 상승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보고 있습니다. 이제 주식시장이 살아나게 되면 IPO가 살아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되면 이런 비상장 투자 쪽이 활성화될 수 있죠. 두 번째는 인수합병입니다. 사실 헬스케어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투자 전략은 인수합병입니다. 사실 우리 회사에서는 작년에 올해 인수합병이 굉장히 활성화될 거라고 봤는데 오히려 인수합병 활성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사고 싶은 사람은 여유가 많은 상황이고 팔고 싶은 사람은 원래 ‘내 가치가 이 정도인데 내가 어떻게 이 가격에 거래를 하냐’ 이런 상황이 유지가 됐던 겁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IPO 주식시장의 어떤 회복에 의한 투자 환경의 회복보다도 인수합병이 조금 더 회복이 되면서 이에 따른 투자 시점의 회복을 우리는 더 보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사실 조심스럽지만 내년에는 인수합병을 중심으로 조금씩 시장이 회복해 나가지 않을까 전망합니다.

그리고 투자가 우선순위는 자산 배분 관점에서 본다면 올해는 굉장히 특이했던 것 같습니다. 헬스케어가 다 안 좋았고 의료기기도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유일하게 좋았던 영역을 보면 빅파마 중에서도 백신에 대한 비중이 작았던 기업들 예를 들면 릴리 같은 그런 기업들이 되게 좋았었는데 반대로 얘기하면 빅파마를 제외한 대부분 영역에서 좋지 않았던 것인데 이런 기조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 같고 여전히 빅파마 위주의 시장으로 갈 거라고는 봅니다.

좌장: 비슷한 질문인데 일단은 투자자의 입장이나 시점에서 투자를 많이 하고 계시는데 어떤 기업은 투자를 받는데 어떤 곳은 성공하고 또 어떤 곳은 어렵고 그렇습니다. 그래서 나름 어떤 기준을 갖고 투자를 하는 것으로 판단을 하시는지 각 투자사의 성공사례를 공유해 주십시오.

김호민: 우리도 블루포인트처럼 제일 초기에 투자를 많이 합니다. 대학에서 연구를 많이 하는 회사들 위주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투자를 결정할 때는 자산을 보지 않고 오로지 팀만 보고 투자를 합니다. 근데 팀에서 팀의 구성이 제일 중요하다 생각하고요. 얼마나 시간과 돈을 정량적으로 세이브할 수 있는지 설명할 수 있는 회사들이 우리한테 투자를 많이 받습니다.

예를 들어서 원래는 이 프로세스가 몇 시간이 걸리고 돈이 얼마나 들었는데 우리 프로세스가 있으면 시간을 얼마나 세이브하고 돈을 얼마나 세이브하는 방식입니다.

