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C-STM 특강1] 인사이드 아웃, 인적자원관리의 뉴 패러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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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C-STM 특강1] 인사이드 아웃, 인적자원관리의 뉴 패러다임
  • 병원신문
  • 승인 2022.05.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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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춘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저는 인사관리를 전공하고 있다. 인사관리는 기업에만 적용될 수 있는 원리라 생각할 수 있는데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부분은 모든 조직에서 통용되는 매우 중요한 이슈다.

‘인사이드 아웃, 사람을 만드는 기업의 미래’는 1년 전에 발간한 책으로 오늘 강연의 주제는 이 책의 한 부분이다. 인사이드 아웃이란 조직과 사람을 어떻게 볼 것이냐 하는 관점에 대한 한 가지 접근법이다.

강성춘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인사에 정답이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인사에 정답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에서 조직을 관리하는 과정에서는 마치 정답이 있는 것처럼 운영된다.

또 사람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한다는 말에 대해 대부분 이견이 없겠지만 이 역시 현실에서는 과연 이렇게 운영되는 조직이 있을까 의문을 제기하게 된다.

인사이드 아웃에 대한 얘기에 앞서 먼저 ‘대국굴기’라는 역사 다큐멘터리에 대해 얘기해 보겠다. 중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굴기라는 말이 많이 쓰이는데, 그 용어가 처음 알려지게 된 계기가 이 다큐멘터리에서 비롯됐다.

15세기 세계 패권을 가졌던 강대국들은 어떻게 강대국의 지위에 올랐고, 또 왜 그 지위를 잃어버렸는지 중국 CCTV가 12부작으로 분석한 프로그램이다. 과거 강대국들을 분석함으로써 21세기 중국이 강대국의 지위에 오르고 싶다는 꿈을 담고 있다.

현존하는 세계 최강의 강대국인 미국이 1940년대 2차대전 이후에 현재의 지위에 올랐고, 강대국의 평균 지속기간이 100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040년 이후에는 새로운 강대국이 부상할 것이라고 중국은 보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지난 5세기 전후 영국과 프랑스, 러시아, 일본 등 9개 강대국을 분석한 결과 공통점은 하나도 없었다. 어떤 나라도 다른 나라를 모방해서 강대국이 된 사례가 없었다. 대국굴기에서 제시하는 첫 번째 원칙은 강대국이 되기 위한 보편타당한 요소, 혹은 공통점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국굴기에서 제시하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두 번째 원칙이다. 9개 국가의 공통점은 없지만 성장과정을 잘 살펴보면 대부분 국가가 자신의 장점 혹은 약점을 잘 활용해 시대상황에 맞게 새로운 가치를 던져줄 수 있을 때 강대국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강점 혹은 특성을 잘 활용해 시장 또는 환경을 개척해 나갔다는 것은 자신의 강점이 단기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오랜 역사를 통해 축적된 자신만의 독특한 상황이 시대적인 상황과 잘 맞아떨어지면서 세상에 새로운 가치를 전달해 줄 때 강대국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을 말한다.

결과적으로 대국굴기로부터 중국이 얻은 시사점은, 중국이 21세기 강대국이 되기 위해 다른 나라를 모방하는 것은 불필요하고, 자신의 역사 속에서 축적돼 왔던 자신의 강점을 잘 이해하고 새로운 환경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고민해 나가는 과정이 강대국이 되기 위한 비결이라는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대국굴기가 중국이 강대국이 되기 위한 비결뿐만 아니라 우리가 강대국이 되기 위한 비결, 그리고 초우량기업이 되기 위한 조건과 매우 흡사하다고 생각한다.

대국굴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점이 오늘 말씀드리려는 인사이드 아웃의 원칙과 일치한다. 우리는 흔히 조직을 경영할 때 전략적 사고를 하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개인적 삶에서도, 스포츠에서도 전략은 필요하다.

기업이나 조직이 성공하기 위해서도 전략이 필요하다. 전략의 가장 근본적인 개념을 설명하는 말이 손자병법에 나오는 ‘지피지기 백전불태’ ‘지지지천 백전백승’이다. 나를 알고 타인을 알면 지는 법이 없고, 하늘을 알고 땅을 알면 백전백승이다.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싸우는 조건이 어떠냐에 따라, 기후에 따라 싸우는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전략적 사고의 첫 번째 가정은 어떤 상황에서든 이길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쟁자의 특성, 상황의 특성에 따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게 존재한다. 따라서 전략적 사고의 첫 번째 출발점은 우리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이 과연 얼마나 많을까, 즉 다양한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는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경쟁자가 사용하지 않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전투에서 학익진을 쓰는데 우리가 같은 방식으로 대응한다면 승부가 나지 않을 것이다. 경쟁자가 사용하지 않는 차별화된 옵션을 사용하는 것이 이기기 위한 조건이다.

다양한 옵션을 찾고, 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때 어떤 방식으로 선택해야 할 것인가? 두 가지의 다른 접근법이 있다. 하나는 아웃사이드 인 방식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제가 강조하는 인사이드 아웃 방식이다.

