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연리지
상태바
영화 - 연리지
  • 윤종원
  • 승인 2006.04.07 1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지우의 미소띤 눈물, 연리지

올 봄 "데이지"에 이어 또 한 편의 멜로 영화가 관객의 감성을 자극하려 한다.

최지우ㆍ조한선 주연의 영화 "연리지"(감독 김성중,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ㆍ화이트리시네마)가 나름대로 색다른 멜로 영화의 접근법으로 죽음마저 갈라놓지 못하는 사랑을 표현한다.

"죽음"이라는 구태의연한 설정에 포인트를 주는 건 영화 초반 밝고 경쾌한 등장 인물의 성격. 비오는 날 우연히 만난 혜원(최지우 분)과 민수(조한선)는 병원에서 또다시 우연히 만난다.

명랑하고 쾌활한 혜원이 무슨 병을 앓고 있는지 모르는 민수. 잘 나가는 벤처기 업 사장인 데다 젊고 잘 생겨 플레이보이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민수는 혜원을 만나고선 지금까지 다른 여자와는 다른 감정을 느낀다. "키스할 때 가슴이 떨려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표현처럼.

이들이 사랑을 키워가는 동안 혜원의 친구 수진(서영희)과 민수의 선배 경민(최성국)도 서서히 사랑을 느낀다. 두 사람의 좌충우돌하는 사랑 만들기가 중요한 곁가지로 영화의 톤을 밝게 만든다.

혜원은 갑자기 폐 기능이 멈출 수 있는 불치병을 앓고 있다.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된 민수와 혜원은 혜원의 고향 제주에 있는 나무를 찾아간다. 언뜻 보면 한 그루이지만 뿌리는 다른 두 나무. 두 그루 나무는 서로를 향해 애타는 사랑을 나눈 듯한 가지로 얽혀 있다.

영화는 중반 이후 민수의 병까지 알려지며 눈물 어린 멜로 영화로 본격적인 진입을 시도한다. 종합검사를 받았던 민수에게 뇌종양이 발견된 것.

민수는 이 사실을 혜원에게 숨기며 가슴 아픈 사랑을 한다. 마지막 "연리지" 앞에서 혜원을 다시 보게 된 민수의 얼굴은 눈물로 뒤덮인다.

"연리지(連理枝)"는 두 나무가 자라면서 가지가 붙어 하나의 나무가 돼가는 자연현상을 일컫는 말. 영화에서는 영원한 하나의 사랑을 뜻한다.

초반의 밝고 경쾌함은 참 이상하게도 여자가 무슨 병으로 입원했는지조차 알려하지 않는 남자의 무심함을 메울 수 없다. 웃다가 우는 공식도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최성국ㆍ서영희의 감초 연기가 그나마 한 축의 무게중심을 잘 잡아주는 것이 두남녀 주연에만 오로지 포커스가 맞추는 멜로 영화의 틀을 벗어났다는 장점으로 기록된다. 최성국의 은근슬쩍, 능글맞은 코믹 연기는 이제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최지우는 드라마에서는 "멜로 퀸"의 위치를 놓치지 않고 있으나 영화에서의 변주는 그리 다채롭지 못해 아쉬움을 준다. 그러나 상대배우 조한선의 호흡을 잘 이끌어내 멜로 영화의 감성을 진하게 담아내려 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13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