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그로브가 쓰나미 인명피해 크게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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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그로브가 쓰나미 인명피해 크게 줄여
  • 윤종원
  • 승인 2005.12.2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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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쓰나미가 휩쓴 아시아 지역 가운데서 맹그로브(홍수림)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된 곳은 인명 피해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BBC 뉴스 인터넷 판이 25일 세계자연보존연맹(IUCN)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ICUN의 집계에 따르면 쓰나미가 덮친 스리랑카의 두 마을 가운데 맹그로브가 무성하게 자란 곳에서는 단 2명이 숨진 데 비해 맹그로브가 없는 마을에서는 최고 6천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열대 지역의 해안이나 강 어귀에 형성되는 삼림인 맹그로브는 근래 새우 양식장과 관광지 조성 등을 위해 광범위하게 벌채돼 왔다.

ICUN의 스리랑카 지역 생물다양성 조정관 비묵티 웨라퉁가는 "쓰나미로 인한 생태계의 피해 평가 결과 피해가 최소한에 그친 지역에서는 맹그로브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맹그로브 숲은 일상적인 파도가 내는 에너지의 70~90%를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쓰나미의 파괴력을 어느 정도 완화하는지에 관한 믿을만한 자료는 없는 실정이다.

웨라퉁가 조정관은 "쓰나미 이후 많은 사람들이 자연 방조제 역할을 하는 맹그로브를 더욱 중요시하게 됐다"면서 "이제 해안지역에 맹그로브를 조성하자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지만 불행히도 아무 곳에나 맹그로브를 심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쓰나미의 직격탄을 맞은 산호초들은 당초 우려했던 것만큼 광범위한 장기적 피해를 입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쓰나미 당시 파괴상태가 심하지 않았던 산호초들은 빠르게 복구된 반면 산호 채취, 폭발물을 사용한 고기잡이 등으로 파손돼 있던 산호초들은 아직도 잔해 더미에 파묻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단체들은 아시아 각국 정부 및 건설회사들과 협력, 맹그로브와 산호초 생태계를 복원하는 `녹색해안"(Green Coast) 계획을 펼치고 있다.

말레이시아 소재 월드피쉬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쓰나미 직후 구호단체들은 어선의 80~90%를 잃은 피해 지역 어민들에게 재빨리 어선을 공급하기 시작했으나 보급된 어선 수가 쓰나미 전보다 훨씬 많아져 물고기 남획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유엔개발계획(UNDP)도 최근 보고서에서 지하수 개발과 마구잡이식 재건축, 지속될 수 없는 삼림 남벌 등 대규모 구호활동에 따른 환경파괴 악화와 이에 따른 빈곤과 미래의 재해 등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웨라퉁가씨는 환경 파괴를 복구하는 데는 지름길이 있을 수 없다면서 "쓰나미 당시 수준으로 복구하는데 적어도 5~7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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