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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예고 기간 끝…“응답하라 보건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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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예고 기간 끝…“응답하라 보건복지부”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1.09.13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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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9월 13일까지 진행한 1인 시위로 침묵 속 경고 이어가
중앙회 및 직역·시도의사회 등 의료계 전역에서 성명서로 압박
정부 결정에 따라 투쟁 뇌관 터질 수도…일촉즉발 상황은 여전

보건복지부가 한 달 넘게 실시한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안’ 입법예고가 9월 13일부로 끝났다.

복지부는 입법예고 기간 중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간호협회, 대한응급구조사협회, 일반 국민 등으로부터 받은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 후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사실상 이제부터는 의료계의 외침에 응답할 정부의 선택과 결정만 남은 것.

그동안 의료계가 1인 시위와 성명서 등을 통해 강력한 투쟁보다는 침묵 속 설득에 집중한 만큼 복지부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아직은 의협 집행부에 힘을 실어 줘 최대한 정부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 중인 의료계지만, 자칫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개정안이 뇌관을 건드려 대정부 투쟁의 길이 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의료법상 간호사의 업무 범위 벗어날 수 없어

의협은 의료법상 간호사의 역할이 ‘의사의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라고 명시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행규칙에서는 ‘진료보조’가 아닌 ‘진료업무’라고 표기된 것을 지적해 왔다.

진료는 의사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전문간호사라 할지라도 업무 범위에 이를 모호한 표현으로 포함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전문간호사에 대한 교육과 모니터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을 고려해 전문간호사의 업무 범위는 의료법상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규정해야 한다는 게 의료계의 주장이다.

전문 학회 및 의사회가 지적하고 우려하는 점도 이 부분이다.

대한피부과학회는 성명서를 통해 전문간호사로 하여금 의료법상 명백히 불법인 간호사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양성화하는 개정안이 될 것이 뻔하다고 비판했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는 전문간호사라는 이름 뒤에서 불법 의료행위를 조장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성형외과의사회는 “간호사에게 직역의 구분을 넘어선 권한을 주게 되면 의료계는 혼란에 빠지고 환자 안전은 심각하게 침해될 것”이라며 “정부가 스스로 현행 의료법에서 불법이 명확한 간호사의 무면허 행위에 면죄부를 주기 위해 국민 건강을 도외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대한신경외과의사회는 애당초 진료라는 의료의 형태를 전문간호사에게 맡기는 게 합당한지 되물었다.

복지부가 업무 범위를 규정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진료에 필요한 업무’라는 문구를 명시함으로 인해 오히려 업무 범위를 애매하게 해 분란의 소지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신경외과의사회는 “복지부는 전문간호사에게 진료를 맡겨야 하는 근본적 이유에 대해서 고찰이 굉장히 부족한 것처럼 보인다”며 “단 한 번의 기회밖에 없는 인간의 몸에 대한 진료이기에 의사에게 권한과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와 진료를 이해하지 못하는 정치인과 행정 관료가 의료의 근간을 흔드는 법을 발의해 혼란을 자초하는 것은 의료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선과 악을 뒤엎는 복지부의 일탈과 의료의 퇴보를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직역과 시도 가리지 않고 총출동…“전면 재검토 하라”

입법예고 마지막 날까지 의료계는 전문간호사 개정안의 전면 재검토를 강력히 촉구했다.

의협 중앙회를 비롯해 직역의사회와 시도의사회, 심지어 현장 전공의와 응급구조사들까지 복지부 세종청사 앞 릴레이 1인 시위에 동참했다.

아울러 의료계 전역에서 개정안 폐기를 요구하는 성명서가 끊이지 않고 연이어 발표됐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무면허 의료인력(PA)을 두고 ‘의사가 시켜서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간호계를 비판했다.

대전협은 “불법임을 자인하고도 의사들이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대한간호협회의 꼼수 아래 교육 커리큘럼 상 전문성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처방의 범위까지 언급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언급했다.

이어 “불법을 인지했다면 법을 바꿔 간호사들의 행위가 합법화되도록 요구할 것이 아니라 불법을 저지르지 않는 모습을 먼저 보여달라”며 “복지부의 안일한 관리 감독 때문에 수련병원에 불법 의료인력이 팽배하다”고 부언했다.

경상남도의사회는 간호조무사와 간호사의 관계를 예로 들었다.

경남의사회는 “간협이 의사가 부족하므로 전문간호사가 의사의 역할을 대신하겠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만성적인 간호사 부족을 겪고 있는 대다수의 중소병원을 위해 간호조무사도 일정 요건을 갖춘 전문간호조무사로 간호사 업무를 대신하자는 논리에 반박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즉, 간협의 주장은 공공의 이익에 전혀 부합되지 않는 극히 일부 직역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이기적인 법안이니 폐기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의협은 9월 13일 릴레이 1인 시위를 마무리하며 의료계가 하나 된 목소리를 내는 이유를 복지부가 정확히 알고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의협은 “의료체계의 근간을 붕괴시키고 직역간 극심한 갈등을 초래하는 이번 개정안을 의료계가 하나 돼 절대 수용 불가함을 알린다”며 “복지부는 개정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의료법 취지에 부합하는 직역간 업무 범위를 설정하기 위해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살아있는 투쟁 불씨…전국시도의사회, 필요 시 투쟁체 구성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의료계는 정부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해 투쟁에 돌입할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이필수 회장 집행부는 투쟁보다는 대화로 정부 및 국회와 문제를 해결하려 했고, 직역의사회와 시도의사회 등은 이런 의협의 노선에 동의해 최대한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최근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법 국회 통과에 이어 의료인 면허결격 사유 강화 의료법 개정추진, 이번 전문간호사 개정안 입법예고까지 의료계 의견이 반복적으로 무시된다면 그간 참아온 투쟁 뇌관에 불이 붙는 것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실제로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정부와 국회가 코로나19 문제 해결을 위해 의료 최전선에서 노력하는 의료진들의 노고를 무시하고 피할 수 없는 투쟁의 길로 몰아넣고 있다고 표현했다.

단지 무너져가는 의료를 지키기 위해 16개 시도의사회는 의협을 구심점으로 힘을 합치는 중이라고 부언했다.

즉, 현재는 의협의 대정부·대국회 협상 과정을 주시하겠다는 의미다.

협의회는 “필요 시 즉시 투쟁체를 구성해 즉각적인 행동에 돌입할 것”이라며 “16개 시도의사회는 상시 투쟁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건강과 안전을 소홀히 생각해 발생하게 될 파국의 모든 책임이 정부와 국회에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의료 전문가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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