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암 빅데이터, 이제는 제대로 ‘활용’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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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암 빅데이터, 이제는 제대로 ‘활용’할 때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2.06.1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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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국제심포지엄 개최
미국 NIH 올 오브 어스, NCI 암 연구데이터 커먼즈 등 소개

국가가 보유한 암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움직임이 미국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인공지능(AI)과 암 데이터를 암 진단 및 치료 등에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열렸다.

국립암센터(원장 서홍관)응 6월 15일 국가암예방검진동 8층 국제회의장에서 ‘제14회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암에서의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지식에서 행동으로(AI and Big Data in Cancer, from Knowledge to Action)’라는 주제로 국내외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고견을 나눴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에 대한 주요 업적 및 최신 동향을 공유하고 이를 활용한 새로운 치료 및 연구 전략을 제시해 국제교류의 장을 펼쳤다.

우선, 최귀선 국립암센터 암빅데이터센터장은 ‘암 빅데이터 도전과 기회’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했다.

최 센터장은 양질의 암 빅데이터를 생산·구축·제공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국립암센터의 주요 성과를 소개하고, 국가암데이터센터의 비전과 계획을 제시했다.

최 센터장은 “지난해 9월 국가암데이터센터로 지정받은 이후 공공과 민간에서 독자적으로 수집·활용하는 데이터를 상호연계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암 질환을 극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K-CURE 사업에 참여해 암 임상데이터 활용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암단백유전체연구 등에서 멀티 오믹스 데이터를 임상데이터와 함께 수집·공개할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밝힌 최 센터장이다.

밴더빌트대학교 의료센터 교수인 폴 해리스 박사는 유전체 분석 프로그램인 ‘올 오브 어스(All-of-Us) 연구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2018년부터 추진 중인 올 오브 어스 프로그램은 미국 전역의 다양한 인종을 포함해 백만 명 이상의 유전체 정보 등 의생명데이터를 질병 연구에 활용할 계획으로 마련됐다.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수집하는 데이터는 유전정보를 기반으로 건강 관련 설문과 진료기록, 신체계측,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을 활용한 라이프로그 정보, 디지털 헬스 데이터, 생체시료를 포함한다.

프로그램 연구책임자인 폴 해리스 박사는 연구대상자 모집, 데이터 수집 방법, 데이터 활용 모델 등 올 오브 어스의 전반적인 내용과 활용방안,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발표했다.

폴 해리스 박사는 “최근 10만 개에 달하는 전정 유전체 데이터와 16만5천개의 유전형 분석자료를 공개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스웨인 첸 아마존 웹 서비스(Amazon Web Services, AWS) 학자(싱가포르 국립대학교 의학부교수)의 ‘아마존 웹 서비스 클라우드를 사용한 암 연구의 혁신 가속화’ 특별강연이 진행됐다.

스웨인 교수는 “암은 게놈의 질병이라고 일컬어져 왔지만만 현재 암 연구는 다중 오믹스와 다중 모달 분석으로 빠르게 이동되고 있다”며 “후성유전학, 대사체학, 단백질체학, 미생물군집 관점의 통합은 암에 대한 이해, 진단, 치료의 차세대를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웨인 교수는 이어 “이러한 다중의 거대한 데이터셋은 복잡성을 수반하는 데, 이에 대한 해결책은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이라며 “AWS는 데이터 통합, 합성, 추론을 용이하게 할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및 머신러닝을 사용해 다중모드 데이터에서 통찰력을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 및 솔루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최귀선 국립암센터 암빅데이터센터장(왼쪽)과 폴 해리스 밴더빌트대학교 의료센터 교수.

에리카 킴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생체의학 정보학 프로그램 전문가도 ‘미국 국립암연구소 연구 데이터 커먼즈(NCI Cancer Research Data Commons)’에 대해 발표했다.

에리카 킴은 기초 또는 임상 암 연구의 가속화를 위해서는 질병의 분자적 기반을 식별하기 위한 다중모드 데이터셋으로의 접근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실제로 미국에서 2016년 수립된 암 정복 계획(Cancer Moonshot)에 따라 캔서 문샷의 과학적 방향 개발을 위한 권고안 제시를 위해 NCI는 블루 리본 패널(Blue Ribbon Panel)을 구성한 바 있다.

에리카 킴은 “캔서 문샷 블루 리본 패널에서도 다양한 데이터 유형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보학에 대한 투자가 최우선 과제라고 언급했다”며 “NCI는 암의 원인 규명, 치료법 향상, 예방 도구의 개발 등을 지원하기 위해 연구자들에게 대규모 데이터에 대한 액세스를 지원하는 가상 데이터 에코시스템인 암 연구 데이터 커먼즈를 개발했다”고 전했다.

또한 CRDC를 통해 연구자가 최신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에서 결과를 분석하고 공유 및 저장할 수 있게 구축된 ‘NCI 클라우드 리소스’ 등도 특징이라는 게 에리카 킴의 설명이다.

국립암센터의 경우 NCI와 한미 암 공동연구 활성화 및 협력 연구 진행을 위한 연구자 교류를 진행하기로 했으며, 이를 통해 향후 각국에 축적된 암 데이터의 공동 활용을 통한 다양한 연구를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에리카 킴은 “클라우드 리소스를 공동 활용한 암 연구는 데이터 생태계 확장 및 다양한 연구 개발로 이어져 한미 양국의 암 연구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암 연구의 인공지능’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홍동완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암 멀티-오믹스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 연구’를 주제로 전 세계와 국제 암 컨소시엄에서 주목하는 암 멀티오믹스 빅데이터를 소개했다.

홍 교수는“멀티 오믹스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이용한 진단 또는 치료 후보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질병 유형, 환자 유형, 생물학적 연구 등의 연구 목적에 따라 멀티오믹스를 분류해야 한다”며 “인공지능 모델의 재현성을 높이기 위해 DNA 서열 등의 데이터 사용을 권고한다”고 언급했다.

황보율 국립암센터 암빅데이터 인공지능연구과장은 ‘병원 인공지능의 미래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황보율 과장은 “암에서의 인공지능 분야는 의료영상, 의료정보, 유전체 등 각종 의료데이터를 통해 모델을 개발·적용하고자 하는 노력을 지속했으나 실제 의료현장에 적용하기는 어려웠다”고 밝혔다.

즉, 실제 사용자인 의료인과 의료현장의 니즈 파악이 미흡해 실질적인 편의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것인데, 이제는 실제 솔루션을 사용할 사용자의 수요를 기반으로 의료인과 기업이 의료기기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 황보율 연구과장이다.

황 과장은 “병원에서 클라우드 기반의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실증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며 “기업과 학계가 모두 동참하는 선순환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이기일 복지부 제2차관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전 세계가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연구를 수행한 것처럼 보건의료분야, 특히 암 분야에서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인 이번 심포지엄이 지닌 의미는 크다”며 “최근에 발표한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언급된 암 연구 및 최첨단 암치료기술 협력강화와 관련해 안 연구 국제교류와 공조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축사했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도 축사를 통해 “닥터앤서 사업 등을 통해 7대 암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의료진의 진단을 보조하는 의료 소프트웨어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며 “병원,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기관과 협조해 의료현장에서의 안정성 등 임상검증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과 기술개발은 물론 핵심인재 양성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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