김치원: 우리도 초기 투자를 많이 합니다. 다른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그냥 우리 회사 특징이 그렇기 때문입니다. 다만 우리가 한번 투자했던 회사가 후속 투자를 할 때 우리가 따라가기는 합니다. 기본적으로는 팀이 가장 중요합니다.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전문성부터 시작해서 하다못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을 때 또 이분이 얼마나 매력적인 분인가 이런 것까지 많은 것을 따지게 되는 것 같고 결국은 얼마나 좋은 팀이 얼마나 좋은 일을 하느냐는 건데 아까 김호민 대표님께서도 어떤 어떤 걸 세이브 할 수 있는지 가치에 대한 말씀을 해 주신 것 같아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이게 창업자분들께서 심지어는 대학병원 교수님들까지를 포함해도 이게 필요성을 만족시키는 제품이 결국 시장에 나오려면 식약처에서 의료기기 인허가를 받는 건 당연한 거고 거기에 더해 보험으로부터 가치를 인정 받아야 되는 건데 문제는 필요성이 있다고 그게 반드시 보험이 생각해 주는 가치랑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꽤 높다는 부분에 대한 고려가 좀 부족한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게 필요하다고 해서 무조건 보험이 보상해 주는 건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우리들이 잘 아는 것처럼 소비자가 자기 돈 내고 살 가능성은 더 낮은데 가치 창출이라는 점에서 고민이 많이 필요하다, 적어도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런 가치적인 측면을 잘 만든다고 보는 회사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입니다마는 제가 2세대 인공지능이라고 부르는 회사들이 이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어떤 의미로 붙인 이름이냐면 기존에 있었던 의료 인공지능들은 대부분이 인공지능 학습을 시켜야 합니다. 그냥 딱 엑스레이만 놓고서 영상의학과 의사가 여기 뭐가 이상하다 이런 걸 표시해 주시면 그 답만 가지고 학습을 시켰고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 한계들이 있었는데 최근에 저희가 투자했던 회사 중에는 이종 데이터들을 결합시키는 경우가 나오고 있습니다. 심전도 같은 데이터가 있었을 때 그 환자에게 나중에 최종적으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나오는 데이터까지 결합을 시키게 되면 심지어 의사가 보기 힘든 것도 잡아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시경 같은 경우에도 내시경을 단순히 의사가 눈으로 본 것만 할 것이냐 아니면 거기서 조직 검사한 데이터까지 붙일 수 있을 것이냐, 저는 조직 검사까지 붙이게 되면 훨씬 정확도도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순수한 데이터 자체만 가지고 보던 것만으로는 확실히 좀 가치가 부족할 것 같고 그걸 넘어서는 종류의 인공지능 회사들에 이미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차만영: 아무래도 저희도 마찬가지로 초기 투자를 하다 보니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어떤 메디컬 필요성을 해결할 수 있는 부분과 그에 대한 솔루션 그리고 이를 해결할 팀을 가장 많이 보게 됩니다.

근데 이게 아무래도 초기 투자다 보니까 ‘투자를 받으면 내가 팀을 꾸릴게’이런 말씀들을 많이 하세요. 신약을 해보겠다고 해가지고 어떤 타깃이나 물질까지는 교수님들이 되게 잘 찾아요. 그러나 실제로 신약을 만든다고 하는 것은 사이언스 부분도 중요하지만 허가적인 측면을 계속 고려하고 그 허가를 받기 위해 필요한 연구들로 계속 채워나가는 부분이 신약 개발의 가장 큰 흐름이라고 보는데 그런 부분은 하지 않고 그냥 사이언스만 아시는 분들이 신약을 하시겠다고 합니다. 아니면 또 의료기기를 한번 만들어보겠다 하시는데 의료기기도 신약과 마찬가지로 허가적인 허들을 어떻게 넘을 것인지가 중요하고 그 구분을 해결하면 그다음으로는 마케팅에 대한 고민, 이런 퍼즐을 하나씩 맞춰야 합니다. 다시 말해 어떤 명확한 계획이 있거나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투자자는 더 긍정적으로 검토가 진행됩니다.

김충현: 일단 저는 투자를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첫 번째 질문은 제가 답변드리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제가 분석을 어떨 때 시작하느냐 이걸로 바꿔서 얘기를 해보면 일단은 시총으로 따지면 1조원 이상 정도 되는 기업이 너무 좋고 어느 정도 형태가 갖춰져 있어야지 분석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바로 갓 상장한 기업들에 대해서는 저는 웬만하면 한 1~2년을 지켜보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다들 아시겠지만 AI기업들 작년과 재작년에 굉장히 많이 상장을 했는데 최근 주가를 보면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식시장 관점에서는 어느 정도 형태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면 투자하실 때 도움 될 만한 얘기를 드리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제가 얘기를 해보면 지금 실감하기가 어려운데 미국은 사실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헬스케어 시장의 50% 가까이를 차지하는 굉장히 독특한 국가인데 미국에서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 의료진의 부족입니다.

의료진이 굉장히 부족해요. 병원을 그만두는 의료진이 많다보니 병원 입장에서는 그 대응 방식으로 의료진을 계약직으로 고용하게 됩니다. 그럼 병원은 어떻게 되죠. 인건비가 또 올라가겠죠. 계약직을 고용하니까. 이 상황이 지금 계속 악순환이 되고 있어요. 반면 계약직으로 전환한 사람들은 굉장히 좋습니다. 왜냐하면 아시다시피 얼마나 격무에 시달리십니까 근데 계약직으로 전환하는 순간 워라밸이 상당히 좋아지고 임금도 올라가요. 그러다 보니까 이 고리가 끊기지가 않습니다.

