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80.7% 의사조력자살 합법화 우선추진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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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80.7% 의사조력자살 합법화 우선추진 ‘반대’
  • 최관식 기자
  • 승인 2022.08.1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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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병비와 의료비 지원, 호스피스·완화의료 확충 등 제도 개선 먼저
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7명 설문 결과

우리 국민 10명 중 8명이 의사조력자살 합법화 우선추진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조력자살과 같은 안락사 합법화보다 간병비와 의료비 지원, 호스피스·완화의료 확충 등의 제도 개선이 먼저라는 것이다.

특히 존엄한 죽음을 위해 ‘안락사’ 또는 ‘의사조력자살’보다 생애말기 돌봄을 위한 ‘호스피스·완화의료’ 제도 확대가 선행돼야 한다는 견해가 반대에 비해 6배가량 높았다.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이사장 이경희)가 2022년 7월 27일부터 8월 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의사조력자살 및 호스피스·완화의료 관련 인식을 조사한 결과 80.7%가 ‘의사조력자살의 법제화보다 말기환자의 돌봄환경과 호스피스·완화의료 확충이 우선한다’고 답했다.

이는 의사조력자살 허용을 골자로 하는 연명의료결정법 개정안(대표발의 안규백 의원)이 최근 발의됐으나 우리 국민 대다수는 성급한 법제화에 앞서 생애 마지막 시기의 돌봄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정부와 국회가 존엄한 죽음을 위해 가장 중점을 둬야 할 과제로는 △간병비 지원 또는 간병 유급 휴직제도의 도입 등 간병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지원체계 마련(28.6%) △말기 진단 후 의료비의 본인 부담 경감 등 의료비 절감 등을 포함한 경제적 지원(26.7%)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의 확충 및 지원(25.4%) 순이었고, △의사조력자살 합법화는 13.6%에 불과해 존엄한 죽음을 위한 정책에 있어서 가장 낮은 우선순위를 기록했다. 특히 간병비 및 의료비 지원,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 확충 및 지원을 정부와 국회의 정책 우선순위로 꼽은 응답의 합은 80.7%로, ‘의사조력자살 합법화(13.6%)’보다 6배가량 높았다.

존엄한 죽음을 위해 ‘안락사’ 또는 ‘의사조력자살’보다 생애말기 돌봄을 위한 ‘호스피스·완화의료’ 제도 확대가 선행돼야 한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찬성 58.3%(찬성하는 편 41.4%, 매우 찬성 16.9%) △반대 9.6%(매우 반대 2.7%, 반대하는 편 6.9%)로, 찬성이 6배가량 높았다(무응답 : 32.1%).

또 이번 조사에서 회생 가능성이 없는 말기 환자와 가족들에 대한 우리나라의 사회적 지원체계에 대해 △부족하다 61.1%(매우 부족 18.9%, 부족 42.2%) △보통 34.0% △충분하다 4.9%(충분 3.8%, 매우 충분 1.1%) 순으로, 10명 중 6명은 지원체계가 ‘부족하다’고 평가한 반면 ‘충분하다’는 응답은 4.9%에 그쳤다.

현재 말기 및 임종기 환자를 위해 시행되고 있는 ‘호스피스·완화의료’ 제도에 대한 인지 여부를 물은 결과 △모른다 60.0%(전혀 모른다 31.0%, 잘 모른다 29.1%) △알고 있다 27.1%(약간 알고 있다 24.4%, 매우 잘 알고 있다 2.6%) △보통 12.9% 순으로, 10명 중 6명이 모르고 있다고 답해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한 제도적 확충이 시급함을 보여줬다.

이와 함께 현재 ‘연명의료 결정법’이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회생 가능성이 없더라도 생명 연장만을 위한 연명의료를 받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받지 않겠다 81.7%(절대 받지 않겠다 45.0%, 받지 않을 것 같다 36.7%) △잘 모르겠다 11.3% △받겠다 7.0%(받을 것 같다 4.9%, 반드시 받겠다 2.1%) 순으로, 응답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생명 연장만을 위한 연명의료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다.

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는 최근 초고령사회를 맞는 우리 국민들이 질높은 생애말기 돌봄을 통한 존엄한 임종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의사조력자살 허용 등에 대한 섣부른 논의에 앞서 △호스피스·완화의료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시설과 전문인력 등에 대한 기준을 개선해 △호스피스·완화의료 제도의 이용을 원하는 국민 모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선진적인 호스피스·완화의료 인프라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반드시 선행돼야 함을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이 조사는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의뢰로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7월 27일부터 8월 5일까지 10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7명(RDD 휴대전화 100%)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통계보정은 2022년 6월말 현재 국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라 성·연령·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9.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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