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심각 86.7%, 당화혈색소 몰라 ‘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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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심각 86.7%, 당화혈색소 몰라 ‘64.4%’
  • 최관식 기자
  • 승인 2022.11.1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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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환자·고위험군 2천만명, 국가적 대책 필요하다 ‘57.3%’
대한당뇨병학회, 세계당뇨병의 날 맞아 인식조사 결과 발표

우리나라 국민 86.7%는 당뇨병을 ‘심각한 질환’이라 여기지만, 정작 당뇨병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당화혈색소’에 대해서는 64.4%가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당뇨병학회(이사장 원규장)가 세계당뇨병의 날인 11월 14일을 맞아 국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당뇨병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한당뇨병학회 백세현 회장이 11월 14일 국회박물관 2층 국회체험관에서 개최된 세계당뇨병의 날 기념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백세현 회장이 11월 14일 국회박물관 2층 국회체험관에서 개최된 세계당뇨병의 날 기념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약 9명은 당뇨병을 심각한 질환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러한 경향성은 전 연령층에서 동일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당화혈색소에 대한 인지도는 저조했다. 당뇨병을 심각한 질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86.7%, 867명) 10명 중 6명 이상(64.4%, 약 558명)은 당화혈색소를 ‘모른다’고 응답했다.

당화혈색소는 지난 2~3개월간의 평균적인 혈당 수치를 나타내는 것으로, 당화혈색소 수치가 6.5%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당화혈색소는 당뇨병의 진단과 관리의 핵심 지표로, 공복혈당만을 당뇨병의 진단 기준으로 사용할 경우 숨어 있는 많은 환자들을 놓칠 수 있다.

최근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Diabetes Fact Sheet in Korea 2022’에 따르면 당뇨병의 진단 기준으로 공복혈당만 사용하는 경우 약 495만명으로(유병률 14.5%) 추산되는 당뇨병 환자수가 당화혈색소까지 포함하는 경우 약 570만명으로(유병률 16.7%) 증가했다. 당화혈색소 기준으로 약 75만명의 당뇨병 환자를 더 찾아내는 셈이다.

당뇨병 고위험군인 당뇨병전단계 인구를 선별하는 데도 당화혈색소는 중요한 수단이다. 대한당뇨병학회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당뇨병전단계 인구는 공복혈당만 이용하는 경우 약 965만명,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를 모두 이용하는 경우 약 1,583만명으로 추정됐다.

당뇨병은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질병 부담 부동의 1위로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과 같은 만성질환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 신장질환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에 진단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이번 인식 조사에서 당뇨병 비진단자 2명 중 1명(45.2%, 403명)은 자신이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나, 자신의 공복혈당 수치를 알고 있는 비율은 38.5%(343명)에 그쳐 잠재적인 당뇨병 환자를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당뇨병 비진단자가 자신의 공복혈당 수치를 알게 된 경로로는 ‘국가건강검진을 통해서’가 62.8%로 다른 경로(병원 검사 29.1%, 혈당측정기로 스스로 측정 21.2%)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대한당뇨병학회 원규장 이사장은 “이번 조사는 당뇨병 환자 600만명, 당뇨병 고위험군 1,500만명인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 국민의 당뇨병 인식 실태를 점검하고자 기획됐다”며 “효과적인 당뇨병 관리를 위해서는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 등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제고할 필요가 있어 대한당뇨병학회는 대국민 캠페인과 교육 활동을 더욱 활발히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숨어 있는 당뇨병 환자와 당뇨병 고위험군을 발견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현재 공복혈당만 포함돼 있는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당화혈색소를 추가하는 것”이라며 “비만,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중요한 것은 당뇨병에 대한 국가적 지원과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당뇨병 인식 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57.3%가 우리나라의 당뇨병 환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 국가적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편 당뇨병 인식 조사는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12일부터 28일까지 온라인 조사로 ㈜마크로밀엠브레인을 통해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서 ±3.1%p이다.

당뇨병 인식 조사의 주요 결과는 대한당뇨병학회가 11월 14일 세계당뇨병의 날을 기념해 정춘숙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및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당뇨병 2차 대란 위기관리를 위한 정책포럼’에서 발표됐다.

정춘숙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11월 14일 세계당뇨병의 날 기념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정춘숙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11월 14일 세계당뇨병의 날 기념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 정춘숙 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당뇨병 대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조기에 당뇨병이 진단되고 치료, 관리받을 수 있도록 정책적·제도적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오늘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국회에서 실효성 있는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패널토론에서 임영배 한국당뇨협회 총무이사는 △당뇨병은 감(感)이 아니라 수치로 관리해야 한다 △당뇨식이야말로 국민 건강식의 모범사례다 △당뇨병은 적극적 치료와 관리로 합병증을 예방해야 한다 △임신당뇨병에 주목해야 한다 △당뇨병은 치료의 질환이 아니라 교육의 질환이다 등의 당뇨병 퇴치운동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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