특히 간호사 직종에서 이같은 현상이 심한데 병원 입장에서는 간호사를 구하기 위해 구인 광고를 내고 더 비싼 임금으로 사람을 모집합니다. 그런데 병원에서 수술이나 진단 이런 부분이 의료진이 부족하다보니 지연이 되고 이 때문에 의료기기도 매출이 나오지를 않습니다. 이런 현상이 지금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본적으로 의료기기 회사들이 전체적으로 지금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반대로 얘기하면 좀 힌트가 있죠. 의료진의 영역을 다소 최소화할 수 있는 기업들, 그래서 최근에 반등하는 기업들은 인튜이티브 서지컬이라는 기업 등이 있죠. 근데 그 업체 같은 경우에는 서전을 줄인다기보다는 스텝인력을 좀 많이 줄일 수 있는 효용성이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인력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부분에 많이 반응을 하는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는 바이오테크는 사실 좋지는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파이프라인이 2~3개 이상이거나 특수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는 기업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최근에 가장 핫한 파이프라인이라고 한다면 당뇨와 비만으로 연결이 됩니다. 최근 우리나라에는 삭센다보다 더 괜찮은 데이터를 가진 약들이 지금 서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쪽과 관련된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는 업체들이 최근에 주목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좌장: 최근 들어서 병원에서 창업을 하시는 분들도 많고, 또 기술이전 등이 서서히 증가하고 이같은 방향으로 가려는 추세가 굉장히 강합니다. 이제 병원에서 회사를 직접 만들어서 투자를 하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 도움이 될 만한 의견을 주신다면?

차만영: 우선 교수님들의 경우에는 상당히 많은 아이템들을 가지고 계세요. 실제로 연구를 통해 좋은 논문들을 발표하신 분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이거 가지고 뭔가 새로운 플랫폼을 만드신 분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리고 실제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서 이걸로 어떤 약을 한번 내가 만들어보겠다. 아니면 의료기기를 한번 만들어보겠다, 이런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리고 어떤 AI 이미지를 이용해서 뭔가 새로운 진단을 해보겠다라고 하시는 교수님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해당 영역에 대한 전문가분들과 같이 협업을 하시는 게 사업의 어떤 영역이나 진행에 크게 도움이 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모든 분야를 혼자 다 하실 수는 없어요.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아이템들을 너무 숨기지 말고 오픈을 해야 파트너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항상 하시는 말씀이 그런 사람은 못 찾겠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처음으로 회사를 직접 해보겠다라는 어떤 그런 강한 의지 때문에 다른 분들과 함께하지 않는 분들이 좀 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처음부터 모든 걸 다 혼자하려고 하지 말라고 조언을 해드립니다. 그리고 투자를 받으면 협력자가 생긴다, 파트너가 생긴다고들 이야기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회사도 예쁘게 만들어야 회사도 예쁘게 유지가 됩니다. 이같은 부분을 고려하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치원: 병원 교수님들의 창업은 2가지 정도 장점이 있습니다. 하나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워낙 그 분야 전문가이기 때문에 필요성에 대해 당연히 잘 알고 있습니다. 또 기술적인 것에 대해서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은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이게 일반 창업과는 다르게 병원 교수님들은 아무래도 본인 스스로가 수요자가 될 수 있다는 점 역시 또 다른 장점이 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하다못해 본인 주위에 있는 동료 교수나 학회에서 만나시는 분들만 해도 이 제품이 진짜 말이 되는 제품이라면 나중에 임상시험을 하더라도 이걸 쓸 수 있도록 만들 수 있고 안되면 본인 스스로 그냥 본인 병원에서 임상시험을 하는 등 테스트를 할 수 있는 기회 마련이 쉽습니다. 그리고 데이터에 접근할 때도 용이하고 교수님 창업이 아닌 회사 같은 경우에는 거꾸로 교수님 한번 만나는 것도 사실 힘듭니다.

