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중 철모 같은 '마스크' 적재적소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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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중 철모 같은 '마스크' 적재적소 전달
  • 윤종원 기자
  • 승인 2020.09.2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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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협회, 공정마스크 공급 대장정 마무리
병원 고충 감안 마진없이 실비만 받고 납품
병원계 마스크 수급난 안전화에 기여 평가

대한병원협회(회장 정영호)는 지난 3월 6일부터 시작한 의료기관의 공적마스크 공급 대장정을 9월 21일로 마무리했다.

병원협회는 200일 동안 전국 3천327기관에 총 1억1천여장(보건용, 수술용 포함)을 발송했다.

지난 1월 20일 코로나19 확진환자 발생 이후 극심한 부족현상을 보였던 의료기관의 마스크 수급난은 대구·경북지역 중심으로 확진환자가 급증하면서 극에 달했다.

방역물품 중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마스크가 부족해 시중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갔고 의료기관 내 보유하고 있던 비축분조차 바닥이 나 일선 의료현장에서 의료진이 감염에 노출될 위험에 처했다.

이에 정부는 서둘러 국내 업체에 생산물량의 80%를 공적마스크로 공급하게 하고, 공급처로 병원협회를 비롯, 의사협회, 치과의사협회, 한의사협회를 3월 5일 지정했다.

공적마스크 시행 이후 사재기한 물량이 시장에 풀리고, 가격도 안정화 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전국 3천400여 곳의 병원급 의료기관에 공적마스크 공급을 맡은 병원협회는 ‘마스크대책반’을 구성해 야간과 주말 근무를 마다하지 않고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물류 관련 업무에 전혀 경험이 없던 병원협회로서는 물류창고 확보, 택배사 선정, 배송과정 등을 일일이 점검하고 시행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단순히 공급받은 마스크를 병원에 배송하는 업무라기보다는 의료현장에서 부족한 마스크를 형평성 있게 공급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병원 임직원의 민원을 감당해야 했고, 대규모 물류업무가 예상보다 매우 복잡하여 큰 애로를 겪어야만 했다.

다행히 병원협회 마스크대책반 직원들의 헌신으로 점차 안정적인 노력이 이루어지게 됐다.

마스크가 없어 수술이 중단될 수 있다는 소식에 전직원이 휴일을 반납하고 물류창고에 나가 직접 배달하는 일도 있었다.

병원협회는 코로나19로 힘든 병원들의 고충을 감안해 마진을 붙이지 않고 공적마스크를 공급했다. 다만 택배비와 물류창고 이용료 명목으로 실비만 청구했으며, 납품비용도 사안의 긴박성을 고려해 후불제를 적용했다.

하지만 공급과정에 손·망실 처리되는 마스크로 인하여 병원협회에서 떠 안게 되는 마스크 비용도 점차 커지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공적마스크 공급이 원활해지자 4월부터는 병원뿐 아니라 한국장례협회, 한국방역협회, 대한안마사협회,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서 납품을 시작했다.

4월 중순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당초 병원에 600억원 규모의 공적마스크 예산 지원을 편성하였으나, 병원협회의 지속적인 건의와 협의로 107억원 규모의 무료 공적마스크를 의료기관에 전달해 의료계의 마스크 수급난은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6월 1일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 일부개정 고시’를 통해 마스크 생산량을 기존보다 2배로 확대하고 공적 공급 물량을 80%에서 60%로 축소했다.

시장의 가율기능 회복을 유도하고 국내 마스크 생산량 중 여유물량에 대한 해외 수출을 제한적으로 허용함으로써 국제 공조 및 마스크 산업의 해외 진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생산량은 오히려 줄어들고 공적 공급량은 80%에서 60%로 축소됨에 따라 병원에서는 기존 공급량이 50%까지 감소됐다.

일반 국민들은 마스크 대란이 해소되는 듯 보였으나, 의료현장은 제2차 마스크 대란이 시작된 것이다.

병원협회는 식약처, 보건복지부 등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공적공급량 60%를 80%로 환원시키고, 생산업체 대표를 초빙해 그동안 마스크 공급에 감사를 표하고 의료인 보호를 위해 마스크 생산량을 더욱 확대해 줄 것을 요청했다.

각 생산업체 대표들이 이를 수용해 생산량이 증가됨에 따라 전국 병원에 적적 공급량을 맞추게 됐다.

7월 12일부터는 보건용 마스크의 공적 공급이 중단돼 ‘시장형 수급관리 체계’로 전환됐다.

식약처는 경쟁을 통해 적정 가격으로 의료기관에 공급될 수 있도록 민관협의체 운영 등 행정적 지원을 확대했다. 의료기관의 수요가 많은 수술용 마스크는 공적 공급체계를 유지했다.

병원협회는 7월 16일 공적마스크의 안정적 공급을 담당한 금아일렉트론, 유한킴벌리, 웰케어, 케이엠, 펜타스코리아, 마스크로, 아텍스 등 7개사에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9월 15일부터 “수술용 마스크의 생산·수입량이 증가함에 따라 시장을 통한 공급으로도 수술용 마스크 수급이 원활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공적 출고 의무를 폐지했다.

이에 병원협회는 9월 16일까지 공적마스크 신청을 받고 마지막 배송을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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