인사이드 아웃을 설명하기 위해 2002년의 히딩크라는 인물을 잠시 소환해 보겠다. 히딩크가 처음 한국 축구감독이 된 이후 처음 얻은 별명은 오대영이었다. 평가전마다 계속 5:0으로 졌기 때문이다. 기자들이 더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은 훈련의 내용이 체력훈련에 집중돼 있었다. 월드컵 본선에서 우리나라는 4강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방식이 우리나라를 어떻게 4강에 올려놨을까?

대부분의 감독들은 우리의 상대에 대해 분석할 것이다. 그리고 전략을 짤 것이다. 즉, 환경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짜는데 이를 아웃사이드 인 전략이라 한다. 이 방식은 이상적일 것 같지만 중요한 함정이 있다. 스페인의 전략을 분석하고 투톱이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그 전략을 수행할 능력을 가진 선수가 없다면 의미가 없을 것이다.

히딩크는 한국선수들부터 분석했다는 점이 달랐다. 한국선수들의 장점을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우리나라 팀은 뛰어난 선수 1명을 2~3명이 에워싸면서 압박하는 전략을 썼다. 이는 상대팀보다 2~3배의 체력과 정신력이 필요한데 우리나라 선수들은 체력 훈련을 통해 그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이 인사이드 아웃 방식이다. 우리가 가진 개인이나 조직의 특성과 강점을 잘 인식하고 이것들을 환경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란 관점에서 인사이드 아웃을 제시하고자 한다.

대국굴기의 사례나 전략적 사고가 모두 말하고자 했던 점을 요약하면, 어떤 조직이나 개인에게 있어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유일무이한 전략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든 조직에 통용될 수 있고,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이론적인 최상의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흥미로운 것은 일상적인 조직을 보면 일종의 패션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요즘 유행하는 보상, 평가, 인력 선발방식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최근 구글이 잘 나가는데, 구글의 방식이 훌륭해서 성공한 것일까? 아니면 성공했기 때문에 구글의 방식이 최상이라 여기게 된 걸까? 왜 사람들은 남들의 방식을 좇아가는 걸까? 남들을 좇아가지 않았을 때는 자신이 거기에 책임을 져야 하고,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유행을 좇아가는 이러한 방식은 효과성보다는 이론적으로는 자신의 의사결정에 대한 정당성을 좇아가려는 것이다. 유행을 따라가서는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을 찾기는 쉽지 않고, 또 대부분의 트렌드나 유행은 허상일 가능성이 높다.

아웃사이드 인 경영은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며 성장해 나가고자 하는 방식이다. 가장 큰 함정은 실행할 수 없는 전략을 만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해야만 한다는 것(Should do)과 할 수 있는 것(Can do)은 다르다. 환경이 변하면 나 자신이나 직원이 변해야 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그러나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어떤 산업이든 성공한 복수의 기업이 존재하며, 놀랍게도 그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경쟁한다. 아웃사이드 인 방식은 이런 서로 경쟁적인 모델들이 성공한 경우를 설명해내지 못한다.

인사이드 아웃 관점은 모든 사람과 조직이 서로 다르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또 시장의 경직성에 의해 필요한 인력 등 자원을 시장으로부터 제때 공급받는 것도 어렵다. 서로 차별적으로 가진 특성 중 상대방이 갖고 있지 않은 독특한 특성이 경쟁원리의 원천, 즉 핵심역량이 된다.

인사이드 아웃 방식은 차별적인 답을 환경이 아니라 스스로, 혹은 조직 내부에서 찾는 것이다. 즉, 사업(전략)이 사람(문화)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사업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모든 조직에 맞는 인사의 정답은 없지만 우리 조직에 맞는 인사의 정답은 있다. 또 환경에 순응하기보다 우리가 가진 사람과 문화를 토대로 시장과 문화를 개척해 나갈 수 있다. 인사이드 아웃은 보다 현실적인 경쟁원리와 방식을 제시해 준다.

인사이드 아웃의 관점을 요약하면 △자신들의 문화와 사람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 속에서 내재된 자신만의 강점을 찾아내고 △이를 지속적으로 확장·발전시키면서 △동시에 사람에 내재된 핵심역량을 사업과 연계시킴으로써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한다고 얘기할 수 있다.

인사이드 아웃 관점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모든 조직에 통용되는 최상의 제도는 없다 △언제까지 환경이나 시장, 고객을 따라만 갈 것인가? △산업과 문화의 영역에 얽매이지 마라 △미래는 현재와 과거의 연속선상에 있다 △경쟁의 무기를 멀리서 찾지 말고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라 △기업의 목적은 주어진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라는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병원을 경영할 때도 남들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우리 조직 구성원의 독특한 문화를 장기적으로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와 사업을 동시에 생각할 때 경쟁자가 따라올 수 없는 차별화된 경쟁우위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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