반면, 심각한 단점들도 있습니다. 단순히 병원 교수님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일단 파트타임 창업을 하시는 경우가 많다보니 겸직 허가를 받아 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투자회사들은 사실 파트타임 창업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시겠지만 스타트업이라는 것은 정말 목숨을 걸고 해도 제대로 될까 말까인데 과연 이분들이 다른 일까지 다하면서 잘할 수 있을까라는 당연한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실제 우리 회사 같은 경우에는 그나마 헬스케어 쪽에서는 제가 좀 고집을 세워서 겸직하는 교수님들 회사에도 일부 투자하고 있지만 헬스케어를 제외한 나머지 영역은 사실상 교수님 겸직으로 만드신 회사에는 아예 투자를 안 하고 있습니다.

실제 꽤 많은 투자사들이 이런 겸직 창업은 정말이지 뭔가 독보적인 경우가 있지 않고서는 아예 창업 투자를 안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나마 바이오 같은 쪽은 워낙 어떤 사이언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매우 독보적인 사이언스를 가졌으면 좀 다를 수 있겠지만 보통은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우리나라 건강보험과 미국의 메디케어나 다른 보험사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고 미국 의료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고 거기서 우리가 무슨 가치를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니즈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제품으로 만들어서 좋은 회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은 요원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어떤 의료 현장에서의 필요성만 중요한 게 아니라 과연 전체 의료에서의 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아는 게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교수님들은 이미 다 허가를 받고 보험 적용을 받은 제품을 써보기만 한 입장이지 어떤 제품이 어떻게 보험을 적용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신경을 써보신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물며 이분들이 전문성이 너무 강하다보니 안 좋은 말로 곤조가 대단히 강하다는 것도 문제가 됩니다.

‘내가 최고 전문가인데 너가 뭐냐’ 약간 이런 모습을 보여주실 때가 드물지 않고, 나름 저는 의료계가 돌아가는 전체 판을 보는 사람인데도 제가 드리는 말씀이 다 틀리지는 않을 텐데 본인의 너무 강력한 전문성으로 이를 애써 무시하시는 경우를 보게됩니다. 제 말이 당연히 다 맞는 것은 아니지만 이 분들은 그냥 본인만의 세계에 너무 갇혀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 자체가 안 되는 분이구나라고 생각되면 당연히 투자를 받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유연성을 갖추는 게 필요할 것 같고 또 하나는 저희가 농담처럼 드리는 말씀이지만 갑 앞에서 무릎을 꿇을 수 있는 분이냐 아니냐가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다시말해 평생 안 해보신, 갑 앞에 가서 무릎도 꿇어야 되고 영업도 하셔야 되고 고개도 숙이셔야 되는데 과연 이분들이 그걸 해내실 수 있느냐 인데, 실제 만나봤을 때 그런 결이 전혀 안 나오는 교수님이 안타깝게도 꽤 많다는 겁니다. 적어도 그런 유연한 모습을 보여주시지 않으면 투자사 입장에서는 이분이 믿음직하게 잘 회사를 꾸려나갈 수 있는 분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기가 힘들겁니다.

김호민: 우리는 겸직하시는 분들에게도 투자를 많이 하는데 투자에 앞서 하는 약속이 영업을 하는 것입니다. 영업을 누가 할 거냐가 되게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결국 솔루션은 어떻게든 만들 수 있지만 결국은 마지막에 이걸 영업하실 분이 누구냐가 문제가 됩니다. 결국은 투자자, 유통망에 영업을 해야 되는데 이를 풀타임으로 뛸 사람을 구하는 게 가장 약합니다.

