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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우선순위 이어 중·장기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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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우선순위 이어 중·장기 대책 필요
  • 최관식 기자
  • 승인 2022.10.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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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정책 대전환 - 필수의료 강화방안 어디로 가야 하나’ 정책토론회
윤동섭 병협 회장 “의료기관 간 경쟁 아닌 촘촘한 협력체계 마련해야”
윤동섭 대한병원협회 회장이 필수의료 강화방안을 주제로 열린 보건정책 대전환 정책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윤동섭 대한병원협회 회장이 필수의료 강화방안을 주제로 열린 보건정책 대전환 정책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필수의료와 관련해 정부의 적극적인 행보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왔다. 우선순위에 따라 당장 개입이 필요한 분야를 정하고, 이어 단기 및 중·장기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동섭 대한병원협회 회장은 9월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대한병원협회와 메디칼타임즈가 공동으로 기획한 ‘보건정책 대전환 - 필수의료 강화방안 어디로 가야 하나’ 정책토론회에서 축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윤동섭 회장은 “보건복지부는 올 10월말까지 필수의료 종합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며 “최근에는 필수의료 살리기 의료계 협의체 회의도 개최하며 본격적인 실무협의가 추진될 예정인 가운데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우선 개입이 필요한 분야를 정하고 단기 및 중·장기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이어 “또 의료기관 간 경쟁이 아닌 공공병원과 민간병원이 어우러진 의료체계 속에서 의료자원의 효율적인 배분과 협력체계를 보다 촘촘하게 설계해 유기적인 시너지 효과가 생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강중구 일산차병원장은 ‘필수의료 개선방안 - 의료계 시각, 외과계 중심으로’에서 보험에서 제대로 된 보상이 이뤄지지 않아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 측면이 있다면서 의료정책의 방향을 새로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행 의료수가 중 심야가산과 복수의사 수가 가산, 그리고 입원료 중 외과환자 가산, 법정근로시간 외 진료에 대한 중복 가산수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부 교수도 ‘필수의료 강화 정책의 방향성 : 보건행정학계의 시각’ 주제발표에서 “제1의 과제는 전체 의료비를 적정 규모로 유지하는 것”이라며 “보장성 확대 과정에서 전체 의료비가 지난 20년간의 증가 속도로 지속된다면 보장 항목의 확대 정책을 재고하고 전체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이어 “제2의 과제는 가계의 직접부담, 즉 본인부담 수준을 낮추는 것이며, 이를 통해 건강보험의 보장 수준을 높여야 한다”며 “다만 본인부담률을 평균적으로 낮추는 것보다는 필수성의 정도에 따라 본인부담률의 높낮이를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영훈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토론자들이 패널토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진 패널토의는 김영훈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라기혁 대한중소병원협회 수석부회장과 이상운 대한의사협회 보험부회장, 강민구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여준성 청와대 전 사회정책비서관, 차전경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먼저 라기혁 대한중소병원협회 수석부회장은 “일각에서 필수의료라고 하는 말의 범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분들이 많다”며 “미용과 성형을 제외한 모든 의료가 필수의료라고 보는데 굳이 필수응급의료나 필수중증의료만 필수의료라고 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서울아산병원 사례의 경우 필수의료 부재에 의해 발생했다고 본다”며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의료는 ‘필수의료’라기보다는 ‘필수중증의료, 필수응급의료’로 용어가 변경되거나 정리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지역의 응급의료기관이나 뇌혈관·심혈관 등 중증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기관이 있음에도 권역에서 해결하게끔 돼 있어 가까운 병원을 두고 불필요한 이송이 발생하는 법적인 문제가 있는 만큼 지역 내 의료자원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역응급당직순번제 등 질환별 해당 중증응급환자 발생 시 진료가 가능한 응급수술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골든타임 내에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국가차원의 특단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라기혁 수석부회장은 역설했다.

