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C2020 포럼Ⅳ]중증종합병원이 상급병원과 무엇이 다른가?(1)
상태바
[KHC2020 포럼Ⅳ]중증종합병원이 상급병원과 무엇이 다른가?(1)
  • 최관식 기자
  • 승인 2020.12.23 10: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상위그룹 종합병원의 당면 문제’
-이형래(강동경희대병원 의대병원장)

상위그룹 종합병원(upper class general hospital)이란 600병상 이상이면서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대학병원을 말한다.

종합병원 설립기준은 100병상 이상이면서 300병상까지는 7개 이상 진료과목, 300병상 초과 시에는 9개 이상 진료과목을 갖추면 된다.

상급종합병원은 종합병원 중에서 중증이면서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병원 중에서 지정한다. 진료과목수는 20개 이상이며 각 진료과목마다 전속 전문의를 둬야 한다. 질병군별 환자구성 비율이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을 충족시켜야 하며, 3년마다 평가해 재지정한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및 평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전문진료질병군(A군)과 단순진료질병군(C군), 그리고 의원 중점 외래질병군이 3기에서는 각각 21% 이상, 16% 이하, 17% 이하였으나 2021~2023년에 적용될 4기에서는 각각 30% 이상, 14% 이하, 11% 이하여야 한다.

상급종합병원은 총 42개소로 전체 병원 중 11.6%, 병상수는 29.3%를 차지하고 있다. 종합병원은 총 320개소로 88.4%, 병상수는 70.7%를 담당하고 있다. 이 가운데 300병상 이하 종합병원은 196개로 전체의 61.3%를 점유하고 있다.

진료과목 9개 이상 개설 의무인 300병상 초과 종합병원은 124개로 38.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현황을 보면 1기(2012~2014년)에 서울권이 17곳이었는데 2기에는 14곳, 3기에는 13곳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1천병상 이상 대형병원이 16개로 38.1%지만 병상수로는 51.4%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소위 서울의 빅5병원이 10,276병상으로 총 병상수의 22.7%를 점유하고 있다. 또 서울권역은 1,000병상 초과 병원수가 7개로 53.8%를 차지한다.

상급종합병원 권역별 소요병상수는 지정평가 직전인 12월에 권역 인구수와 의료이용패턴 등을 고려해 결정된다. 그 결과 서울지역은 105점 만점에 101.25점이 탈락한 반면 타 권역은 90점대로도 재지정이 됐다.

소요병상수를 결정할 때 권역 인구수 외에 의료이용 패턴 등을 입체적으로 고려해야 의료서비스와 의료공급이 더 원활해질 것이라 본다.

4기 상급종합병원 신규 도전 병원은 서울의 경우 순천향대서울병원과 이대목동병원, 중앙보훈병원 3곳이고 경기남부에서는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충남에서는 건양대병원, 강원에서는 강릉아산병원, 경남에서 인제대해운대백병원, 울산대병원, 삼성창원병원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왜 많은 병원들이 막대한 인적·시설 투자를 하면서 상급종합병원에 도전할까? 그것은 의료수가 때문이다. 종별가산 수가 차이는 1977년 7월 1일 의료보험 시작 시 모든 종합병원(3차의료기관 포함)이 20%로 동일하게 적용됐다.

그러다가 1989년 7월 1일 종합전문요양병원(현 상급종합병원)이 30%, 종합병원 23%로 분리되며 7%p의 차이가 발생했다.

2000년 4월 1일부터는 종합전문요양기관 30%, 종합병원 25%로 조정되면서 5%p로 차이가 줄어들었다.

종합병원 종별가산의 문제점은 약 5%p의 종별가산 차이가 있는데, 이런 부분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2015년 3대 비급여 중 지정진료비(특진비)를 폐지하면서 의료질평가지원금을 각 병원별로 지원했다. 문제는 상급종합병원은 특진비 폐지에 따른 재원이 의료질평가지원금을 통해 거의 100% 지원되지만 종합병원은 6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종합병원은 스펙트럼이 넓은데, 소규모 종합병원까지 동일하게 의료질평가지원금 수가를 적용하면서 이같은 문제가 생겨났다.

또 하나의 문제는 상급종합병원은 1-가 등급 7곳, 1-나 등급 22곳, 2등급 13곳에 분포돼 있고 종합병원은 1-나 등급 6곳, 2등급 24곳이 있어 이들 30곳의 종합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의료질을 보유하고 있음이 증명되고 있지만 수가에서는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에 대한 보상이 안 되면 선순환에 어려움이 발생한다. 상급종합병원에 진입하지 못한 대학병원은 경영상태에 어려움을 안고 가게 된다.

미국 뉴스위크지가 전 세계에 있는 병원을 평가하는데, 9개의 상위그룹 종합병원이 상급종합병원보다 순위가 높은 결과를 보인다. 9개 종합병원이 42위 이내에 속하며, 다른 9개의 상급종합병원은 42위 밖에 위치하고 있다.

특히 서울지역 상위그룹 종합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진입이 거의 불가능하다. 지정병상수 대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료법에서 종합병원의 규모별 차이 규정을 개정해 600병상 초과 종합병원의 기준을 신설할 것을 제안한다.

또 상급종합병원의 지정 및 평가에 관한 규칙 개정을 통해 의료전달체계 개선 등과 연계한 기능적 분류기준 개선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즉, 권역거점병원과 지역거점병원, 지역병원으로 분류한다면 의료의 수요·공급에 보다 입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상급종합병원 지정 시 타 지역의 중증환자를 많이 보는 병원에 가점을 주는 것도 필요하다.

의료질평가지원금 평가도 개선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간 차이를 없애고 동일하게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이를 통해 질적인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확대하고, 종합병원 규모 및 질적 수준에 따른 수가 정상화, 상위그룹 종합병원의 상대적 박탈감 해소 및 지역·권역별 역할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