그래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를 대신하는 사람에게 지분을 줘야 하는데 많은 교원창업을 하시는 분들이 내가 다 만들었는데 그 사람 지분을 이렇게 많이 주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겁니다. 이 순간이 가장 이견이 많아 솔직히 매우 힘듭니다. 그래서 교원창업은 당연히 장점도 있지만 결국은 사이언스를 넘어서 영업할 때 그 주체가 누구인지, 영업 CEO가 누구냐를 결정하는 것이 교원창업의 가장 어려운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이승우: 저는 병원 창업의 장점은 필드를 안다는 것이고 단점은 앞에서도 말씀해 주셨지만 시야가 좁다고 명확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병원에서 창업한 기업을 적어도 한 15개는 투자한 것 같은데요. 제 경험에서 두 가지 조언을 하자면 첫 번째는 만약에 공동 창업하신다고 하시면 교수님이시니까 어쩔 수 없이 겸직을 하셔야 되잖아요. 같이 하는 파트너는 적어도 진짜 많이 만나보고 결정하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제가 병원에 계신 의대 교수님들 중에 공동 창업하셨을 때 처음에 나는 바쁘니까 대표를 못하고 너무 상업적인 것 같고 이러셨다가 지금 다 대표하고 계십니다. 같이 하시던 대표님들하고 싸우거나 그분이 함량 미달이거나 아니면 문제가 있다든가 이런 경우가 많아요. 파트너로 시작하는 건 정말 좋은데 그 대신에 확실하게 여러 차례 만나보고 결정하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결혼과 비슷한 거라고 생각이 돼요. 아시겠지만 저도 이제 결혼 한 10년차정도 되는데 이게 처음과 다르잖아요.

근데 이제 그런 느낌으로 사실은 생각했던 그대로 절대 안 갑니다. 이게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병원 창업을 했을 때 무조건 내가 ceo를 해야 되냐인데 CSO나 메디컬 오피서라든가 아니면은 파트타임으로 이사회를 한다든가 이런 식으로 창업에 대해서 많이 접근해 보시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을 합니다. 그게 병원 창업의 가장 큰 장점인 필드를 안다는 것을 살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추가적으로 그 회사가 잘 되면 경제적 이익도 얻으실 수 있습니다. 또 적극적으로 제안도 해보시고 컨설팅도 해보시면 내가 CEO가 될 수 있는 자질이 있는지를 판단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좌장: 제약 같은 경우는 삼성바이오나 셀트리온같이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이제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의료기기 쪽은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현재 국내에서 의료기기가 잘 활성화 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대안은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충현: 일단 저는 개인적으로 의료기기 쪽에서 글로벌 플레이어가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은 딱히 동의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약 같은 경우도 나눠서 볼 필요가 있는데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를 보면 확실히 글로벌 플레이어가 나온 것 같아요. 그리고 바이오시밀러 쪽에서도 나온 것 같습니다. 그러나 바이오텍이나 파마 쪽에서 본다면 사실 글로벌 플레이어라고 했을 때 특히 국내의 경우 제네릭 시장이 있기 때문에 매출 구조를 보더라도 우리나라에서 1조 넘는 기업들 많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이 내수 매출이지 글로벌 플레이어라고 하면 당연히 글로벌 시장에서 실적이 나와줘야 합니다. 바이오시밀러를 제외하고는 조금 더 분발해야 할 영역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제 의료기기를 수출 쪽에서 봤을 때 조 단위가 넘는 기업이 일단 2개가 있습니다. 진단 쪽에서도 2개가 나왔고 그 다음에 이제 치과 쪽에서도 올해 1조를 충분히 넘을 수 있는 기업이 나올 것 같습니다. 지금 보면 사실 조 단위가 넘지 않더라도 해외 수출 실적으로만 본다고 치면은 이미 글로벌 플레어라고 봐도 무방한 영역입니다.

특히 치과나 진단 그 다음에 미용 특히 이 세 가지 영역 대부분 비급여죠. 이 영역에 있어서는 더 추가적으로 말씀드릴 텐데 굉장히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이 영역에 한정해서는 우리나라에서도 글로벌 플레이어가 이미 등장을 했습니다. 굉장히 잘하고 있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내년이 변곡점이 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대부분 글로벌 시장에서 헬스케어 기업들이 성장한 스토리를 보면 특이하게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헬스케어는 기본적으로 규제 비즈니스이고, 그다음 의료 서비스 영역으로 들어가면 로컬화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뚫는 데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공룡 기업들이 인수합병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내년부터는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미국 본토 기업을 인수합병 해서 비즈니스화하는 원년이 됩니다.

