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C 2020 포럼Ⅲ] 중환자실 관련 당면 문제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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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C 2020 포럼Ⅲ] 중환자실 관련 당면 문제들(2)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0.12.21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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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을 통한 중환자의학의 미래
윤주홍 미국 피츠버그대학병원 호흡기내과 중환자의학 조교수
윤주홍 미국 피츠버그대학병원 호흡기내과 중환자의학 조교수

중환자실에 왜 인공지능(AI)을 활용해야 할까?

중환자는 에크모를 비롯해 다른 많은 장비를 달고 있다. 환자들의 상태가 좋지 않고 예측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시간을 낭비할 수도 없다. 잘못을 저질러서 상태를 악화시킬 여우도 없다. 치료를 위한 결정을 빨리 내려야 한다.

이런 경우 중환자의학에서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조금 더 문제를 빨리 해결할 수 있다면 충분히 도움이 될 것이다.

중환자실 데이터의 특징은 시계열에 종속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데이터의 특징을 가지고 많은 연구자들이 환자에 대한 인공지능 예측 모델을 만들었다.

그 모델이 MEWS(Modified Early Warning System)와 NEWS(National Early Warning Score)다.

이 모델들은 바이탈 사인을 중심으로 해서 그 기준이 정상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를 스코어로 매겨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게 만든 알고리즘이다.

또 다른 Rothman Index는 조금 더 진보된 것으로 바이탈 사인뿐만 아니라 간호 평가, 혈액검사, 심박수 등을 중심으로 스코어를 만들어 환자의 예후를 예측한다.

하지만 이런 인공지능 알고리즘 연구들이 항상 바람직한 결과만을 도출하지는 않는다.

이같은 주장을 제기한 연구를 보면 알고리즘으로 환자 예후를 예측해 주는 것이 의사나 의료진의 예측보다 나은 게 없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된 21개의 연구 중 2개의 연구에서 만이 의료진보다 나았다는 결과가 나왔을 뿐이다.

오히려 인공지능 연구를 통해 도출된 결론들이 의대를 갓 졸업한 인턴들의 감이나 판단보다 전혀 나은게 없다는 결과가 나온 연구도 최근에 소개됐다.

다시 말해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하면 실생활에서 환자를 볼 때 전혀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한편으로는 그만큼 인공지능 모델이 더 나아질 수도 있다는 기대를 하게 된다.

그러면 인공지능 모델은 현재 의학발전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을까?

지금까지 개발되고 발표가 된 인공지능 모델은 1,000개가 넘는다. 그 중에서 사용이 가능한 모델이 100개가 넘고, 또 그 안에서 환자의 경과나 진단 치료 개선에 효과가 있어 실제 판단에 적용될 수 있는 알고리즘도 꽤 있다.

그러나 문제는 모든 사람들이 사용해도 좋다고 추천할 만한 알고리즘도 없거니와 합의된 글로벌 가이드라인도 아직 없다는 것이다.

이는 엄격한 잣대로 인공지능이 의학발전에 기여할 것이냐고 한다면 현재로서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그러니까 다가오는 미래에는 충분히 기여할 수 있을 거라고 묻는다면 나는 자신있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

이제 중환자의학으로 돌아가 과연 인공지능이 중환자실의 미래에 기여할 수 있을까?

아마도 시계열예측(Time Series Prediction) 과정에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빈맥은 중환자실뿐만 아니라 병원 안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증상이다. 흔한 만큼 무시하고 지나간다. 하지만 빈맥이 앞으로 올 다른 충격의 시작점이기 때문에 이것들을 미리 발견하고 정확하게 예측을 한다면 중환자 진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저혈압도 예측이 가능하다. 저혈압이 없는 그룹에 비해 있는 그룹은 4시간 전부터 확실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시계열 데이터를 통해 중환자에게 아주 위태로운 증후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

또다른 하나는 차트기반예측(Chart-based Prediction)이다. 이 모델을 사용하면 환자들을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는 인공호흡기를 달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보낼 것인지를 알 수 있다는 의미다.

세 번째 모델은 임상시험설계(Clinical Trial Design)로 일명 REMAP (randomized, embedded, multi-factorial, adaptive platform) 방식이다.

