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의료 스스로 결정, 암 환자 비중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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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 스스로 결정, 암 환자 비중 높아
  • 최관식 기자
  • 승인 2021.10.2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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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충남대병원 권정혜 교수, 국제학술지 논문 게재
권정혜 교수
권정혜 교수

암 환자가 다른 질병 환자보다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등 연명의료 결정을 본인 스스로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암 환자 중 비교적 젊고, 수도권에 거주하며, 유병기간이 긴 경우 스스로 연명의료를 결정한 비율이 높았고, 이들은 생의 말에 중환자실 이용보다는 호스피스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충남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권정혜 교수가 임종을 앞둔 말기 환자들의 연명의료 자기 결정 실태를 분석한 논문 4편을 대한암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캔서 리서치 앤 트리트먼트’(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최근호에 게재했다고 10월 25일(월) 밝혔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임종은 집에서 맞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했고 병원에서조차 퇴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1997년 보라매병원 사건, 2009년 김 할머니 사건 등이 사회 이슈화되면서 연명의료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대두됐다.

이후 임종과 관련해 환자의 이익을 보장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2018년 2월 4일부터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이하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됐다.

연명의료 중단 결정은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임종과정의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권정혜 교수는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이후 1년간(2018년 2월 4일~2019년 1월 31일)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등록된 3만3,549건의 자료와 같은 기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암 사망자 자료 5만4,635건을 분석했다.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등록된 자료에서 암 환자 비율은 59%(1만9,827건), 연명의료 유보 및 중단을 환자 스스로 선택한 비율은 32.1%(1만774건)였다.

암 환자(1만9,827건)와 암이 아닌 환자(1만3,772건)로 구분했을 때는 연명의료 여부에 대한 자기 결정 비율이 암 환자(47.3%)가 암이 아닌 환자(10.1%)에 비해 월등히 높았고,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층의 암 환자 중에서 직접 결정한 비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한 암 사망자의 경우 연명의료결정법 절차를 준수한 사망자는 전체의 26.4%(1만4,438)였며 이들 중 스스로 연명의료 유보 및 중단을 선택한 경우는 49%였다.

암 환자가 아닌 경우에는 갑작스러운 질병 악화로 예측하지 못한 상태에서 임종기를 맞는 임상적 특징에 따라 연명의료를 가족이 결정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권정혜 교수는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이후 32.1%만 연명의료를 환자 스스로 결정한 배경에는 초기 법 시행 혼란으로 인한 서류 작성 어려움, 환자들의 호스피스 연명의료에 대한 회피 등이 모두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앞으로 진단, 병기, 치료 내역, 사망 통계 등 의미 있는 빅데이터 연동을 통해 국민건강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시대가 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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