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심사 유의미한 효과…‘질·비용 우수기관’ 증가
상태바
분석심사 유의미한 효과…‘질·비용 우수기관’ 증가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2.06.28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평원, 주제별 분석심사 선도사업 주요성과 및 본사업 설명회 개최
분석심사 대상 질환 임상지표 결과 향상…비용 측면 적정성 수준 유지 기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심사평가체계 개편을 위해 도입한 주제별 분석심사가 당초 목표한 대로 의료의 질과 비용을 동시에 관리하는 데 적합하다는 선도사업 운영 성과가 나왔다.

근거 기반의 자율적 진료 보장 및 개선을 유도해 의료의 질과 비용이 증가하는 소위 ‘우수기관’ 증가했다는 것이다.

심평원은 6월 27일 서초구 엘타워에서 ‘주제별 분석심사 사업 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분석심사는 의료의 효율성과 질 향상을 위한 가치기반 심사로의 이행을 위해 환자 중심 및 의학적 근거 기반의 진료비 심사체계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심사편차는 줄이면서 예측가능성은 높임과 동시에 질과 비용을 함께 고려하고, 청구건 단위가 아닌 의료기관 단위 데이터 결합으로 심사하는 게 분석심사의 특징이다.

분석심사는 주제별·자율형으로 나뉘는데, 이중 주제별 분석심사는 환자 개별 특성이 크지 않고 의학적 가이드라인에 따라 보편적 진료가 가능한 영역에 일률적·제한적인 심사기준을 적용하는 개념이다.

산정착오, 약제 및 의료자원 등 필수항목만 점검하며 심사결정 후 기관유형 분류, 정보제공, 중재 등을 실시한다.

주제별 분석심사는 2019년 8월 고혈압, 당뇨병,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슬관절치환술 5개 주제를 대상으로 선도사업을 시작했고 2022년 6월 현재 만성신장(콩팥)병, 폐렴, 우울증, 견관절질환수술 4개를 추가·확대해 곧 시작될 본사업은 일단 총 9개 주제로 시작한다.

주제별 분석심사 선도사업 결과 대표적인 임상 질 지표는 모두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항목별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방문지속 환자 비율(만성질환)은 중위수 기준 2018년 42.3% 대비 2021년 43.2%로 0.9%p 증가했고 △권고하는 예방적 항생제 투여율(슬관절치환술)도 80.0%에서 81.6%로 1.6%p 늘었다.

이어 △처방지속 환자 비율(고혈압)이 88.5%에서 88.7%로 0.2%p 증가했으며 △당화혈색소 검사 시행률(당뇨병)의 50.0%에서 9.4%p 증가한 59.4%로 개선됐다.

천식의 임상지표인 △ICS 처방 환자 비율도 16.7%에서 33.3%로 16.6%p 늘었으며 △흡입기관지확장제 처방 환자 비율(만성폐쇄성폐질환)은 77.8%에서 22.2%p 증가해 100%를 달성했다.

만성질환 환자 합병증 발생 관련 응급실 이용률과 입원율도 2018년과 비교해 2021년에 모두 감소했다(분석심사 대상 환자 기준).

응급실 이용률의 경우 △고혈압 0.02%p(0.10%→0.08%) △당뇨병 0.11%p(0.44%→0.33%) △천식 0.11%p(0.37%→0.26%) △만성폐쇄성폐질환 0.5%p(1.45%→0.95%)씩 감소했고, 입원율은 △고혈압 0.07%p(0.37%→0.30%) △당뇨병 0.44%p(1.87%→1.43%) △천식 0.2%p(0.60%→0.40%) △만성폐쇄성폐질환 0.94%p(2.70%→1.76%)씩 줄었다.

아울러 혈압과 당화혈색소 검사결과를 기재한 분석심사 명세서를 기준으로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의 2019년 4분기 대비 2021년 4분기 건강결과를 확인한 결과 혈압 조절률은 72.5%에서 73.1%로 약 0.6%p, 당화혈색소 조절률은 27.9%에서 28.8%로 0.9%p가량 증가했다.

이와 관련 박영희 심평원 심사평가혁신실장은 “전문분과심의위원회(SRC) 및 전문가심사위원회(PRC)의 종합소견에 따르면 만성질환 분석심사의 경우 근거 기반 자율적 진료 보장 및 개선을 유도해 의료의 질과 비용을 함께 관리하는 게 가능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박 실장은 이어 “슬관절치환술 분석심사는 방법 및 기준 체계 확립, 임상의 질과 심사 일관성의 향상, 비용 측면 적정성과 수준 유지 등에 기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고 부언했다.
 