예를 들면 에스디바이오센서 같은 경우는 미국에 있는 진단 회사 인수를 지금 진행 중에 있고 랩지노믹스라는 진단 업체도 미국에 있는 진단 실험실을 인수하려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런 기업들이 이미 등장을 했고 내년부터는 그것들이 가시화 될 수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 바이오텍 기술 이전에 비견될 만한 이벤트가 일어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합니다.

차만영: 먼저 왜 이런 질문이 나왔을까를 생각해 보면 지금까지의 어떤 창업을 하셨던 동료 교수님들이라든지 아니면 그런 케이스들을 이렇게 좀 보다 보면 신약 쪽은 왠지 투자를 잘 받는 것 같고 밸류도 잘 찍어주는 것 같고 그런데 의료기기를 한다고 하면 이상하게 투자도 잘 안 해주고 밸류도 생각보다 안 올라오고 이런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희 쪽에서 의료기기 쪽을 검토하다 보면 우선 아무래도 초기투자가 잘 안되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기존 플레이어들이 지금 너무 큰 회사들로 이쪽 시장을 잡고 있어 그 플레이어들을 비집고 들어가야 되는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실제 매출을 만들기 위해 병원에서 우리가 만든 제품을 사용하게 해야 되는데 과연 병원에서 바꿀까? 그리고 만약에 급여를 받는다고 하면 병원이 싸다고 해서 이를 바꿀 이유가 있을까? 조금 더 편하다고 바꿀까? 수술할 때 두 개를 쓸 걸 하나를 쓰게 만들어주면 이게 시장이 열릴까?라는 부분에 계속 의문점을 갖게 됩니다. 그러니까 실제 사용을 하시는 의사분들이 바꿀 정도로 어떤 원동력이 있는 그런 제품이 아니라 조금 뭔가 사용성을 개선한다든지 그러나 이를 바꾸려면 전체를 다 바꿔야 된다면 이게 과연 이 시장에서 뭔가 포션을 가질 수 있을까라는 식의 궁금증을 만들게 돼 투자까지 잘 연결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쪽은 어느 정도의 플레이어가 시장을 너무 크게 장악을 하고 있다라는 부분이 초기 투자를 받는 데 있어 조금 힘든 부분이 아닐까라고 생각됩니다.

김치원: 의료기기 중에서도 사실 따져보면 꽤 성장하고 매각까지 하는 큰 회사들이 많다라고 말씀을 주셨고 근데 결국은 이제 그 회사들의 성격을 보면 일부 예외는 있겠지만 그러니까 이게 결국 한국에서 기본적으로 돈을 좀 벌 수 있는 회사였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미용, 성형 같은 분야는 우리나라 피부가 워낙 잘하니까 거기에서 우리나라 기계를 만들었을 때, 꽤 좋으면 한국에서 어쨌든 팔 수 있고 임플란트도 예전에는 급여가 제대로 안 됐었으니까 치과의사들이 돈을 벌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이게 한국에서 아무런 기반 없이 해외를 간다라는 게 당연히 힘들 수밖에 없거든요. 근데 그렇게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회사들을 보면 결국은 국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이상 최소한의 어떤 기반을 가질 정도의 뭔가를 하고서 그게 이익이 됐건 아니면 어떤 증명이 됐건 그걸 가지고서 결국 해외로 나갔고 더 큰 회사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특히 비급여가 아닌 급여로 봤을 때 과연 우리나라에서 잘 팔릴 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면 그게 여전히 쉽지 않은 문제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일단 의료비가 너무 싸고 의사를 만나기도 쉬운 나라인데 어떤 비싼 헬스케어 제품이나 의료기기를 만들었을 때 과연 사용이 가능할 것인가입니다. 우리나라의 의료 수준은 또 대단히 높기 때문에 해외에서 제일 잘 나가는 건 이미 다 사용하고 있는데 그거를 잘 나가는 회사들이랑 경쟁해서 한국에서 쓰게 만들 수 있을 것인지는 대단히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우리도 투자를 해야 되고 스타트업 대표님들은 회사를 성공 시키야 된다면 결국은 처음부터 회사 아이템을 좀 잘 잡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현재로서는 아직은 급여 영역에서 한국은 좀 뒤처진 나라인 건 사실이고 그렇다면 결국은 그런 글로벌 회사들에게 어떻게 좀 붙어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처음부터 좀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이승우: 제약과 단순 비교는 어렵다고 앞에서도 많이 말씀해 주셨지만 저는 동일하다고 생각하고 다만 시장 진입 비용이라든가 이런 것은 다르다고 봅니다. 시장 진입 비용이 의약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고 한번 만들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어떤 회사 가치에 연연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 저는 이 말씀 꼭 드리고 싶은데 한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라면 저는 분명히 글로벌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의료 환경이 녹록치 않습니다. 앞에서도 나왔지만 우리나라는 모든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 제약회사들 모두가 관심을 갖고 있는 임상 테스트 배드로 사용됩니다. 그 다음으로 실제 대부분의 시술 수술 건수가 세계 최고를 달리기 때문에 상당히 높은 의료 환경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얻은 아이디어 가 저는 매우 중요하게 생각됩니다. 그럼 뭘 해야 될까요? 많은 투자금을 받아서 회사 가치를 높이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제품을 어떻게 빨리 시장에 진입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인허가 전략, 그다음에 특허 전략을 최대한 잘 셋업하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국 환경에서 쓰일 수 있다면매출이 나오고 그러다 보면 글로벌 회사들도 관심을 갖고 인수합병 제안이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HII(Healthcare Industry & Insight) Session 배경ⓒ병원신문
HII(Healthcare Industry & Insight) Session 배경ⓒ병원신문

