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확산 주범은 철새 아닌 비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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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확산 주범은 철새 아닌 비행기(?)
  • 윤종원
  • 승인 2005.12.30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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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를 세계로 확산시키고 있는 것은 철새가 아니라 비행기일 가능성이 크다는 설이 고개를 들고있다.

과학자들은 철새들의 이동 경로와 AI바이러스의 확산경로 사이에 확실한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철새들이 AI바이러스의 1차적 운반수단이 아니라면 이는 가금류의 수출이 주범일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세계의 보건당국은 여전히 철새들이 AI바이러스를 전세계로 퍼뜨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우려하고 있지만 그러한 시나리오는 실제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네덜란드의 조류생태학자 바르드 하게마이어 박사는 철새가 AI바이러스의 확산을 일부 거들고 있기는 하지만 주역을 맡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믿으며 다른 과학자들도 이에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년 여름과 가을 AI가 철새의 이동을 따라 아시아로부터 외부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듯한 확실한 조짐이 나타났다. AI가 중국 서부, 러시아, 루마니아, 터키, 크로아티아에 나타났고 그 시기가 겨울철새들의 이동과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매년 여름이면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에서 철새들이 몰려와 "국제 바이러스 이동센터"라고 불리는 알래스카 등 철새이동지역들이 긴장했다. 작은 도요같은 아메리카 대륙의 남북을 오가는 철새들이 AI바이러스를 미주지역에 퍼뜨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을 이후로는 AI가 뜸해지고 있다. 특히 서유럽과 나일강 삼각주 지역은 겨울철새들이 돌아오면서 AI도 함께 올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아직 AI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으로 미루어 AI바이러스인 H5N1은 가금류에만 기생하도록 진화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미국 국립야생동물보건센터의 바이러스학자인 혼 이프 박사는 말했다.

이프 박사는 가금류는 밀집사육되고 생존기간이 짧기 때문에 바이러스는 생존을위해 재빨리 옮겨다녀야 한다고 말하고 그러자면 가금류에서 야생조류로 이동할 수도 있지만 최소한 아직까지는 야생조류가 AI바이러스에는 맞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또는 국가와 국가 사이에 AI이 나타나고 확산되는 타이밍을 보면 철새가 바이러스를 옮긴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이프 박사는 지적했다.

예를 들어 지난 5월과 6월 야생오리들이 떼죽음을 당한 중국서부의 칭하이(靑海)호는 사실 아주 외진 곳은 아니며 따라서 그 부근 지역 양계장에서 온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철새들이 장차 H5N1의 운반수단이 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H5N1이 아직까지는 북미에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2002년부터 뇌염과 비슷한 증세를 일으키는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가 북미에 퍼뜨린 것은 철새들이 분명한 것으로 이들은 믿고 있다.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762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H5N1은 지금까지 약 60종의 조류에 치명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듭하면 대상조류는 더 늘어날 것이다. "바이러스학 저널" 12월호는 최근 아시아산 참새가 새로 대상에 포함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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