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울려 퍼진 400만의 목소리…“간호악법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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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 울려 퍼진 400만의 목소리…“간호악법 철회”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2.11.2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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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반대에 한뜻 모은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 대규모 궐기대회 개최
간호계 사리사욕에 보건의료 붕괴 위기…간호법안 결사 저지 의지 견고
간호법에 반대하는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11월 27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대로에서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한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병원신문.
간호법에 반대하는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11월 27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대로에서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한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병원신문.

“간호사가 의사행태 국민건강 위협한다”, “다른직역 면허침해 간호법안 철회하라”, “간호협회 사리사욕 보건의료 붕괴된다”, “간호법안 독선추진 의료체계 붕괴된다”, “의료현장 혼란가중 간호법안 절대반대”.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한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 400만 회원의 목소리가 추운 날씨를 뚫고 여의도에 울려 퍼졌다.

간호법에 반대하는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11월 27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대로에서 간호법의 부당함을 국회와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궐기대회는 식전 행사를 시작으로 △13개 단체 기수단 입장 △대회사 △격려사 △사물놀이 공연 △구호제창 △연대사 △영상 상영 △현수막 릴레리 퍼포먼스 △결의문 낭독 △함성 및 가두행진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의 포문을 연 대회사에는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 곽지연 대한간호조무사협회 회장, 장인호 대한임상병리사협회 회장이 나섰다.

이필수 회장은 “특정 직업군에 대해서만 특혜를 주는 법안이 과연 민주주의 국가의 상식에 부합하는 입법인지 묻고 싶다”며 “간호계는 간호사의 처우 개선이라는 이유로 간호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데 그렇다면 의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보건의료정보관리사, 응급구조사, 요양보호사 등 모든 보건의료직역의 처우개선을 위한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간호법 제정이 아니더라도 기존 의료법과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의 개정을 통해 충분히 간호사의 처우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필수 회장은 대한간호협회가 간호계 내부에 만연한 태움과 같은 악습은 방관한 채 자신들의 이익만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 회장은 “간호계 내부의 악습인 태움을 방관하면서 실질적인 간호사 권익은 외면한 채 이익만 주장하고 있는 간협의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며 “지금이라도 동료 직역들과 상생하고 협업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인식을 각성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곽지연 회장은 간협이 간호사만 코로나19에 맞서 싸우고 헌신한 것처럼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곽 회장은 “간협은 간호법이 없는 나라라고 대한민국을 모욕하고 있는데, 의료법에 간호사가 있고 보건의료지원법에 간호사가 있다”며 “간호사만을 위한 일방적인 간호법 철회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장인호 회장의 경우 그동안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지속해서 발전한 의료법을 부정하는 것이 바로 간호법이라고 정의했다.

장 회장은 “간호법은 대한민국 보건의료체계를 어지럽히고 직역 간 업무 갈등을 초래하는 악법임을 깨달아야 한다”며 “다른 보건의료 직역과의 협의도 없이 힘의 논리로 국회의원들을 압박해 간호법을 밀어붙여 통과시키려 시도한다면 13개 단체 보건복지의료연대 400만 회원들은 끝까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간호법에 반대하는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11월 27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대로에서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한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병원신문.
간호법에 반대하는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11월 27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대로에서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한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병원신문.

연대사에서는 송재찬 대한병원협회 상근부회장, 이광래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회장, 강성홍 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 회장, 권태엽 한국노인복지중앙회 회장, 김양희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 회장, 김영달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 회장, 윤종근 대한응급구조사협회 회장, 조영기 대한방사선사협회 회장, 홍수연 대한치과의사협회 부회장 등이 간호법안 절대 반대를 외쳤다.

송재찬 부회장은 국민건강과 환자 생명을 다루는 보건의료에서 간호를 별도로 떼어 낼 수 있다는 간협의 주장만을 반영한 간호법이 제정되면 환자안전 측면에서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국회에 경고했다.

송재찬 부회장은 “간호법이 제정되면 보건의료인력 직종의 협조체계가 저해될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은 숙련된 간호사의 이직이 증가해 입원환자 안전과 양질의 간호를 제공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간호법안은 다른 법률 체계상 문제가 없는지 반드시 심사해야 하고 모든 보건의료인력 직역의 공감이 전제된 논의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상근부회장. ⓒ병원신문.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상근부회장. ⓒ병원신문.

