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교대 간호사 78.5% 인력 부족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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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교대 간호사 78.5% 인력 부족 호소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1.08.1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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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 중 4명은 이직 고려…인력수준, 업무량·노동강도 등 최악
보건의료노조, 인력확충·지속 가능한 교대근무제 도입 등 마련 해야

최근 2021년 보건의료노동자 실태조사 결과를 연속해서 발표 중인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위원장 나순자, 이하 보건의료노조)가 이번에는 3교대 간호사의 인력부족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보건의료노조는 가장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나타난 간호사 직종의 3교대 근무자를 중심으로 한 근무형태별 노동실태를 살펴본 결과 인력 수준, 업무량 및 노동강도 등 모든 항목에서 최악의 수준이라고 8월 10일 밝혔다.

3교대 간호사의 인력수준, 안전보건, 일 생활 균형, 업무량·노동강도 만족도가 다른 근무 형태와 비교해 최저 수준이고 그중에서도 ‘일 생활 균형’과 ‘업무량·노동강도’ 만족도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번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력수준 만족도는 전체 간호사 평균 23.3%로 인력 부족 상황이 매우 심각했으며 3교대 간호사의 만족도는 21.5%로 가장 낮았다.

일 생활 균형 만족도 역시 유독 3교대 간호사만이 41%로 평균치인 46.1%보다 낮았으며 통상근무자와 야간근무전담자가 60% 이상의 만족도를 보이는 것과 상당한 차이가 났다.

안전보건 만족도는 통상근무자만 61.6%로 평균 56.7%보다 높은 반면, 3교대 55.5%, 야간근무전담 51.7%, 2교대 50.4% 순으로 나타나 야간근무와 장시간근무가 안전보건 불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조사됐다.

업무량·노동강도 만족도는 평균 33.8%에 불과했다. 이 역시 3교대 근무자 만족도는 30.8%로 평균에 미달했으며 야간근무전담자 45.7%, 통상근무자 42.8%에 보다도 만족도가 더 낮았다.

현 근무형태별 1년 미만부터 10년 이상까지 근무 기간에 따른 만족도에서는 모든 항목에서 근무 기간 1년 미만 응답자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이는 1년 미만 간호사의 절반 정도가 이직하는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는 게 보건의료노조의 해석이다.

인력수준 만족도는 3교대를 제외한 통상근무, 2교대, 야간근무 전담 등이 3~5년 미만까지 감소한 뒤 소폭 증가하는 반면, 3교대의 경우 1년 미만 36%를 제외하고 약 20% 내외의 수준이었다.

안전보건 만족도는 3교대 간호사에게서 가장 높은 하락률을 보였다. 1년 미만 74% 이후 계속 하락해 10년 이상은 46.6%로 장기근무자일수록 안전보건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일 생활 균형 만족도의 경우 통상근무자는 근무 기간에 따른 특별한 변화 없이 약 60% 수준인데 비해, 3교대 근무자는 1년 미만 48%에서 8.5%P 하락한 이후 약 40% 수준이 지속됐다.

업무량·노동강도의 경우 통상근무와 2교대는 1~3년에 가장 낮은 수준에서 점차 개선되는 양상을 보이나, 3교대의 경우 1년 미만의 43.5%을 제외하고 근무 기간과 상관없이 30% 전후의 낮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종합하면 3교대 외 타 근무 형태는 주로 근무 기간 1~5년에 낮아졌다가 점차 개선되는 패턴이나, 3교대의 경우 모든 항목의 만족도가 근무 기간에 따른 변화 없이 최저 수준으로 지속되는 경향이다. 이는 1년 내 신규간호사 이직률 45.5%가 반영된 결과로 근속기간에 따른 전문성·숙련도를 기대하기 어려운 열악한 노동실태를 보여준다는 것.

특히 근무형태별 이직 고려율은 3교대가 80.1%로 5명 중 4명은 이직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직 고려율은 3교대 80.1%, 야간근무 전담 70.7%, 2교대 68.2%, 통상근무 64.6% 순이었다. ‘인력수준’, ‘안전보건’, ‘일 생활 균형’, ‘업무량·노동강도’에 대한 만족·불만족 여부는 이직 고려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인력수준에 만족하는 간호사들의 이직 고려율은 59.7%인데 반해 인력수준에 만족하지 못하는 간호사들의 이직 고려율은 81.1%로 무려 21%p 격차를 보였다. 같은 방식으로 이직 고려율 격차를 보면 안전보건 약 15%p(만족 69.5%·불만족 84.7%), 일 생활 균형 약 22%p(만족 64.4%·불만족 86.1%), 업무량/노동강도 약 23%p(만족 60.7%·불만족 83.9%)의 격차를 보였다.

3교대 간호사의 응답 결과만 보면 인력수준 만족 응답자의 이직 고려율은 65.1%, 불만족 응답자의 이직 고려율은 84.2%로 약 19%p 격차를 보였으며, 안전보건 약 13%p(만족 74.2%·불만족 87.5%), 일 생활 균형 약 19%p(만족 68.8%·불만족 88%), 업무량/노동강도 약 21%p(만족 65.8%·불만족 86.5%)로 격차가 났다.

불만족이 높을수록 이직 고려율이 상승하는 양상은 근무형태와 상관없이 동일하게 확인되지만 3교대 근무자의 경우 각 항목의 만족 여부에 따라 이직 고려율 격차가 상대적으로 낮은 특징을 보였다. 즉, 타 근무형태에 비해 근무환경에 만족하더라도 이직 고려율이 높다는 것이다.

아울러 3교대 간호사의 직무소진(번아웃) 평가 결과, 지금의 일을 하는 이유는 월급을 받기 위함이라는 비율이 84.2%로 가장 높았다. 육체적으로 소진 82.8%, 내일 출근하기 싫다 78.8%, 정신적으로 소진 78.3%, 자주 일을 그만두고 싶다 72.9% 순으로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3교대 간호사 절반 정도가 업무 집중이 어렵고(47.1%), 업무에 대한 어떤 의미나 열정을 못 느낀다(48.1%)고 답했다.

업무 자긍심과 장래성·비전에 대한 긍정률은 각각 80.5%와 62%로 18.5%p의 격차를 보였다. 환자의 생명을 돌보는 업무에 대한 자긍심에 비해 업무의 장래성·비전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같은 결과와 관련해 보건의료노조는 지속 가능한 교대근무제를 위한 인력확충의 필요성이 다시금 확인됐다며 충분한 휴식권이 부여될 수 있도록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교대근무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실노동시간 단축으로 의료현장의 교대근무제를 근본적으로 체질 개선할 수 있는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환자안전을 위한 의료서비스 질·전문성·숙련도 향상과 장기근속과 이직률 감소, 일과 생활의 균형, 노동자 건강과 안전,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보건의료산업부터 주 4일제를 시행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재난 상황에서 사회 기능 및 국민 일상 유지를 위해 필수노동을 제공하는 의료인력의 역할이 새롭게 조명받는 등 필수노동 보호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면서 “정부는 의료현장의 인력 확충과 근무조건 개선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 방역 안보를 구축하는 필수 조건이라는 인식 아래, 전향적으로 접근하고 제도적 대안을 획기적으로 마련하여 시행해야 한다”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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