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 "비포 선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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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비포 선셋"
  • 윤종원
  • 승인 2004.10.15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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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횡단 기차 안에서 20대 초반의 두 남녀.미국 청년 제시(에단 호크)와 프랑스 여자 셀린느(줄리 델피)는 처음 본 사이이지만 뭔지 모를 교감이 생겨 독일의 "빈"역에 내린다. 사랑과 우정, 삶과 죽음에 대한 대화를 즐기던 남녀는 다음날 "해 뜨기 전까지" 짧은 사랑을 나눈다.

이제 두 사람이 헤어져야 하는 시간. 짧은 만남에서 찾아온 지금의 감정이 여전히 사랑이라면 6개월 후 같은 장소에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각각 다른 기차를 탄다.

9년 전(국내 개봉 시점으로는 8년 전)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서 호평받았던 사랑이야기 "비포 선라이즈"(Before Sunrise)가 22일부터 속편 "비포 선셋"(Before Sunset)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전편이 만들어진 후 감독(리차드 링클레이터)과 두 주연배우는 훗날 함께 속편을 만들기로 약속했고 이 약속은 9년이 흐른 뒤인 지난해 지켜졌다.

영화 배경은 영화 밖의 시간처럼 9년이 흐른 현재. 6개월 뒤 다시 만나자는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고, 두 주인공 에단호크와 줄리델피만큼 나이 먹은 영화 속 남녀는 파리에서 다시 만난다.

약속장소에 못 나온 쪽은 여자.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할머니의 장례식 때문에빈행 기차를 타지 못했다. 반면, 둘 중 결혼해 가정을 꾸린 것은 남자 쪽이다. 남자가 애 "딸린" 유부남인 반면 여자는 아직 "인연"을 못 만났다.

"비포 선라이즈"는 "비포 선셋"과 마찬가지로 두 배우의 대화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전편의 대화가 아름다운 유럽의 풍경에서 싹트는 설렘 속에 담겨 있다면 후편의 경우에는 과거에 대한 애틋함이 묻어나는 편. 하지만 후편이나 전편이나 자연스러움을 특징으로 하는 대사의 예측불가능함은 비교적 단조로운 구성임에도 지루함을 느끼기 어렵게 한다.

이들이 다시 만난 곳은 파리의 한 서점에서 열린 "저자와의 대화" 시간에서다.제시는 둘의 이야기를 책으로 썼고 책의 홍보차 파리를 찾은 그에게 셀린느가 찾아온다.

두 사람에게 남은 시간은 20분 가량. 제시는 미국행 비행기를 타러 공항에 가야한다. 파리 시내를 돌아다니며 과거에 대한 아쉬움과 현재의 사랑을 이야기하던 두사람.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그동안 헤어져 있던 시간을 메꿔가던 이들은 9년 전 그때처럼 서로에게 점점 이끌린다.

마침 부인과 그다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던 제시. 셀린느도 지금 떨어져 있는 남자 친구와 관계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어렵게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맺어질 수 있을까? 사실, 그건 영화 초반 제시의 대사처럼 "중요한 게 아니다".

"각자 취향대로 판단할 일"일 뿐. 감독은 전편처럼 두 남녀 관계에서 열린 결말을 내리고 있다. 상영시간 80분.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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