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성모병원, 국내 최초 장기이식병원 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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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성모병원, 국내 최초 장기이식병원 개원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1.03.0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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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 생명나눔 문화 확산에도 기여
한국 최초 이식 선도한 가톨릭 의료 역량 결집…세계 최고 수준으로 키운다

故 김수환 추기경이 남긴 '사랑과 나눔'의 씨앗이 국내 최초의 장기이식병원으로 꽃을 피웠다.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은 3월 4일 각막기증을 통해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온 세상에 전하고 선종한 故 김수환 추기경의 뜻을 이어 받아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Cardinal Stephen Kim Memorial’ Transplant Hospital) 개원식을 갖고 본격적인 진료를 시작했다.

은평성모병원 본관 G층에 새롭게 문을 연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은 국내 최초의 장기이식병원으로 각막이식센터, 간이식센터, 소장·다장기이식센터, 신췌장이식센터, 심장이식센터, 폐이식센터 등 6개 이식센터를 갖추고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1969년 국내 최초로 신장이식에 성공해 우리나라 장기이식 분야 발전을 선도해온 가톨릭 의료의 모든 역량을 결집한 장기이식병원에는 △각막이식 안과 이현수 교수 △간이식 간담췌외과 김동구 교수, 소화기내과 배시현 교수 △소장·다장기이식 혈관이식외과 황정기 교수, 소화기내과 김진수 교수 △신췌장이식 혈관이식외과 김미형 교수, 신장내과 최범순 교수 △심장이식 흉부외과 강준규 교수, 순환기내과 서석민 교수 △폐이식 흉부외과 최시영 교수, 호흡기내과 이상학 교수 등 분야별 최고의 권위를 가진 의료진을 배치했다.

또한 신속하고 정확한 검사와 환자관리, 혈액형 불일치 등 면역학적 위험이 높은 고위험 이식을 위해 병리과,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장기이식 전담 의료진이 진료에 참여하는 유기적인 협진 시스템도 가동한다.

은평성모병원은 지난 2019년 4월 개원 이후 약 2년간 신췌장이식 31건, 간이식 24건, 심장이식 4건, 각막이식 46건과 고난도 소장이식 1건을 포함해 총 106건의 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했으며 개원 100일 만에 신장, 심장, 간, 췌장, 각막이식을 순차적으로 성공해 개원 초기부터 수준 높은 이식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 개원을 통해 은평성모병원은 의료의 질 향상은 물론 환자 돌봄 체계 강화 및 장기기증 문화 확산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장기이식병원에는 수혜자(이식환자)와 생명나눔의 주체인 공여자(기증자)를 더욱 안정적으로 돌보기 위해 ‘수혜자·공여자 케어 프로그램’을 구축, 최적의 환자관리 시스템을 갖췄다.

케어 프로그램은 해당 의료진은 물론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약제팀, 영양팀, 사회사업팀, 장기이식 코디네이터가 팀을 이뤄 공여자와 수혜자 모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수술 트라우마 및 상실감 관리를 비롯해 수술 후 재활과 운동, 면역억제제 등 복약 지도, 영양상태 평가와 식단 관리, 이식으로 인한 다양한 사회, 경제적 문제 등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또, 영성적 돌봄을 위해 환자와 기증자, 가족을 위한 기도와 상담 및 종교예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국적과 사회적 지위, 종교를 초월한 생명 존중과 사랑나눔도 실천한다.

국내 최초 장기이식병원 태동의 초석은 김수환 추기경이 몸소 실천한 사랑과 나눔에 있다. 김 추기경은 지난 1990년 “앞 못 보는 이에게 빛을 보여주고 싶다”고 헌안 서약을 한 이후 2009년 2월 16일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라는 말과 함께 안구를 기증하고 선종했다.

2009년 김수환 추기경의 각막기증은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남겨 그해 천주교 한마음한몸운동본부를 통해 장기기증 의사를 밝힌 등록자가 무려 18만 3천여 명으로 최대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등록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최근 연간 7만 명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에서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는 4만여 명에 이르지만 뇌사 기증자는 450여 명에 그쳤다. 실제 우리나라 장기기증 희망 등록자는 전 국민의 3% 수준으로 미국 61%, 영국 38% 등 기증 선진국에 비해 저조한 편이다.

이에 은평성모병원은 장기기증 문화 확산과 정착을 위해 장기이식병원 내에 장기 및 조직기증 신청을 위한 핫라인을 개설하고 장기기증에 대한 상담과 신청을 수행한다.

이와 함께 천주교 한마음한몸운동본부, 한국장기조직기증원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개선과 기증 문화 확산을 위한 네트워크도 구축할 예정이다.

황정기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장은 “장기이식 분야는 최고의 의학적 난이도와 견고한 팀워크, 최신 인프라를 요구하는 도전적 과업”이라면서 “김수환 추기경께서 우리에게 남겨주신 생명 존중 정신을 소중히 지켜내고, 사랑나눔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 장기이식 문화를 선도하는 월드클래스 병원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개원식에 참석한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상임이사 손희송 주교 역시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이 이식환자들에게는 새 생명의 기쁨을 주고 기증자들에게는 사랑 실천의 기쁨을 줄 수 있는 병원이 되길 바란다”며 “김수환 추기경의 고귀한 뜻이 우리 모두의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널리 퍼져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은평성모병원은 3월 4일 오후 병원 G층 대강당과 장기이식병원에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수칙을 적용, 최소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 개원식을 진행했다.

이날 개원식에는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상임이사 손희송 주교, 보건정책실장 이경상 신부, 가톨릭중앙의료원 문정일 의료원장, 은평성모병원 권순용 병원장 등 10여 명의 내외빈이 참석했으며 손희송 주교 주례로 새롭게 문을 연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에 대한 축복식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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