이 모델은 처음에는 흔히 일어나는 폐렴에 대해 어떤 치료가 가장 좋을지를 시작으로 연구가 시작됐다.

예를 들어 환자의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초기치료용 무기를 여러 가지 만들고 여러 가지 무기 중에 하나에 무기에 넣을 때 다른 것보다 먼저 환자의 안전성과 생존율을 고려해 거기에 맞게 배치를 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이 디자인을 왜곡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오히려 환자도 생존율이 높다. 이 기법을 이용하면 환자가 들어가서 테스트를 받고 결론이 나면 다음 환자가 들어갔을 때 그 환자에 들어가는 무기의 크기는 계속 달라진다. 이걸 ‘Learning While Doing’이라고 부른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를 가지고 어떤 치료가 좋을지를 이 방식으로 실험하고 있다.

마지막 4번째는 영상인식(Image Recognition) 모델이다. 딥러닝 기술로 중환자실에서의 활동을 모니터링(Activity monitoring with deep learning)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중환자실에서는 쉽게 접근을 할 수가 없는데 이런 경우 알고리즘을 가지고 이 방에서 과연 몇 명의 사람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추적할 수 있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환자의 방안에 들어가지 않아도 환자가 침대에 있는지 아닌지를 간단하게 구별할 수 있다.

엄청나게 흐릿한 이미지와 프라이버시 침해가 전혀 되지 않는 해상도를 가지고도 이 환자와 의사가 어떤 상호작용을 하고 있고 치료를 하는지를 멀리서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미국은 원격진료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제 이러한 예측모델이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무엇이 고려돼야 하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우선 경보피로(Alarm Fatigue) 문제다. 이는 환자가 여러 가지 의료기기 들로부터 모니터 되고 있고 거기에서 다양한 신호들이 나오는 데 그 신호중 알람이 많아 의료진이 지쳐버리는 현상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인공지능 모델을 여러개 겹치고 그 모델에서는 나오는 결과물이 입력이 되는 디자인을 만들어 인공지능 모델의 오류를 줄이면서 동시에 양성예측치를 손상시키지 않는 연구를 했다.

이런 경우 알람 숫자가 한 환자에서 한 시간 동안 7.39번이 나와야 하는데 만약 환자가 여러 명이고 기간도 길다면 알람 숫자가 엄청 나오게 된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시간을 정하고 그 안에서 가장 유용한 알람을 정해 최소화 한 결과를 입력했다. 알람은 줄었지만 양성예측치와 민감도는 동일했다.

다음으로는 딥러닝이다. 요즘 사용하는 알고리즘은 in-put과 out-put은 볼 수 있지만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기는 힘들다. 이것을 설명해 보자는 시도다.

그럼 앞으로 중환자의학의 미래에서 사용될 알고리즘은 무엇일까?

우선은 우리말로 하면 연합학습으로 정의할 수 있는 federated learning이다.

데이터가 여러 기관에 분리돼 존재하는 경우 데이터를 한 기관으로 모으기는 쉽지 않다. 그런 경우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연구를 하는 게 아니라 인공지능 모델을 만든 다음 그 모델을 데이터가 있는 병원에 보내는 방법이다. 거기서 나온 결과만 하나로 모으면 되는 방식이다.

실제 전 세계 코로나바이러스 데이터를 가지고 연구를 하고 있다. 엑스레이 이미지 데이터와 바이탈 사인 데이터를 가지고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무엇이 얼마나 필요할지를 정량적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ICU 디자인이다. 앞으로 잠자기가 어렵거나 노이즈가 심하는 등의 환경을 피하기 위한 다자인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어떤 음악을 듣고 냄새를 맡고 이미지를 볼 것인지를 선택하게 만들어 환자의 중환자실 경험 자체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영국의 디자인학과 학생들이 만들고 있고 영국 병원에 도입이 시도되고 있다.

따라서 미래의 ICU에서는 기본적으로 가장 환자의 예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자를 뽑은 다음 머신러닝이 예측을 하며 경보피로와 같은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게 의료진에 안정적으로 전달로 환자의 예후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진료가 정의될 것이다.

또 데이터를 한 곳으로 모으는 게 아니라 공동으로 만든 모델을 확산시켜 거기서 학습하고 이를 거둬들여 성숙시키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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