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세포림프종 환자, 코로나 백신 접종 후 길랑-바레 증후군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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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세포림프종 환자, 코로나 백신 접종 후 길랑-바레 증후군 발생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2.01.1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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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초신경 침범 염증성 질환…인과관계는 증명 못해 추가 연구 필요
국립암센터 의료진, 세계적 학술지 ‘란셋 뉴롤로지’에 증례 보고
(왼쪽부터) 국립암센터 엄현석 부속병원장, 현재원 신경과 전문의, 전준영 감염내과 전문의, 박소현 핵의학과 전문의
(왼쪽부터) 국립암센터 엄현석 부속병원장, 현재원 신경과 전문의, 전준영 감염내과 전문의, 박소현 핵의학과 전문의

국내 의료진이 B세포림프종 환자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길랑-바레 증후군’이 발생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된다.

단, 인과관계는 증명하지 못해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암센터 엄현석 부속병원장, 현재원 신경과 전문의, 전준영 감염내과 전문의, 박소현 핵의학과 전문의는 ‘미만성 거대B세포림프종으로 복합 면역항암화학요법 후 완전관해 상태인 두 명의 고령 환자가 코로나19 백신(tozinameran, Pfizer–BioNTech) 접종 후 길랑-바레 증후군이 발생했다’는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란셋 뉴롤로지(Lancet Neurology, IF 44.182)’ 최신호에 보고했다.

길랑-바레 증후군은 말초신경을 침범하는 드문 염증성 질환으로, 빠르게 진행하는 사지 근력 저하와 감각 이상이 흔하게 동반된다.

선행 감염이나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이후 발생한 길랑-바레 증후군 증례가 보고된 바 있고, 코로나19 예방접종에서도 특별관심 이상 반응 중 하나로 분류됐다.

지금까지의 국가 예방접종 사업은 대부분 영유아·아동 위주로 진행돼 고령층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예방접종을 시행한 전례가 없는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고령의 기저질환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드문 부작용을 자세히 관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항체와 연관된 체액성 면역에 관여하는 B세포 기능 이상이 있었던 B세포림프종 환자들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예방접종의 부작용에 관한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지 이번 증례는 예방접종과 길랑바레증후군 사이의 시간적 선·후 관계를 보여줬지만, 인과관계까지는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앞으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부언했다.

또한 연구진은 미만성 거대B세포림프종을 앓았고 복합 면역항암화학요법을 받았던 환자들에게 급성마비가 발생해 림프종의 재발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포도당 유사체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검사도 진행했다.

그 결과 급성마비가 나타난 부위와 관련된 말초신경에서 염증 반응을 관찰할 수 있었는데, 이는 길랑-바레 증후군 소견을 보인 환자의 세계 최초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 보고다.

이 같은 결과에도 불구하고 연구팀은 고령자 및 기저질환자의 코로나19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연구팀은 “예방접종 후 길랑-바레 증후군 발생률은 10만명 당 1~2건으로 매우 낮고, 코로나19 감염 그 자체로도 길랑-바레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고령자 및 기저질환자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치명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예방접종의 이득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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