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화·전담 혁신지원조직 구축·연구인력 강화·안정적 재정지원 등 필요
연구중심병원이 방향성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 대비 정체된 느낌을 주는 것은 전담 인력 부족과 재정 취약성 등에 따른 것이란 지적이다. 따라서 정책적인 인센티브를 비롯한 재정지원이 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란 제언이 나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산업정책연구센터는 ‘연구중심병원 발전을 위한 정책과제: 연구중심병원을 넘어 혁신병원으로의 이행’을 주제로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고 5월 19일 밝혔다.
이 연구는 바이오헬스 기술·산업 분야에서 혁신 활동의 주체로서 병원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혁신시스템에서 연구중심병원이 주요 혁신 주체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혁신 활동에 활발하게 기여할 수 있는 혁신병원으로의 진화를 유인하기 위한 정책과제를 제언하기 위해 수행됐다.
연구책임자인 한경주 보건산업정책연구센터 연구원은 이번 연구보고서에서 연구중심병원의 법인화, 연구중심병원 전담 혁신지원조직 구축, 연구중심병원의 연구역량 제고를 위한 연구인력 강화, 연구중심병원의 역할 변화를 유인하기 위한 안정적 재정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한 연구원은 “‘연구중심병원의 법인화’ 정책과제는 경북대학교병원과 서울대학교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8개 연구중심병원이 법인격을 갖지 못함에 따라 권리능력이 없어 지식재산권 소유가 불가하고, 연구비 수주에 따른 간접비 수입 확보도 불가능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과제 제언”이라고 했다.
‘연구중심병원 전담 혁신지원조직 구축 강화’의 필요성은 임상의사가 연구중심병원 기반 창업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약 80%가 ‘기술개발’뿐만 아니라 ‘경영’과 ‘자금 조달’ 업무까지 동시에 수행하고 있어 기존의 진료·교육·연구 외에 부담해야 할 업무량이 너무 과중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제안됐다.
또 창업준비 과정에서 혁신지원조직의 역할 미흡을 가장 큰 애로 요인으로 꼽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점, 그리고 다양한 혁신지원체계 중 병원 소속 전담 직원·조직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은 점 등도 고려했다.
‘연구중심병원의 연구역량 제고를 위한 연구인력(Ph.D.) 강화’를 정책과제로 제언한 것은 10개 연구중심병원 소속의 전체 박사급(Ph.D.) 연구원이 900명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인 데 비해 연구중심병원이 모델로 삼고 있는 미국의 MGH(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1개 병원에 연구책임자급 Ph.D.가 약 800명, 박사후과정 연구원이 1,500명 그리고 대학원생이 800명인 것을 볼 때 국내 연구중심병원의 박사급 연구인력의 상대적 부족 수준을 고려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전체 10개 연구중심병원의 연구전담의사가 약 160명으로 전체 전문의와 전공의 수의 약 1.7% 수준이다.
2018년 기준 OECD의 인구 1천명당 의사수가 평균 3.61명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2.4명에 불과하며, 이 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또 연구중심병원의 연구인력 강화를 위해 기존 ‘의사과학자(M.D.-Ph.D.) 양성사업’을 ‘의과학자(M.D.-Ph.D. & Medical Scientists) 양성사업’으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도 연구역량 제고를 위한 연구인력 강화 정책과제와 함께 제언했다.
‘연구중심병원의 역할 변화를 유인하기 위한 안정적 재정지원 강화’ 필요성은 그간 연구중심병원 사업이 가지고 있던 구조적인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 안정적인 재정지원이 이뤄지지 못한 것에 기인했다는 점을 고려했다.
또 연구중심병원사업은 의료기관인 병원 역할의 변화를 유인하는 사업임에도 기관에 대한 직접적인 인센티브가 없었다는 점도 고려해 이 부분에 대한 재정지원의 필요성도 함께 제언했다.
그 외에 연구중심병원에서 산출된 연구성과의 활용도 제고를 위해 연구중심병원의 ‘혁신 활동 보장을 위한 제도적 기반마련’과 ‘연구중심병원 사업과 의료 질 평가지원금 제도와의 연계성 강화’ 필요성도 제기했다.
한경주 연구원은 향후 이같은 정책과제가 유기적으로 추진된다면 연구중심병원의 연구역량 강화를 통한 혁신병원으로의 이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