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신경 보존 형태로 인공와우 이식 결과 예측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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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신경 보존 형태로 인공와우 이식 결과 예측 가능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1.11.0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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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선형의 크고 굵은 청신경’ 수술 결과 좋아…고해상 MRI 확인
서울아산병원 박홍주 교수 “난청 환자의 인공와우 수술 결정에 도움”

최근 청신경 보존 형태를 통해 인공와우 이식수술의 결과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환자들의 수술 결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박홍주 교수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받은 성인 난청 환자 83명의 청신경 MRI를 분석한 결과, 청신경의 굵기가 굵을수록 수술 결과가 좋았다고 밝혔다. 또 꼬리 부분이 나선형 형태로 잘 유지된 경우는 언어 인지 능력의 호전 효과가 약 28%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신경은 달팽이관을 따라 약 2.5바퀴 회전해 분포한다. 전정신경과 와우신경으로 나누어지며 전정신경은 평형감각을 감지하는 신경의 집합체다. 와우신경은 달팽이관의 청세포가 감지하는 진동을 전기신호로 변환해 대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청신경에 장애가 생겨 난청을 앓고 있는 환자들 가운데는 소리를 증폭해 크게 들리게 하는 보청기를 사용해도 효과가 없을 정도로 심각한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는 청신경에 전기적 자극을 직접 제공함으로써 손상되거나 상실된 청신경 세포의 기능을 대행할 수 있는 인공와우 이식수술로 치료를 하고 있다.

박홍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난청 환자의 청신경 MRI 결과를 보며 인공와우 이식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홍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난청 환자의 청신경 MRI 결과를 보며 인공와우 이식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홍주 교수는 최근 영상 기술의 발전으로 고해상도 MRI 기기를 통해 난청 환자들의 청신경 모양을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받은 난청 환자들의 MRI 영상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마다 남아 있는 청신경의 굵기와 보존 형태가 다양하고 인공와우 이식수술 결과에도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확인했다.

특히 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난청 기간이 오래된 환자일수록 청신경의 굵기가 얇았으며 장기적인 난청으로 청신경이 가늘어진 환자들은 인공와우 이식수술 결과가 좋지 않다는 점을 밝혀냈다.

또한, 고주파수를 담당하는 청신경 꼬리 부분의 형태도 수술 결과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신경의 꼬리 부분이 나선형 형태로 잘 유지되어 있는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통한 언어 인지 능력의 호전 효과가 약 28% 더 높았다는 것.

그동안 난청 환자의 인공와우 이식수술 결과는 환자의 나이, 난청 기간, 청력 손실 등의 임상 정보를 기반으로 예측해 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로 고해상도 MRI 영상 정보를 추가해 청신경의 굵기 및 보존 형태를 근거로 더 과학적인 결과 예측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청신경의 나선형 형태가 인공와우 이식수술 결과를 결정하는 중요한 영상 지표라는 것이 처음 확인됐다”면서 “인공와우 이식수술을 고민하고 걱정하는 난청 환자들에게 적절한 수술 효과 기대 정도를 알려줌으로써 심리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박 교수는 “최근 다른 연구를 통해 대뇌피질의 변화 양상이 인공와우 이식수술 결과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며 “여기에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청신경 MRI 영상까지 함께 활용한다면 훨씬 높은 정확도로 결과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귀 질환을 연구하는 미국이과학회 공식학회지 ‘이과-이신경학(Otology & Neurotology)’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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