송 부회장은 이어 “간호사의 처우 개선은 간호법 제정이 아닌 보건의료인력지원법에 의한 모든 보건의료인력 수급 계획 및 근무환경 개선방안 마련을 통해 추진돼야 한다”며 “종합적인 대책 없이 의료현장에 혼란만 초래하는 간호법안 철회를 위해 12개 보건복지의료단체와 끝까지 연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광래 회장은 “간협은 자신들의 직역 이기주의를 관철하기 위해 자신들만이 대한민국 의료를 위해 희생한 것처럼 포장하면서 타 직역과의 협력은 깡그리 무시하고 있다”며 “도대체 간호법이 제정되면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이 발전한다는 에비던스가 있기는 한지 궁금하다”고 일갈했다.

강성홍 회장은 “간호사의 업무 침탈 역사를 보면 삼척동자라도 간호법이 제정될 시 간호사들이 더 당당하게 타 직역의 업무를 침탈하고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개정해 불법을 합법으로 만들어 버릴 것을 알고 있다”며 “보건의료정보관리사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간호사들의 업무 침탈을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권태엽 회장도 “특정 직군만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려는 얄팍한 시도는 근절돼야 한다”며 “간호사 직군만을 위한 특별법이 아닌 보건복지의료연대 소속 직군 모두 정당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법을 만드는 것이 순리”라고 역설했다.

김양희 회장은 “간호단독법은 국민의 공감대는 물론 사회적 합의도 없는 간호사 직역만의 일방통행식 법안이기 때문에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며 “72년 의료역사를 지켜 온 의료법의 근간을 뒤흔드는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제정안”이라고 강조했다.

김영달 회장은 “요양보호사는 엄연히 간호사와 자격 취득 과정과 법 적용이 다르다”며 “절차가 공정하지 못하고 요양보호사들을 무시한 간호법은 요양보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자율성을 제한하고 침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종근 회장도 “다양한 보건의료 직역의 협력적 구조를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보건의료 인력의 다양성을 말살하는 간호법을 절대 반대한다”며 “간호사를 병원과 환자에게서 더욱 멀어지게 해 간호 인력 부족 현상에 기름을 붓는 역행적 법률, 상대적 약소직역에 대한 보호 없는 간호법은 철회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조영기 회장은 “간호사들은 학교에서 학습하지도 않고 국가시험도 치르지 않은 분야를 의료인 또는 진료의 보조라는 문구 뒤에 숨어 타 직역을 침탈하는 작태를 당장 멈추고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위법행위들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며 “다른 보건의료 직역의 목소리는 듣지도 않고 외면한 채 오로지 간협과 간호사의 이익만을 대변하라고 국민들이 국회의원들에게 의석을 준 것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홍수연 부회장은 “간호법이 설령 껍데기뿐이라고 하더라도 한번 제정되면 시행령이나 개정 입법 등을 통해 얼마든지 독소조항으로 지적된 부분들을 삭제할 수 있다”며 “상위법이 돼야 할 의료법이 무용지물이 되면 개별 직역들의 이익이 충돌할 때 진료영역은 무너질 것”이라고 염려했다.

간호법에 반대하는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11월 27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대로에서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한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병원신문.
간호법에 반대하는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11월 27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사당 대로에서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한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병원신문.

연대사 이후 박성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과 신정찬 한국사회복지시설단체협의회 공동대표는 격려사를 전했다.

박성민 의장은 “간협이 악법 만들기에 골몰하다가 야당과 함께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의료계 분열에 앞장서 의료를 극도의 혼란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간호악법을 국민이 요구한 민생개혁법안으로 둔갑시키는 파렴치한 언동으로 국민을 속이고 있는데, 의료는 정치의 영역이 아니고 당연히 정치의 대상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신정찬 공동대표도 “간호법은 법률 체계의 일관성을 저해하고 지역사회 방문의료 등 간호사 역할을 확대함으로써 발생하는 위험이 있어 반대한다”며 “포기하지 않는다면 승리는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의 것이니 끝까지 달려서 승리를 쟁취하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의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한 총궐기대회 참석자는 주최 측 추산 6만여 명이며 구호제창, 결의문 낭독, 가두행진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특히 결의문에는 △400만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시대적 요구인 더 나은 통합의료체계 구축을 위해 소통과 협력을 멈추지 않을 것 △400만 13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협력을 부정하고 타 직종과의 협의를 거부하는 독선적 간호법 저지를 위해 더욱 강하게 연대할 것 △간호법에 찬성하는 모든 이들을 국민건강을 위협한 반역자로 기억하고 다수의 표로써 심판할 것 △정부는 간호사만을 위한 법률이 아닌 우리 모두와 오직 국민을 위한 법률을 새롭게 마련하고 보건의료체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 등의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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