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학교 졸업생 12.9% ‘의약 계열’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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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학교 졸업생 12.9% ‘의약 계열’ 지원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1.07.16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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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진학률은 8.5%…불이익 조치 사실상 유명무실
강득구 의원 “과학기술 분야 인재 양성이라는 학교 설립 목적에 반하는 행위"

과학기술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국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영재학교 학생들이 불이익 조치를 알고 있으면서도 최근 3년간 졸업생의 12.9%가 의약 계열로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국회 교육위·사진)은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전국 8개 영재학교 졸업생의 의약 계열 지원 및 입학 현황’ 자료를 (사)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함께 분석한 결과를 7월 15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8개 영재학교 중 7개교(서울과학고, 경기과학고, 대전과학고, 대구과학고,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광주과학교) 학생들의 의약 계열 ‘지원자’는 270명으로 졸업생의 12.9%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가운데 실제 의대 등으로 진학은 졸업생(2,094명)의 8.5%인 178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의약 계열로 진학시 불이익 조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진학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약 계열 진학자가 가장 많은 학교는 4명 중 1명(3년간 졸업생 371명 중 88명, 23.7%)꼴로 진학한 서울과학고였다. 그 뒤를 이어 경기과학고로 10명 중 1명(3년간 졸업생 373명 중 34명, 9.1%)이었다.

반면 한국과학영재학교의 경우, 2013학년도부터 의약 계열 진학 시 졸업을 취소하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한 결과, 단 한 명의 지원 및 진학자도 나오지 않았다.

강득구 의원은 “그동안 영재학교 재학생의 의약 계열 진학은 과학기술 분야 인재 양성이라는 학교의 설립 목적에 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막대한 세금으로 영재학교가 운영된다는 점에서, 영재학교 취지에 맞는 운영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국 8개 영재학교는 설립 취지에서 벗어난 의약 계열 진학을 막기 위해 모집요강에 ‘의약 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의 지원은 부적합하며 진학 시 불이익’이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매년 가장 많은 의약 계열 진학자가 나오는 서울과학고의 경우에도 2020학년도부터 △의약 계열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에게 일반고 전학 권고 △교육비 및 장학금 환수 △교내대회 시상 제한 등의 규정을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제재 조치에도 영재학교의 의대 진학 실태 개선은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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