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AI 서부로 확산..유럽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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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AI 서부로 확산..유럽 비상
  • 윤종원
  • 승인 2006.01.1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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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 감염자가 지난주말로 50명 이상으로 늘어나고 동부에서 서부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유럽지역에 비상이 걸렸다.

8일 영국 일간 더 타임스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주 터키 동부 도구바야키즈 지역의 일가족 3명이 치명적인 H5N1 바이러스로 숨지고 AI 감염자가 지난 주말로 50명을 넘어섰다.

특히 8일에는 터키 동부 밴 시(市)에서 2명이, 수도 앙카라에서 어린이 2명과 60세 남자 등 5명이 AI 양성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앙카라는 세 명이 병든 닭들과 놀다 AI에 감염돼 지난주 숨진 도구바야키즈로부터 1천km떨어진 곳으로, AI가 동부에서 서부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뜻한다.

세계보건기구(WHO)측은 이에 따라 터키 동부지역에 전문가팀을 보내 정부의 대응실태와 함께 사람과 사람간 AI 감염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했다.

클라우스 스퇴르 WHO 소속 전문가는 "터키에선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더 오래 AI가 조류간에 확산돼왔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주 터키에서 숨진 3명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이외 지역에서 발생된 첫 AI희생자들이다. 아시아에서는 2003년 이래 지금까지 70여명이 H5N1 감염으로 사망했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간 AI 감염으로 숨진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더 타임스는 이미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된 AI는 러시아 일부 지역에까지 이르렀고 지난해에는 유럽 지역에서도 AI에 감염된 많은 조류들이 발견됐었다며 문제는 이들 감염 조류가 가금류, 사람에게 순차적으로 바이러스를 옮기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도구바야키즈 인근의 밴에선 이미 AI 양성반응을 보인 어린이 6명이 지난 7일 위독한 상태에 빠졌으며, 또다른 24명의 AI 의심환자들이 대학병원에서 특별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터키 동부의 요즈카트와 에르주룸, 이야르바키르 시(市)에선 대부분이 어린이들인 AI 유사증세 환자 18명이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AI 전문가인 런던 퀸 메리 대학의 존 옥스퍼드 교수는 터키에서 AI 감염으로 사망한 것과 관련해 가장 우려스런 부분은 소수의 조류에 노출돼 많은 사람들이 AI에 걸린 점이라며 네덜란드의 예를 따라 야생조류와 접촉하지 못하도록 가금류를 옥내에 가둬두도록 농부들에게 요청해야 한다고 영국 당국에 촉구했다.

메흐디 에케르 터키 농업장관은 앙카라 인근 저수지에서 최근 숨진 채 발견된 오리 두 마리가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난 7일 밝혔다.

넥데트 우누바르 터키 보건장관도 "앙카라내 3개 카운티에서도 많은 수의 조류가 AI 감염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더 타임스는 이러한 점들은 AI가 서쪽 지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으며 서유럽에 도착하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한 대변인은 "터키에서 AI로 사람들이 숨진 것은 비극이지만 우리는 현재 AI 확산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AI로 3명이 숨지고 동부에서 서부 지역으로 감염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터키에 대한 자국민의 여행을 자제하도록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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