좌장: 우리 주제인 ‘투자자들이 보는 헬스케어 비즈니스의 미래?’로 돌아와서 너무 길게 보지 마시고 5년 내에 우리나라 헬스케어 비즈니스 미래를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김치원: 5년 내에 의료기기에서도 더 좋은 회사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로벌사이즈의 바이오 신약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2015년 한미약품 이후 모든 레벨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돈도 들어오고 인재들도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5년이라면 투자자 입장에서도 좋은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만영: 우선 바이오 투자가 예전만큼 투자 대박을 만들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5년 정도 후면 어느 정도 유동성도 풀리고 꾸준한 성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충현: 성공의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국내 수가 시스템에서 벗어나면 됩니다. 여기에 따른 하위 전략이 대략 5가지 정도가 나오는데요. 첫 번째가 이제 ODM입니다. 생산을 해주고 브랜드는 그 회사 브랜드로 나가는 거죠.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기계 업체들이 굉장히 잘했던 모델입니다. 두 번째가 기술 이전입니다. 바이오텍이 2015년 이후에 등장하면서 육성될 수 있었던 것을 봐야 합니다. 그 다음 세 번째가 비급여죠. 국내 유수의 의료기기 기업들이 미용이나 치과 분야에 몰려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네 번째가 해외 직접 투자로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는 것이고 마지막 하나가 인수합병입니다. 내년이 개인적으로 굉장히 기대되는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이승우: 병원이 최근 한 5년 동안 창업 열풍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정말 다양한 종합병원을 가서 창업 관련 강의도 많이 하고 컨설팅도 많이 드렸는데 요새 다시 또 잠잠해지는 느낌입니다. 정부 과제가 아무래도 좀 줄고 정부의 기조도 바뀌고, 창업해도 별거 없더라는 생각도 많이 드셔서 그런 것 같은데요.

이제 병원은 창업이 트렌드가 아니고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을 합니다.

여기서 나오는 아이디어들은 사실 무궁무진하게 비즈니스로 개발돼서 충분히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좀 길게 보고 가져가시면 분명히 좋은 사례들이 나올 거고 그래서 한국에서 개발된 의료기기, 헬스케어 제품들이고 글로벌하게 세계 환자들의 질과 삶을 향상시킬 수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김호민: 저는 우리나라같이 참 치열한 나라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치열한 나라에서 이 치열함을 이겨내면 반드시 세계 시장은 열릴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치열함 속에서 분명히 난세의 영웅이 나올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5년에 대해 저는 굉장히 밝게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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