그는 또 일본처럼 휴일과 시간 외, 야간가산으로 세분화해서 법정근무시간 이외에 발생한 수술행위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상운 대한의사협회 보험부회장은 “필수의료분야 중 고위험진료, 법적분쟁 리스크 등이 높은 분야의 기피 원인 해소를 위해 ‘의료분쟁특례법’을 제정해 선의의 의료행위를 제공한 의료인에 대한 불합리한 형사처벌을 배제하고,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에 대해서는 국가책임보상제 도입을 제안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필수의료살리기에 저해되는 규제나 정책 등을 개선하고 필수의료 분야 일차의료 활성화 및 인력 양성,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두터운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민구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필수의료와 관련해 의료계는 수가 인상을, 정책당국은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으나 인력수급의 지속가능성도 중요하다”며 “이는 의사수를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사명감 만을 강요하던 시대는 지났고, 충분한 보상과 근무시간 조정을 바탕으로 일과 생활이 양립 가능하도록 제도 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회장은 “전공의 지원율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며 “필수의료 붕괴를 막으려면 현실을 뛰어넘는 특단의 정책 조합(policy mix)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여준성 청와대 전 사회정책비서관은 “수가정책 만으로는 지방인력들의 수도권 집중화 현상을 초래할 것이며, 대학병원에서 중소병원으로의 이탈을 감안해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필수의료 강화는 윤석열 정부의 대표상품이 돼야 한다”며 “즉각적으로는 특정 질환, 특정 수술 등에 대한 지원책이겠지만 중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의료인력 정책을 담아 조금 늦더라도 제대로 준비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여준성 전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은 이어 “의료계와 보건복지부는 그동안의 오랜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충분히 좋은 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문제는 정권 차원의 강력한 지원과 과감한 재정투자 의지가 있느냐 하는 것이며 건강보험 삭감과 지출개혁 등 재정중립 원칙을 중심에 놓고 생각하면 필수의료, 중증치료 강화라는 대통령의 말은 구호에 그치고 말 것”이라고 했다.

차전경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7월 30일 서울아산병원 사례 이후 26개 학회를 서면 혹은 대면으로 만나고 대한병원협회 등 각종 단체를 만나 의견수렴을 하는 등 다양한 층위에서 의견을 들었다”며 “현장의 다양한 얘기를 듣고 공통분모를 찾아 바로 시행할 수 있는 것과 단기 및 장기 정책을 구분 중”이라고 말했다.

차 과장은 필수의료의 개념은 전문과목별로 접근하고 있지 않으며 학문적·법적·국제적으로도 명확하게 정의된 건 없지만 가장 급한 것을 필수의료라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급해서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생명에 지장을 주는 의료서비스 또는 수요가 감소해서 그 분야 의사가 줄어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경우 두 가지를 시급한 필수의료로 보고 있으며 그 안에서도 우선순위를 정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차전경 과장은 “수가에 대한 지적이 가장 많으나 수가 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본다”며 “한두 가지 정책이나 해법으로는 해결이 어려울 것이며 필수의료 인력의 경우도 배치를 잘 해서 사명감을 갖고 명예롭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 드리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필수의료라는 게 다양하지만 정책적 우선순위가 있고, 국가가 나서서 해야 할 게 있으니 그 부분부터 먼저 하겠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러나 지속가능성이며 필수의료는 시간이 가면서 계속 변화할 것인 만큼 거버넌스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 과장은 따라서 정부는 협의체와 같은 거버넌스를 통해 소통과 통계에 기반, 그 시점에 맞는 정책적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는 “조만간 구체적인 대책이 나오겠지만 그게 끝은 아니다”며 “중간에 한 번 짚고 모니터링 후 논의가 지속돼야 의미가 있다. 단발적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김진호 예손병원장(대한병원협회 총무위원장)은 방청석 마이크를 통해 “이번 필수의료 사태는 20~30년간 묵혀뒀던 문제가 터진 것”이라며 “워라밸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며 우리 사회가 그들에게 사명감을 요구하긴 어렵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제도 시행 이후 중간 검토를 거쳐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재정이 더 들어가야 한다고 국민께 얘기해야 한다. 무조건 하라고 하지 말고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 사례로 응급의학과의 경우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데 다른 과도 그렇게 하면 된다는 것. 김진호 병원장은 “피부에 와닿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이번 기회에 의료계가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라기혁 수석부회장은 추가 발언을 통해 “시간이 없다. 전문인력 양성에 10년 이상 걸린다. 그 안에 기피과에 대한 파격적인 대우가 있어야만 전공의나 의대생이 지원할 것”이라며 “워라밸을 유지하면서 동기부여하려면 지금 수준으로는 어렵다. 병원에서 하기는 힘들고 정책적으로 지원해서 한다면 해결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패널토의에서 김영훈 좌장이 외과계를 통합 모집해 세부 전문분야로 나누는 방안에 대해 질문하자 강중구 병원장은 “외과계 전체가 모인 자리에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개인적으로 1~2년 외과에서 수련한 후 세부분과로 가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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