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린성 농촌주민 68명 헌혈로 에이즈 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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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지린성 농촌주민 68명 헌혈로 에이즈 감염
  • 윤종원
  • 승인 2006.01.1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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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센터, 혈장추출후 남은 부분 헌혈자 재주입
중국 지린(吉林)성의 한 농촌마을 주민 가운데 68명이 지난 1985년부터 10년 동안 헌혈 과정에서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에 감염된 사실이 한 신문의 현지 르포기사를 통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법제조보(法制早報)는 8일 지린성 지린시 융지(永吉)현 써우덩잔(搜登站)진 얼다오거우(二道溝)마을 감염자들의 증언을 인용, 당시 한 헌혈센터가 한 환자에게 사용한 주사바늘을 제대로 멸균처리하지 않고 다른 환자에게 다시 사용해 이 과정에서 에이즈가 전염됐다고 추정했다.

한 감염자는 지린성 위생청의 허가를 받아 창춘(長春)생물제품연구소와 써우등 잔진 위생원이 혈장단백질 등 혈액제품 개발을 위해 1985년 10월 공동 설립한 "창춘생물제품연구소 써우덩찬진 헌혈센터"가 한번에 400㏄정도의 혈액을 뽑았으며, 혈액에서 혈장만을 추출하고 남은 부분을 혈액제공자에게 다시 주입했다고 증언했다.

이 연구소는 가난한 농촌지역을 골라 헌혈센터를 설치하고 "헌혈"이라는 명분을 앞세웠으나 실제로는 혈액을 돈으로 구입함으로써 현지의 가난한 농촌 주민들은 생계유지를 위한 수단의 일환으로 "매혈"을 하다 에이즈에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4년 문제의 헌혈센터가 폐쇄된 후 잠잠했던 마을은 2001년 주민 3명에게 얼굴에 반점이 생기고 몸이 쇠약해지는 등 원인을 알 수 없는 "괴질" 현상이 나타나면서 비위생적인 방법으로 얼다오거우 마을 주빈들의 혈액을 추출한 과정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창춘생물제품연구소의 헌혈센터 설립을 허가한 지린시는 문제를 수습하기 위해 에이즈 감염환자에게 연간 650위안(약 7만9천원)의 생활보조금과 월 120위안의 의료비, 자녀 의무교육 기간동안 학비 면제, 농업세 면제 등 조치를 취했지만 감염자들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68명의 감염자들은 지린시 법률고문인 슈바오(修保) 변호사를 통해 지난 2003년 8월 창춘생물제품연구소, 써우덩잔진 위생원, 융지현 위생국을 대상으로 40만 위안을 보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결국 정부와 4만위안(약 490만원)을 받는 선에서 타협하고 소송을 취하했다.

법제조보는 이 마을의 에이즈 감염자들을 위해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한 주민의 말을 인용, 매혈로 에이즈에 감염된 주민 가운데 그동안 10명이 사망하고 다른 10여명은 잠복기가 끝난 후의 에이즈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에이즈 잠복기간이 지남에 따라 어떤 감염자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 다른 감염자들이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고 공황에 빠져들고 있다면서 감염자의 자녀도 부모의 감염사실이 알려지면서 결혼 상대자를 찾지 못하는 등 사회적 차별을 받고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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