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오지각 클수록 불면증 인지행동 반응 더 우수
상태바
수면 오지각 클수록 불면증 인지행동 반응 더 우수
  • 병원신문
  • 승인 2022.02.21 17: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면제 복용 앞서 수명위생교육 및 수면습관개선 등 비약물적 치료 선행돼야
전홍준 건국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왼쪽)와 윤인영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불면증은 우리나라 성인 다섯 명 중 한명이 불면증을 보일 정도로 매우 흔한 증상이다.

하지만 높은 유병율과 부정적인 영향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비율이 낮으며, 많은 환자가 전문가의 도움 없이 여러 대체 요법에 의존하고 있다.

국제수면장애 진단분류체계 제3판에 따르면 만성 불면 장애는 잠들기 어렵거나, 잠에서 자주 깨는 등의 불면 증상이 3개월 이상 유지되고, 이러한 불면 증상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판단될 때 진단될 수 있다.

이처럼 불면증은 실제 환자가 몇 시간 동안 수면을 취하는지에 따라서가 아니라 수면에 대한 환자 본인의 주관적인 불만족감이 있을 때 진단된다.

그런데 많은 불면증 환자들은 수면다원검사 등으로 실제 측정한 수면시간보다 본인이 더 적게 잤다고 느끼는 경우가 흔하며, 이를 의학적으로 ‘수면 오지각 (sleep state misperception)’이라 부른다.

수면 오지각은 다른 이름으로는 역설적 불면증, 주관적 불면증 등으로 불리는데 이는 환자와 불면증을 치료하는 의사 모두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현상이다.

수면 오지각의 정확한 발생 원인이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 없기 때문이다.

현재 일부에서 지목되는 원인 첫 번째는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다.

수면은 크게 1·2·3단계 수면과 렘수면으로 이뤄지며 정상적인 수면에서는 각 단계가 일정한 비율로 골고루 관찰된다.

하지만 피로, 낮잠, 커피, 알코올 섭취 등 여러 가지 생리적 이유로 인해 깊은 수면이 줄어드는 등 수면의 구조가 변할 수 있으며 이러한 수면 구조의 변화가 수면 오지각과 관련될 수 있다.

두 번째는 불면 장애 이외의 수면장애가 함께 있는 경우다.

수면무호흡증은 불면 장애를 제외하고는 가장 유병율이 높은 수면장애 중 하나로, 수면 중 상기도가 반복적으로 폐쇄됨으로써 저산소혈증, 미세 각성, 교감신경활성화 등이 나타나며 이것이 수면에 대한 주관적인 만족감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우울증과 같은 정신고적 질환도 수면 오지각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불면증이 심한 사람들에서 우울 증상이 심할수록 수면 오지각을 크게 경험한다는 국내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수면 오지각은 불면증의 치료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홍준 건국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윤인영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최근 33명의 불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해 객관적인 수면시간을 측정한 후 이를 환자 스스로가 느끼는 주관적인 수면시간과 비교해 수면 오지각의 정도를 평가했다.

연구 결과 수면 오지각이 클수록 불면증 인지행동치료의 치료 반응이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수면 오지각은 불면증 환자에서 흔히 발생하는 역기능적 사고와 관련될 수 있고 따라서 인지치료가 포함된 불면증 인지행동치료 반응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또한 “이번 연구 결과는 불면증 치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수면 오지각의 원인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면 오지각을 경험하는 불면증 환자들은 수면제 복용을 시작하기에 앞서 수면위생교육, 수면습관개선 등 비약물적 치료가 선행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