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살리기’ 정부 의지에 정확한 밑그림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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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살리기’ 정부 의지에 정확한 밑그림 안보인다?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2.08.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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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의사회, “과감한 예산증액 및 상대가치점수 개편 우선돼야” 주장
필수의료 활성화 로드맵 구상하는 상시 전담부서 신설 필요성도 제기
이미지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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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과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필수의료에 집중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적어도 대한외과의사회(회장 임익강)만큼은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다.

필수의료를 위한 예산증액, 상대가치점수 재개편, 전담부서 신설 등이 없다면 공염불에 그칠 게 자명하다는 것이다.

즉, 서울아산병원 사례처럼 이슈가 있을 때만 필수의료에 주목하는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는 필수의료를 살릴 수 없으니 현실을 직시하고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대한외과의사회는 8월 21일 더케이호텔에서 개최한 ‘2022년 추계학술대회’에서 상대가치점수 개편, 전담부서 설치, 예산증액 등을 필수의료 살리기의 시발점으로 꼽았다.

우선, 상대가치점수의 경우 제도 도입 당시 내과계와 외과계의 점수 편차 보정을 제대로 하지 않고 정책 수가를 활용해 보정하는 식으로 땜질식 처방에 급급해 재개편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한 외과의사회다.

임익강 회장은 “상대가치점수 제도 시작부터 차이가 났던 내과계와 외과계의 간극이 전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며 “필수의료 분야의 상대가치점수를 재개편해 현행 정책 수가를 더 보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회장은 이어 “손기술로 먹고사는 외과 의사는 화이트칼라가 아닌 블루칼라에 속한다”며 “작금의 현실을 타개하려면 업무량을 행위의 투입시간으로만 책정하지 말고 육체적·정신적 노동강도, 위험성 등도 수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부언했다.

이세라 총무부회장은 건보재정 및 국가 예산의 과감한 증액 없이는 필수의료를 살릴 수 없다고 역설했다.

보건복지부가 8월 19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업무 내용을 살펴보면 지출 구조를 개혁·조정해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는 부분이 있는데, 건보재정 및 예산증액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점을 꼬집은 것.

임익강 대한외과의사회장 ⓒ병원신문
임익강 대한외과의사회장 ⓒ병원신문

이세라 부회장은 “필수의료 살리기 토론회를 수없이 개최했는데도 불구하고 공염불에 그친 이유는 정책적으로 자금 지원책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증액 없이 한정된 예산을 빼서 다른 곳으로 돌려막는 방식으로는 불필요한 갈등만 야기한다”고 비판했다.

문재인케어로 인해 그나마 겨우 연명하던 외과계의 숨통이 완전히 막힌 점과 상대가치점수 최신자료를 공표하지 않는 정부 기관의 안일한 업무 태도에 대한 볼멘소리도 나왔다.

이 부회장은 “윤석열 정부가 비급여의 급여화 정책 기조를 다시 생각하겠다고 했으나 비급여는 정부가 통제할 것이 아니라 시장에 맡겨야 한다”며 “아울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상대가치점수 최신 개편 내용을 공표한 지 오래됐는데, 이런 사소한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외과의사회는 필수의료를 전담하는 상시 조직의 신설을 제안했다.

임익강 회장은 “정부가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는 구호를 외치고 있지만, 정확한 밑그림이 보이지 않고 있어 필수의료를 전담하는 전담부서가 있어야 할 것 같다”며 “평상시에도 필수의료를 활성화할 수 있는 로드맵을 설계하고 이를 지속해서 추진하는 정부 내 전담부서 설치 추진을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개원의협의회에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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