분석심사 대상 질환 진료비 일부 증가…질 관리 차원 영향

반면 주제별 분석심사 대상 질환의 진료비는 일부에서 증가한 경향을 보였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분석심사 전후 총진료비를 분석한 결과 분석심사 대상 만성질환 총진료비는 연평균 9.3% 증가했는데, 이는 의과 의원 외래 총진료비 연평균 증가율인 8.1%보다 다소 높은 수치다.

다만 슬관절치환술의 총진료비는 의과 입원 5.9%에 비해 0.4%p 낮은 5.5%였다.

박영희 건강보험심가평가원 심사평가혁신실장
박영희 건강보험심가평가원 심사평가혁신실장

박영희 실장은 “만성질환은 검사율, 지속처방비율, 지속방문율 등을 높이는 과정에서 초기에 비용이 더 들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합병증에 따른 입원율과 응급실 방문율 등을 줄이기 때문에 거시적으로 보면 진료비 상승을 관리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분석심사 대상 질환 환자당 진료비의 경우 전체 환자당 진료비 평균금액 증가율(의과 외래 기준 14.2%)보다 대부분 낮거나 유사했지만, 천식(44.2%)과 만성폐쇄성폐질환(17.9%)과 같은 호흡기질환은 오히려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이 또한 ICS 및 필수약제 처방 증가 등 호흡기 질환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난 단기적인 현상이라는 게 박 실장의 설명이다.

박 실장은 “기존의 건별 심사는 질 관리군 영역은 심사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비용이 낮다면 어떻게 진료하든 관심 없었지만, 이제는 비용이 조금 높더라도 의료의 질을 더 높이고, 반대로 비용이 높아도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면 인정해주는 방식으로 가게 된다”고 언급했다.
 

분석심사 중재 효과 ‘톡톡’…의료 질·비용 우수기관 늘어

아울러 주제별 분석심사가 기존 심사와 다른 특징 중 하나인 ‘중재 활동’이 의료의 질과 비용 우수기관 증가에 유의미한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제별 분석심사는 의료기관을 크게 4가지 영역으로 나눠 질과 비용을 중재한다.

여기서 4가지 영역은 △질이 높고 적정 비용인 기관(일반군, GZ, General Zone) △질이 높고 비용도 높은 기관(비용 관리군, CZ, Cost Zone) △질이 낮으면서 비용도 낮은 기관(질 관리군, QZ, Quality Zone) △질이 낮으면서 비용은 높은 기관(비용과 질 관리군, CQZ, Cost and Quality Zone)을 말한다.

중재 여부는 SRC와 PRC가 담당하는데, 이들 위원회는 2019년 8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총 568회 회의를 개최했고 3만954건의 안건을 논의했다.

중재는 서면, 유선, 대면 등으로 다양하게 진행됐으며 비용보다도 의료의 질에 집중해 관리가 이뤄졌다.

그 결과 2019년 4분기 대비 2021년 4분기의 고혈압(54.8%→18.8%), 당뇨병(35.6%→22.0%), 천식(30.1%→18.9%), 슬관절치환술(40.6%→36.6%)의 QZ군이 눈에 띄게 줄었다.

또한 각각의 CQZ군(고혈압 4.6%→1.2%, 당뇨병 7.1%→4.1%, 천식 8.3%→3.3%, 슬관절치환술 20.2%→16.8%)도 소폭 감소했다.

단지 만성폐쇄성폐질환의 경우 다른 질환과 달리 QZ군과 CQZ군이 아닌 CZ군이 크게 감소(35.3%→22.2%)하는 그림을 그린 것이 특징이다.

결국 중재 활동으로 인해 질이 높고 적정 비용인 기관 즉, GZ군이 분석심사 대상 5개 주제 모두에서 증가하는 결과가 도출된 것이다.

실제로 고혈압, 당뇨병,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 슬관절치환술의 GZ군은 각각 34.5%p(34.2%→68.7%), 10.4%p(41.3%→51.7%), 18.2%p(47.1%→65.3%), 9.8%p(45.2%→55.0%), 6.3%p(30.3%→36.6%)씩 개선됐다.

박 실장은 “분석심사는 질이 낮은 의료기관을 조정하는 개념보다는 질 향상 차원에 주력해서 중재 활동을 펼친다고 이해하면 쉽다”고 말했다.

한편, 주제별 분석심사는 요양급여비용 심사·지급 업무 처리기준 고시 개정 행정 예고를 거쳐 청구·심사방법 및 절차에 대한 심평원장 공고, 세부 운영지침, 전문심사위원회운영지침 제정이 완료되면 오는 8월~9월경 본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